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족 전도사가 전하는 다문화사회 10계명

 “외국에 나가서 선교하는 것도 좋지만, 우리나라로 이주한 외국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도 선교의 일환입니다. 다문화가족선교는 다문화사회를 위한 10계명을 지킬 때 성공할 수 있겠지요.”


이제 ‘단일민족’이란 호칭은 같은 아버지를 둔 그리스도인에게만 해당되지 않을까.
현재 우리나라에는 약 120만 명의 외국인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주노동자, 결혼이주여성, 탈북동포 등 다문화가족은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다. 또 다문화가정자녀는 18만 명에 이른다. 20년 남짓 사이에 언어와 문화가 다른 110만 명의 외국인들이 물밀듯 들어와서 현지인들과 오순도순 살아가기는 쉽지 않다. 특히 ‘단일민족’이라는 뿌리 깊은 의식이 지배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이들을 배타적으로 바라보거나, 잠시 있다 갈 사람쯤으로 여기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다.

<다문화사회십계명>(리북 펴냄)의 저자 김범수 소장(다문화사회연구소)은 “일반인을 염두에 두고 책을 썼다”고 말했다. 단지 쉽게 풀어썼다는 것 이상이다.
김 소장은 베트남 신부와 잘 지내야 한다, 외국이주노동자들을 지원해야 한다는 등의 식상한 대안이 아닌, 지금 우리가 할 것을 10계명으로 제시했다.


▶ 1계명= 다문화가족을 차별하고 편견으로 대하지 마라
외국인노동자들은 한국인들이 자신에게 반말을 하거나, 능글거리는 말투로 성적 농담, 피부색, 어눌한 언어를 소재로 비하하는 태도에 짜증이 난다고 한다.
좋은 이웃이 되기 위해서는 다문화인식 개선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특히 교육현장에서의 변화가 필요하다. ‘내 자녀와 함께 공부하는 다문화아동 이해하기’ 특강 등을 통해 한국인 학부모의 인식을 전환시켜, 다문화가정 아동들의 왕따 현상을 예방해야 한다. 

▶ 2계명= 다문화가족을 호의적 무관심으로 대하라
눈에 띄게 잘해주려고도 하지 말고, 동네에서 언제 만나도 부담 없이 가벼운 미소를 보내며 인사할 수 있을 정도로만 대하자. 또 자신의 문화적 특성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배려해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아할 것이다.

▶ 3계명= 서로 다름과 차이를 인정하라
특히 피부색으로 사람을 구분하지 말아야 한다. 한국인들은 백인에게는 열등의식을, 흑인이나 동남아 계통의 사람에게는 우월주의 의식을 갖고 있다는 통계가 이를 반증한다.
서로의 다름과 차이를 이해하기 위해 다문화가정과 한국인 가정이 ‘일촌맺기운동’, ‘이웃사촌한가족맺기운동’ 등에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 서로 이웃사촌을 맺어 일주일 또는 한 달에 한 번씩 자국의 음식과 문화를 나누고 문화생활도 즐기며 서로를 이해하는 것이다.

▶ 4계명= 우리의 문화만 강요하지 마라
다문화사회의 성패는 우리와 다문화가족 모두가 서로의 언어를 익히고 문화를 이해하는 것에 성패가 달려있다. 우선 우리가 다문화가족을 돕는 자원봉사자들이 돼야한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나 건강가정지원센터, 다문화공동체 등의 기관은 우리 주변에 있다. 의지를 갖고 자발적으로 행동하는 일만 남았다.

▶ 5계명= 선입견을 버려라
외국인이주자들에 대해 “우리가 먹여주니까 고마운 줄 알아야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역지사지의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1960년대 독일에 간 광부나 간호사, 1980년대 중동으로 간 많은 노동자들이 우리나라 사람들이었다는 것을 기억하자. 가시적으로도 현재 외국인노동자들이 없으면 산업현장의 기계는 멈추고, 결혼이주여성이 없으면 총각들도 계속 늘어날 것이다.

▶ 6계명= 2중 언어의 장점을 살려주어라
외국인어머니가 한국어를 잘 못하는데도 불구하고 자녀에게 한국어만 사용하라고 하는 가정의 경우, 자녀들의 언어지체장애가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어를 배우는 것이 조금 늦어지더라도 어머니 나라 말로 육아를 하면서 서서히 한국어를 배우게 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한국인 시어머니, 남편 등 가족들에게 2중 언어의 장점을 홍보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 7계명= 다문화가족이라고 부르지 마라
다문화가족은 외국인, 특히 가난한 나라에서 온 외국이주자들을 싸잡아 부르는 호칭으로 오용되고 있다. 한국으로 이주한 외국인은 법적으로 한국인이다. 차라리 몽골에서 온 누구누구라고 부르는 것이 옳은 표현이다.

▶ 8계명= 한국에 단일민족사회는 없다
한반도는 다양한 언어가 사용되고, 다양한 민족이 어우러진 곳으로 변화하고 있다. 초등학교부터 가르치는 단일민족, 백의민족이라는 의식을 지양해야 한다.

▶ 9계명= 인내하고 기다리자
“빨리, 빨리! 그렇게 굼떠서 되겠어”, 심지어는 “잘못 들여왔네”라며 추구하는 한국인 사장,  가족들의 등쌀에 외국인이주자들은 남몰래 울분을 삭힌다. 조금만 참고 기다리자. ‘참을인’자 세 번만 마음에 쓰면 그들이 적응하는 시간은 더욱 단축될 것이다.

▶ 10계명= 다문화가족을 내 이웃처럼 대하라

김 소장의 주장은 사회복지학 교수로서 다진 이론과 다문화가족연구소를 운영하며 얻은 현장 경험이 융합되어 설득력을 더해 보였다.
한편 김 소장이 그리스도인들에게 전하는 부탁이 있었다.
“앞으로 다문화사회를 맞이하여 교회들은 교인들을 대상으로 다문화사회인식개선교육을 실시해야 합니다. 외국에 나가서 선교하는 것도 좋지만, 우리나라로 이주한 외국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도 선교의 일환입니다. 다문화가족선교는 다문화사회를 위한 10계명을 지킬 때 성공할 수 있겠지요.”


편성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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