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도림과 대림역 교각 사이로, 거리를 바삐 지나가는 행인들의 시선이 한 곳으로 쏠렸다. 친환경공공예술기업인 사회적기업 <노리단>의 공연이 신명나게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이곳이 뭐하는 곳이여.”

 

“재활용 악기로 퍼포먼스도 하고, 교육도 하고 놀이터도 만드는 사회적기업 노리단입니다”하면 끝날 대답이, “뭘 재활용하는거여, 저게 소리가 나, 사회적기업은 또 뭐여”라며 사람들의 질문은 끊이질 않는다.

<노리단>은 한 달에 한번 <구로로 노리단 발전소>라고 명명한 교각 아래 공간에서 벼룩시장이니, 요리대결이니 하는 행사를 만들어 사람들이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장을 만든다.
‘하고 싶은 일을 통해 사회를 바꿔나가자’라는 기치를 걸고 출범한지 5년째, <노리단>은 수백, 수천가지의 시행착오를 거치며, 지역 주민의 문화감수성을 일깨우고 지역발전에 기여하는 단체로 발전했다.

그 힘은 ‘너와 나의 차이를 존중하고 상생한다’는 조직문화에서 비롯했다.
<노리단>은 프로만 무대에서 스프트라이트를 받는 기존 문화예술공연계의 주류문화를 전복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노리단>은 어느 공연이든 숙달된 단원과 신입 단원이 함께 무대에 선다. 숙달된 연주와 몸짓으로 공연을 하는 선배에 비해 신입 단원의 연주와 몸짓은 누가 봐도 서툴고 어눌하다.

 

하지만 신입 단원들은 실수를 저지르고도 기죽지 않고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공연한다. 서툰 자기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동료로 인정한 선배들이 함께 하기 때문이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배려하는 조직문화는 단원들의 관계를 회사동료가 아닌 가족과도 같은 끈끈한 관계로 이끌었다.

 

 

이런 조직문화는 하루아침에 형성되지 않는다. <노리단>은 매일 ‘여는 모임’과 ‘닫는 모임’을 통해 각자의 업무와 소감을 공유한다. 급한 논의 사항이 생기면 모든 단원이 한자리에 모여 논의하는 ‘벌떼모임’을 갖고, 매주 월요일엔 조직의 모든 이슈를 풀어놓고 각자가 생각하는 해결안을 나누는 ‘월요포럼’을 진행한다. 다양한 세대의 연륜과 지혜, 그것들을 한데 모으는 소통의 장이 있었기에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조직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이다.

 

<노리단>은 산업 폐자재로 만든 움직이는 악기, 자동차 스로킷과 폐자전거를 업사이클링한 자전거 악기 등을 이용하여 공연한다. 2009년에는 문화예술을 쉽게 접할 수 없는 소외지역부터 세계적으로 유명한 축제까지 총 16개의 국내외 지역을 다니며 170여 회의 공연을 펼쳤다.


또 <노리단>은 국내외 지역에 창작발전소를 만들어 외국인들에게 다양한 퍼포먼스와 한국의 문화를 소개하며, MICE(국제회의, 전시, 컨벤션 등 대형행사) 분야에서 한국을 알리는 브랜드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이와 함께 <노리단>은 상상력과 창의력, 예술적 감성을 키우려는 어린이, 청소년 및 리더십과 파트너십을 개발하려는 대학생, 기업인 등을 위한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2009년 <노리단>이 108차례 진행한 워크숍에는 총 3841명이 참가했다. 국제워크숍 분야에서도 캠페인, 환영갈라쇼 진행, 구제회의 스폰서, 연출 등 다방면에 노리단의 족적을 남겼다. 세계적 석학이었던 고 피터 드러커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국제컨퍼런스에서는 ‘피터 드러커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노리단>은 지역사회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신도림, 대림 지역에 악기개발, 소리놀이터 제작, 친환경 공원과 놀이터 등 문화공간을 만들고, 주민들에게는 문화예술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에는 그린 비즈니스 사업이 공간 디자인, 공공미술, 상품개발로 이어질 수 있도록 디자인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노리단은 내 몸, 자연, 문명의 이기들을 재활용, 재창조하여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디자인하는 친환경공공예술기업입니다. 5년 전에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하나하나 길을 만들어 가야하는 사업입니다. 그래서 더 재밌어요. 함께 하실래요?”

자료제공= 고용노동부사회적기업수기
정리= 편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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