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만들어내는 온갖 풍랑에서 자신에 대해, 하나님에 대해 흔들리는 마음이 깊어지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얼마 전 칠레 북부 산호세 광산에서 지하 622미터 아래 매몰된 광부들의 구조소식을 깊이 음미해 볼 일입니다.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이뤄낸 아름다운 이 기적은 어쩌면 구조자들과 광부들 사이에 존재한 확신과 용기의 승리라 할 수 있습니다.

 

가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이 가을에 풍요로운 결실을 품고 감사로 화답하는 계절로 보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삶에서 땀 흘려 노력한 결실을 마주하며 지나온 길을 돌아보고 하나님의 흔적들을 느끼며 감사의 신앙으로 바로 서는 시간을 살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진공상태가 아닌지라, 때로는 노력한 만큼 결과를 얻지 못할 때도 있고, 최선을 다했으나 더 앞선 사람 앞에 좌절하기도 합니다. 또는 자신을 둘러싼 왜곡된 문화와 생존경쟁에서 눈치껏 살아남느라 신앙과 신념대로 행동하지 못하여 갈수록 무력감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삶이 만들어내는 온갖 풍랑에서 자신에 대해, 하나님에 대해 흔들리는 마음이 깊어지기도 합니다.

만약 그렇다면 얼마 전 칠레 북부 산호세 광산에서 지하 622미터 아래 매몰된 광부들의 구조소식을 깊이 음미해 볼 일입니다.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이뤄낸 아름다운 이 기적은 어쩌면 구조자들과 광부들 사이에 존재한 확신과 용기의 승리라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확신과 용기는 위대한 기적을 만듭니다.


칠레 발 뉴스와 가나안 땅 보고서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는 확신과 용기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칠레 발 뉴스에 담긴 확신과 용기의 이야기는 가나안 땅을 정탐하고 돌아온 열두 정탐꾼들의 이야기와 겹쳐집니다.
열두 명의 정탐꾼들은 약속의 땅을 정탐한 뒤 그곳이 하나님께서 계시하신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라는 점에 의견일치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이 그 땅의 소산인 포도송이를 증거물로 메고 와서 백성들에게 보여줍니다. 그러나 군중 앞에서 보고대회를 할 때는 의견이 달랐습니다. 가나안 땅에 대한 사실 확인 작업에는 모두가 일치된 보고를 하였으나, 그 결과를 처리하고 대처하는 방법에서는 두 갈래로 나누어졌습니다.

대다수인 열 명의 정탐꾼들과 달리 여호수아와 갈렙은 하나님의 약속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믿음의 눈으로 그 땅을 관찰하고 답사한 탓에 그 땅은 하나님께서 분명히 주시는 땅이라는 사실을 확신하였습니다. 그래서 그 땅 원주민들이 강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땅은 하나님께서 주신 땅이므로 들어가 접수하면 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여호수아와 갈렙은 신앙의 눈으로 가나안 땅을 보았기 때문에 그들의 생각으로는 그 땅이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사람이 어떤 생각을 품고 어떤 시각으로 사물을 보느냐에 따라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 될 수도 있고 거민을 삼키는 땅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백성들을 가나안 복지로 인도할 수 있는 지도력(Leadership)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덕목을 갖출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이 자신의 삶에서 신앙적인 주도성을 발휘하며 살아가기 위해서도 동일하게 필요한 것입니다.

첫째,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믿음의 눈이 있어야 합니다. 사람의 눈은 마음의 창이기 때문에 마음눈(心眼)으로 사물을 관찰하고 인식하게 됩니다. 사람이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사물을 보면 모든 것이 아름답고 소중한 선물임을 확신하게 됩니다.

둘째, 창조적인 생각을 가지고 사물을 관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창조주 하나님께서는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신 그 무한한 창조의 능력으로 계속적인 창조사역을 하십니다. 사람은 열린 존재로 지음 받았으므로 무한한 가능성이 열려있습니다. 여호수아와 갈렙의 눈에는 창조주 하나님의 모든 능력이 보였고, 그 가능성과 약속들에 대한 확신이 불타오르고 있었습니다.

셋째, 비전이 분명해야 합니다. 꿈꾸는 사람에게만 미래가 있습니다. 가나안 땅에 들어간 정탐꾼들이 그 땅을 밟아보면서 그 땅을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이라는 사실을 확인하였습니다. 그러나 장차 이루실 하나님의 은혜의 선물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미래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확신과 용기로 그 땅으로 들어가는 사람입니다. 비전이 없는 백성은 망합니다.

넷째, 신념이 분명한 믿음의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믿는 자에게는 능히 하지 못할 일이 없느니라”(막 9:23-24) 하였습니다. “능력주시는 자 안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빌 4:13) 하신 말씀대로 확신을 가지는 사람만이 역사를 움직일 수 있습니다. 여호수아와 갈렙은 믿음으로 살아가는 사람이면서 믿는 대로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하나의 확신은 또 하나의 새로운 확신을 살아갈 힘을 줍니다. 새로운 역사를 성취하기 위해서 여호수아와 갈렙과 같은 확신과 용기 있는 사람들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25%의 논리 ‘민주주의’

다섯째, 다수의 힘과 소수의 힘을 분별하는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민주주의는 다수결에 따라 모든 일을 결정해 나가는 합리적인 제도라는 생각이 보편화되어 있습니다. 민주주의는 제적의 50% 출석에, 출석회원 50% 찬성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25%의 의견으로 다스려지는 제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25%에 속하는 구성원들의 성격에 따라서 그 집단의 성격이 규정되기 때문에 이 제도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소수자들의 주장이 진리일 경우도 많습니다. 특별히 종교적인 진리는 소수자의 좁은 길일 경우가 많습니다. 여호수아와 갈렙은 10대 2의 다수논리에 의해서 패배하는 듯하였으나 하나님 편에 서 있었으므로 하나님께서는 소수자의 의견에 손을 들어주시고 다수를 심판하셨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때로 고독한 소수자의 자리에서 진리를 증거해야 합니다. 믿음의 눈으로 사건과 사물을 잘 관찰하며, 하나님 나라의 비전과 신념을 품고서, 분별하며 행동해야 합니다. 이는 최후의 승리에 대한 확신과 용기가 있을 때 가능합니다.


손인웅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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