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에서 강의를 마치고 대전으로 가는 택시를 탔다.
“안녕하세요!”
기사님의 활기찬 인사가 건네 왔다.
“네, 안녕하세요.”

기사님께서 먼저 밝고 환한 미소로 인사를 하며 친절하게 대해주니 강의 직후의 피로감이 싹 사라지는 느낌이었다. 나는 하루에도 여러 곳에서 강의가 있어 택시를 이용할 기회가 많다. 그런데 의외로 손님을 의식하지 않고 자기중심에서 사람을 대하는 기사들이 종종 있다. 무뚝뚝한 표정에 운전도 본인 습관대로 거칠게 한다. 그럴 때면 ‘택시도 경쟁이 치열해져 어렵다는데 이렇게 해가지고 될까’ 하는 걱정이 들곤 했다.

금산에서 대전으로 가는 동안 기사님은 택시영업에 대한 본인의 이야기들을 들려주었다. 금산 인구가 5만 2000명 정도인데, 인구가 매년 조금씩 줄고 있단다. 게다가 예전에는 인삼을 직접 사러 오는 사람들이 많아 택시영업도 할만 했지만 최근에는 택배가 발달해서 많은 사람들이 금산까지 오지 않고 집에서 온라인으로 주문을 한단다.

결국 자체 인구도 감소하고 방문객들도 줄어들면서 택시영업 환경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택시를 하는 사람들의 의식과 행동이 아직 바뀌지 않고 있어 본인이 너무 안타깝다고 했다. 그래서 택시도 이제 서비스의 개념을 바꾸어야 한다고 했다. 택시가 단순히 손님을 다른 장소로 이동시켜 주는 데 그쳐선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금산의 경우 시골이므로 노인 손님들이 많은데 그는 이 노인손님들이 병원에 가면 입원수속도 밟아주고, 시장에 필요한 게 있으면 장도 봐드린다고 한다. 그리고 밤에 무슨 일이 생기면 본인에게 24시간 연락할 수 있도록 전화번호도 알려준단다. 게다가 기사님은 목소리만 들어도 어떤 분인지 알고 그 집 사정을 집안 식구처럼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이것이 자신만의 마케팅이라고 했다.

기사님은 주변에 있는 택시 기사 동료들에게 이제는 이렇게 고객에게 다가가는 서비스를 하지 않으면 점점 살기가 어렵다고 수없이 이야기하는데 대부분의 기사들이 ‘택시기사가 그런 일까지 할 필요가 뭐 있느냐’며 자신의 이야기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기사님은 택시를 하면서 단순히 친절하게 대하는 것을 넘어 손님들의 삶에 들어가 있었다. 대전으로 이동 중에도 할머니 한분께서 병원 가자고 연락을 주셨다. 기사님은 손님을 찾아 헤맬 필요가 없었다. 늘 손님이 그를 찾고 있으므로….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해 먹고 살기 힘들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세상이 변해도 본질은 하나다. 모든 기회와 돈은 사람을 통해 온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 핵심이다. 택시에서 내리면서 나를 돌아보았다. 나는 지금 고객들이 나를 찾도록 하고 있는가?

송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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