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2000여 명의 북한 주민들이 자유를 찾아 남한으로 탈출하지만 문화적 차이, 학력, 편견 등의 문제로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채, 빈곤층으로 전락하고 있다. 새터민들을 돕는 단체나 기관들이 존재하지만, 대부분 상품권, 보조금 지급 등의 자선사업으로 일관하여 이들의 자존심마저 상처 입히는 실정이다.

 

종이박스 제조업체인 사회적기업 메자닌아이팩(대표 박상덕)은 지난 2008년 5월 새터민의 고용창출을 위해 설립했다. 새터민들이 남한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에 메자닌아이팩은 열매나눔재단과 SK에너지의 투자로 파주에 400평 규모의 공장을 설립, 박스제조 기술자 5명과 새터민 25명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와인에서, 휴대폰, 화장품 및 제약회사 약품 포장박스까지 다양한 포장박스를 생산하며, 설립 10개월 만에 흑자를 냈고, 2009년에는 23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현재 150여 곳의 거래처를 확보하고 있으며, 올해 매출은 30억 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올해는 고용대상의 범위를 장애인, 고령자, 모자가정 등 사회적 취약계층으로까지 확대하여 사회적기업의 책무를 다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서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한 353곳 가운데 매출 30억 원이 넘는 곳은 10여 곳에 불과하다. 그만큼 메자닌아이팩은 사회적기업의 성공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박상덕 대표는 “사회적 기업이 본연의 사회적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재정자립이 필수적입니다. 지속가능 경영을 위한 재정자립이 쉽지는 않았지만 꾸준한 신규 거래처 개발과 고객맞춤형 상품납품으로 흑자전환을 이뤘습니다”라고 말했다.

처음부터 성공이 보장된 것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판로가 가장 큰 문제였다. 사회적 기업이 지닌 ‘취약계층 고용문제 해결’이란 취지에 공감해도 제품의 품질이 보장되지 않으면 거래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때문에 품질을 높이면서 거래처에 대한 신뢰를 차곡차곡 쌓아 나가는데 주력했고, 이제는 청와대에까지 종이박스를 납품할 수 있게 됐다.

“취약계층의 고용창출이 설립 목적이지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려면 홀로서기를 해야 합니다. 매출이 30억~40억 원은 돼야 자립이 가능한데, 현재 60~70%정도 목표에 근접했습니다.”
메자닌아이팩은 안정적인 일자리 제공을 위해 직원에게 우리사주도 지급할 계획이다. 하지만 현재 회사는 낡은 설비시설교체 등 2차 투자가 시급한 상황이다. 직원들은 주문량을 다 처리하지 못해 연일 야근을 하고 있다. 게다가 불량 등으로 연간 약 1억 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직원들은 계속되는 야근에도 불평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자신들도 남한 사람들처럼 일을 하느라 늦게 퇴근하기도 한다”며 환하게 웃는다. 그간 사회에서 겪은 차별과 소외감 때문에 일을 잘하고 싶어도 할 기회가 없었다는 것이 그들의 하소연이었다. 
박 대표는 사회적 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재정지원보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설비투자와 경영기법 등에 대한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지요. 정부지원이 끝나면 어떻게 할 것인가가 사회적 기업들의 공통적인 문제입니다. 고기 잡는 방법을 알려주고, 지자체와 민간의 관심과 소통을 통해 지속성장 가능한 시스템을 함께 만들어가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한편 SK사회적기업사업단의 박찬민 총괄실장은 “사회적 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착한 구매와 같은 우리 사회 전반의 관심과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사회적 기업의 상태에 따라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정부의 유연한 대응방법과 착한 구매에 대한 인식과 저변을 확대하는 일이 시급한 시점이다.

기업명= (주)메자닌아이팩
설립년도= 2008년
인증년도= 2009년
직원수= 36명
매출액(2009년 기준)= 23억 원
대표자= 박상덕
연락처= 031) 945-4564
소재지= 경기도 파주시 야동동 246-27

자료제공= 고용노동부사회적기업수기
정리= 편성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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