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대선을 앞두고 미국 보수 기독교인들이 결집하고 있다.
주로 공화당을 지지하는 이들 보수 기독교인들은 올 8월부터 20% 이상의 지지율을 얻으며 공화당 후보 가운데 1위를 고수해왔던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을 2위로 끌어내리고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를 1위로 밀어 올렸다.
허커비 후보는 두 달 전까지만 해도 지지율 5%대에 머물러 있었다.
허커비 후보가 갑자기 부각된 것은 그의 이력과 신앙 때문. 허커비 후보는 미국 침례교 목사 출신으로, 선거 유세에서도 자신의 신앙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낙태와 동성애에 대해 일관된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고, 유세 중에도 종종 성경 구절을 인용한다.
미 언론들은 허커비 후보가 “20년 설교 경험을 통해 유머 감각이 풍부하고 대중과 소통할 줄 알기 때문에 기독교 보수층과 일반 대중들 사이에 인기가 급등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편, 그동안 공화당 내 경선 후보 가운데 1위를 고수해왔던 줄리아니 후보는 낙태와 동성애를 지지하는 진보적인 입장 때문에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고,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모르몬교도라는 점 때문에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 또 경선 후보 가운데 또 한 사람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낙태에는 반대지만 2000년 복음주의 세력이 편협하다고 비난한 적이 있어 눈 밖에 났다.
미국의 보수 기독교인들은 낙태와 동성애 문제에 대한 후보의 태도를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고 있으며, 후보들의 신앙관을 중요시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는 이런 현상을 놓고 “미국 대선이 마치 새로운 성전(聖戰)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신앙의 자유가 위축되는 것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미국 유권자의 26.3%를 차지하는 보수 기독교인들은 공화당의 강력한 지지 기반이자 미국 대선의 ‘킹 메이거’. 1980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당선이나 2000년과 2004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연승에도 이들의 영향력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이 때문에 1980년 레이건 당시 공화당 후보는 댈러스 스타디움에 모인 1만5,000여 복음주의권 신도들 앞에서 성경에 손을 얹고 신앙을 고백하기도 했다.
보수 기독교인들은 올 여름까지만 해도 지지할 후보를 결정하지 못해 고심하고 있었으나 최근들어 허커비 후보쪽으로 방향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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