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가게 운동’으로 기독사회적기업 꿈꾸는 우하원 대표

한 중년사업가가 교회와 사업가가 함께 하는 쌍방기부문화의 툴(tool)을 제창하고 나섰다. 교회나 그리스도인 등의 소비자가 ‘행복한 가게’의 물건을 구입하면 적립되는 캐시백(cashback)포인트 중 일부가 소비자가 원하는 방면의 사업에 기부되는 방식의 기부운동이다. ‘행복한 가게’ 가맹주는 기부운동에 동참하는 의미로 매출의 일정금액을 적립하고, 소비자는 적립금의 일부를 기부하게 되면서 건강한 소비운동과 기부운동에 자연스레 동참할 수 있다.


오는 12월 12일부터 시작할 예정인 ‘행복한 가게 운동’의 기획자 우하원 씨(42세)는 인터넷 소프트웨어 회사 ‘인피니티시스템’의 대표이다. 우 씨는 자신이 거주하는 수원을 중심으로 동탄 신도시, 신갈, 병점 등에서 ‘행복한 가게 운동’을 홍보하고 있다. 수원제일교회(이규왕 목사), 중앙침례교회(고명진 목사), 수원명성교회(유만석 목사) 등 10여 개 지역교회들이 운동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업장을 갖고 있는 교인들은 너도나도 ‘행복한 가게’ 가맹점이 되겠다고 난리다. 알고 봤더니 이미 지난 5월 ‘행복한 가게 운동’이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운영하는 ‘해피빈’에 가입될 정도로 공신력 있는 사역이었던 게다. 

오늘의 ‘행복한 가게 운동’이 있기까지는 2년의 시행착오기간이 필요했다. 어려운 청년시절을 보냈던 우 씨는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옛 시절이 생각나서 쉽게 지나칠 수 없었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기부운동에 참여하고,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을지를 고민하던 끝에, 2년 전 자신이 경영하던 주유소에서 자그마한 초록색 저금통 1000개를 샀다. 이것을 고객에게 나누어주면서 동전을 채워오는 분께는 선물을 드리고, 고객 각자의 이름으로 심장재단에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모두들 고개를 끄덕이며 저금통을 받아갔지만, 어느 한 명도 저금통을 가져오지 않았다.

우 씨는 사람들이 참 무감각하게 살고 있다고 느꼈다. 이번에는 주유금액을 1L당 20원씩을 적립하여 10원은 교회 사역에 기부하고, 10원은 개인에게 적립하는 사업을 시도했는데 성과를 거두었다. 손님들도 직접 기부하는데 시간과 공을 들이지 않고, 자동으로 기부에 동참하니 좋다는 반응이었다. 

“기부라는 명제에 대해, 소비자가 나름대로 소신을 가져야 할 때가 됐습니다.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 하는 기부, 영수증이 필요해서 하는 기부에서 벗어나서 소신껏 기부하는 정신이 필요합니다. 또 앞으로의 기부는 직접기부여야 합니다. 검증되지 않는 곳으로 기부금이 사용되면 소비자의 기부는 반감됩니다.”

우 씨는 오늘의 상황에서는 대중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기부문화를 조성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에 그 대안으로 ‘행복한 가게 운동’을 생각한 것이었다.
그런데 우 씨는 교회들의 적극적인 반응이 반가우면서도 적잖이 당황스러운 표정이었다. 교회들이 이렇게 적극적인 반응을 보일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던 것이다. 이제 그는 ‘행복한 가게 운동’을 기독사회적기업으로 발전시킬 것을 꿈꾸고 있다. ‘행복한 가게’에서 물건을 구입한 교회나 교인들이 원하면 적립금을 구제, 선교 등의 교회 사역비로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처음에는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제 인생의 과제로 생각하고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이것은 하나님이 주신 마음이고, 내 사업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제 역할은 여기까지이고, 이제 이 사역을 시작하게 하신 하나님이 이끄시는 대로 움직이겠다는 일념입니다.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나서면서 이 운동은 제 손을 떠난 거룩한 하나님의 사역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엄청난 효과가 일어날지 감히 말씀드리기가 두려울 뿐이지요. 자원의 순환 속에 모든 소비자들이 행복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박에스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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