공익에 선교까지 추구하는 사회적기업 ‘커피밀’

 

커피밀은 수확이 적지만 환경오염을 일으키지 않는 소규모 자연경작, 친환경 농법의 생두를 수입하고, 상호이익거래로 그들에게 적정한 비용을 지불한다. 생산자들을 ‘너’가 아닌 ‘우리’로 대하니, 그들도 우리를 돈 몇 푼 자선하는 자본주의 사업가로 보지 않고 ‘형제’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수익금의 10%는 제 3세계 빈곤국가 아동과 장애인 복지기관, 착한 소비운동에 사용한다. 더불어 본래의 목적인 선교사를 돕는 데도 아낌없이 기부하고 있다.

 


근사하게 꾸며진 커피 전문점에서 여유롭게 커피 한 잔을 마시는 상상,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한번 쯤 그려봤음직한 욕구이다. 이제는 기호품에서 생필품으로까지 영역이 확대되고 있지만, 아직도 커피는 여유와 럭셔리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커피의 역사는 착취로 상징된다. 우리가 커피 한 잔을 마시는 동안, 커피 원산지에서는 어린이와 여성들이 상상할 수도 없는 적은 대가를 받으며 커피 열매를 채취하고 있다. 그래서 엄청난 양의 생두와 원두(로스팅한 생두)를 생산하면서도 그들은 하루 먹고 살기에 빠듯하다. 플랜테이션 농법이 도입된 이후에는 재배단위당 가장 많은 농약을 사용하여 환경파괴를 유발하는 주범이기도 하다. 

 

‘커피밀’(대표 윤선주 목사)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만든 프랜차이즈 사회공익기업이다. 수확이 적지만 환경오염을 일으키지 않는 소규모 자연경작, 친환경 농법의 생두를 수입하고, 상호이익거래로 그들에게 적정한 비용을 지불한다. 상호이익거래는 기존의 공정무역보다 원산지 생산자들에게 값을 더 지불하여 생산자와 가공?판매자 모두가 같은 이익을 얻는 거래이다. 생산자들을 ‘너’가 아닌 ‘우리’로 대하니, 그들도 우리를 돈 몇 푼 자선하는 자본주의 사업가로 보지 않고 ‘형제’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커피밀은 수익금의 10%를 제 3세계 빈곤국가 아동과 장애인 복지기관, 착한 소비운동에 사용한다. 더불어 본래의 목적인 선교사를 돕는 데도 수익의 일부를 아낌없이 기부하고 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과테말라 등의 주요 커피 재배지역은 미전도 종족이 집중되어 있어 가장 많은 선교사들이 파송된 곳이기도 합니다. 커피밀은 상호이익거래로 현지인들과 화합하고 재정적으로도 선교사들을 지원하는 등 다방면의 선교활동을 하는 셈이지요.”

선교에 중점을 둔 나머지 소비자들을 위한 서비스가 소홀하지도 않다. 윤 목사는 커피전문점의 경쟁력이 제대로 갖춰져야 진정한 선교도 가능하다고 믿는다. 그래서 그는 커피의 맛은 물론이고, 세련된 인테리어 등 기존 커피전문점이 지닌 장점들을 모두 갖추려 노력하고 있다. 최고의 커피 맛을 위해 유기농 원두만을 사용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래서인지 방이동 주민들은 커피밀 대표가 목사인줄 알면서도, 수익이 자신이 믿지 않는 종교를 위해 쓰이는 줄 알면서도 커피밀 찾는 것을 부담스러워하지 않는다. 품격 높은 서비스를 제공받고, 자신이 마신 커피로 제3세계 어린이들도 돕는다는데 이를 마다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이만하면 사회적 기업의 요건을 충분히 갖춘 셈이지만, 윤 목사는 굳이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으려 하지 않는다. 정부에서 요구하는 사회적 기업의 요건이 오히려 선교나 지역 전도 등의 활동을 하는데 제한이 되지는 않을까 하는 심정에서다.

현재 커피밀은 서울 방이동에 있는 1호점을 필두로 전국에 20개가 넘는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12만 원으로 시작한 사업은 2년 만에 원두매출액만 3억 원이 넘을 정도로 번창하고 있다. 커피를 선교의 도구로 활용하는 커피밀의 성공담이 입소문을 타며, 교회에 카페를 만들려는 교회들이 커피밀에 컨설팅을 의뢰하기 시작했다. 한 곳, 두 곳 찾아다니며 컨설팅을 해주다보니 어느새 60여 개 교회가 윤 목사의 도움으로 교회카페를 시작할 수 있었다. 이제 그들은 보다 효과적인 카페선교사역의 지혜를 모으고자, 전국교회 카페연합회를 발족할 단계에 와 있다.   

“실제 교회카페는 교인들의 교제 공간에만 한정되어 있어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많은 수의 교회카페들은 일반인들이 찾기 부담스럽게 교회 깊숙한 공간에 있지요. 더욱이 자원봉사자들이 운영하며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것도 현재 교회카페가 발전하지 못하는 한계입니다.”
그래서 커피밀의 성공담은 교회카페의 장점을 십분 발휘하지 못한 교회들에게 하나의 모델이 될 만하다.  


편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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