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기도회 이렇게 하세요

박상진 장신대 교수는 수능을 위한 기도회를 하기보다는 경쟁주의의 늪에 빠져버린 자녀들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고 말하고, 내 자녀가 좋은 대학에 들어가게 해달라는 기도를 하기 이전에, 예수가 본을 보였던 섬김의 삶을 잃어가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해야 한다고 말한다.


수능시험 치르는 자녀를 위한 기도문

하나님.
우리 아이가 무사히 시험을 볼 수 있게 된 것을 감사합니다. 혹 인간적인 욕심으로 자녀에게 지나치게 관여하여 아이에게 상처를 주거나 하나님께 범죄하였다면 용서해주십시오. 하나님, 우리 아이를 하나님께서 책임져 주실 것을 믿습니다. 시험문제를 지혜롭게 풀 수 있도록 능력을 주시며, 시험의 결과를 하나님께 맡김으로써 하나님의 평안을 누리게 하옵소서. 뿐만 아니라 시험의 결과에 따라 아이의 진로도 하나님께서 인도해 주시며, 은사와 소질이 대학에서 꽃필 수 있도록 늘 지켜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수능시험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수능시험을 보는 자녀를 위한 기도회들이 교회마다 열리는 까닭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래서 많은 교회들이 수능 100일을 전후하여 특별기도회를 열고, 수능 당일에는 시험 시간표에 맞춰 학부모 기도회를 진행하고 있다. 문제는 수능시험이 내 자녀의 남은 인생을 결정지을 것이라는 잘못된 믿음과 그런 믿음을 심어준 학력 위주의 사회풍토 때문에 기도의 내용까지 변질시킨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박상진 장신대 교수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수능을 위한 기도회를 하기보다는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경쟁주의의 늪에 빠져버린 자녀들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 자녀가 좋은 대학에 들어가게 해달라는 기도를 하기 이전에, 예수가 본을 보였던 섬김의 삶을 잃어가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병오 좋은교사운동 대표도 수능시험을 위해 기도하는 것만큼, 신앙을 키워주기 위해서도 기도할 것을 촉구했다. 수능기도회에서 꼭 기도해야 할 기도제목도 내놓았다.

첫째, 먼저 그의 나라와 의를 구하는 기도를 하라. 기도의 우선순위를 회복하라는 뜻이다. “그런즉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마 6:33).

둘째, 입시 경쟁으로 심신이 지친 아이들을 위해 기도하라. 시험의 결과보다는 몸과 마음이 지친 자녀의 심정을 깊이 헤아리는 기도를 하라는 의미. “여호와여 내가 소리 내어 부르짖을 때에 들으시고 또한 나를 긍휼히 여기사 응답하소서”(시 27:7).

셋째, 우리 사회의 입시제도가 교육의 본질을 살리는 방향으로 변화되도록 기도하라. 자녀들이 살아갈 승자독식의 냉정한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내 이름으로 일컫는 내 백성이 그들의 악한 길에서 떠나 스스로 낮추고 기도하여 내 얼굴을 찾으면 내가 하늘에서 듣고 그들의 죄를 사하고 그들의 땅을 고칠지라”(대하 7:14).

넷째, 입시를 준비하면서 아이와 주고받았던 상처에 대해 화해의 기도를 하라. 부모의 연약함으로 자녀에게 채워주지 못한 부분을 하나님께서 채워주시리라는 것을 믿으라는 것이다. “너희 안에서 착한 일을 시작하신 이가 그리스도 예수의 날까지 이루실 줄을 우리는 확신하노라”(빌 1:6).


이범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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