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가 분명하고 소망이 간절하면 비록 오랜 시간이 걸릴지라도 이루어지는군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박찬호 선수가 통산 124승을 거두며 아시아 출신 최다승 투수로 기록되면서 자신의 홈페이지에 남긴 말이다. 이전에는 일본의 노모 히데오 선수가 123승으로 신기록을 보유하고 있었다. 장장 17년의 험난했던 선수생활을 통해 이루어낸 참으로 값진 결과이다. 그는 마이너리그를 넘나드는 뼈아픈 시련 속에서도 언젠가 그 꿈을 이룰 것이라는 믿음으로 한결같이 노력해 왔다고 한다.

나를 포함한 야구팬들은 그가 탁월한 활약을 할 때는 열광을 하며 환호를 하다가도 저조한 실적으로 마이너리그로 추락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관심을 거두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여러 매체에서 보여지는 그의 모습은 담담하면서도 결연함이 느껴지곤 했다. 총 계약금 6,500만 달러의 초특급 슈퍼스타의 위치에서 평범한 불펜 투수로 떨어졌음에도 야구에 대한 그의 태도는 변함이 없었다. 그가 속한 피츠버그의 닐 헌팅턴 단장은 “그라운드 위에서는 성적으로, 밖에서는 리더십으로 젊은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는 투수”라고 그를 칭찬했다고 한다.

우리는 늘 주변 사람들의 시선에 민감하다. 나를 향한 그들의 관심이 조금만 떨어지거나 부정적으로 바뀌어가는 느낌이 들면 견디지 못한다. 어떻게든 그 상황을 벗어나려고 몸부림친다. 의도적으로 언론 플레이를 하는 것도 다반사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인위적이고 일시적인 이미지는 언젠가는 힘을 잃고 만다. 그 이미지를 유지해 가는 과정에서 자신의 마음도 편치 못하다. 결국 인생의 본질은 자신과의 관계에 있다. ‘남이 나를 어떻게 보는가?’가 아니라 ‘내가 나를 어떻게 보는가?’에 인생의 성패가 달려 있는 것이다.

박찬호 선수가 다른 이들의 시선을 더 의식했더라면 그렇게 오랜 시간을 견뎌낼 수 없었을 것이다. 성적이 형편없을 때마다 그는 혹독한 비난의 대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였다. 인생은 오르막길만 계속되지 않는다. 오르막이 있으면 반드시 내리막이 있는 것이 삶이다. 그래서 ‘人生’에서 ‘人’ 자가 오르막과 내리막의 모양새를 하고 있는 것이다. 오르막에 오를 때 내리막이 있으리라는 것을 미리 알고 가야 한다. 그리고 내리막으로 떨어지면서 반드시 다시 오르막이 올 것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DID는 짧은 시간 성과를 거두기 위해 들이대는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 그것은 오랜 세월을 묵묵히 인내하며 꾸준히 나와 싸워 내가 애초부터 꿈꾸었던 그 모습을 향해 오르막 내리막을 계속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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