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외국인근로자선교회가 만든 기독사회적기업 '나섬'
‘나섬’ 대표인 유해근 목사는 외국인 노동자, 결혼 이민자들이 한국 사회에 적응하고, 이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할 방법을 고민하다가 사회적 기업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외국인을 바리스타로 고용할 수 있고, 카페에서 나오는 수익금을 이주노동자들을 위해 사용할 수 있어서였다.
“좋은 뜻에 부합하는 양질의 서비스와 상품이 나와야 소비자들도 즐겁게 소비할 수 있습니다. 나섬공동체가 사회적 기업으로 자립할 수 있었던 비결이기도 하지요.”
일자리 창출 및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방안으로 ‘사회적 기업’이 주목받고 있지만, 사회적 기업의 상당수는 지속 성장을 위한 경쟁력이 매우 취약하다. 사회적 기업 인증제가 도입된 2007년 이후 2008년까지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은 218개 기업 중 정부의 인건비 지원으로 간신히 ‘현상유지’만 하고 있는 기업이 절반가량이다.서울외국인근로자선교회가 만든 기독사회적기업 ‘나섬’(대표 유해근 목사)은 설립한 지 1년여 만에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었다.
그 비결은 대중성을 고려한 아이템을 선정, 좋은 품질의 자체 브랜드를 개발하고 경영의 다각화를 꾀한 데에 있었다.
‘나섬’은 올해 1월부터 ‘커피볶’(Coffee福)이라는 브랜드로 커피사업을 시작하여 바리스타 교육, 원두 유통, 세계커피체험행사, 교회카페컨설팅 등을 하고 있다.외국인 근로자에게는 재료값 수준의 저렴한 교육비를, 내국인에게는 정부에서 지원하는 바리스타 교육비 정도의 비용을 받고 바리스타 교육을 실시한다. 또 생두를 직접 볶은 원두를 서울지방경찰청 내 카페와 강남 지역의 커피전문점 및 커피볶 1호점(서울 상계동)에 납품하고 있다.
이와 함께 브랜드 알리기에도 한창이다. 지난 5월 21~22일에는 양평 다문화생태체험마을에서 양평세계커피문화축제를 열어 다양한 문화를 소개할 뿐 아니라, 자사에서 유통하는 원두, 커피를 홍보하여 ‘선교’와 ‘브랜드 홍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얻는 성과를 이뤘다. 4월 16일에는 국회의사당에서 아프리카, 필리핀, 몽골 3개국 근로자들로 구성된 다문화공연단의 공연과 함께 ‘일일찻집’을 열기도 했다.
‘나섬’의 김종철 이사는 “커피 맛과 신선도는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다”며 자신했다. 에티오피아, 콜롬비아, 케냐, 탄자니아 등지에서 공정무역으로 들어오는 아라비카 종을 구입, 자체 개발한 레시피로 원두를 볶고, 납품하는 커피전문점에서 소비하는 원두량에 맞춰 보름 간격으로 유통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섬’ 대표인 유해근 목사는 외국인 노동자, 결혼 이민자들이 한국 사회에 적응하고, 이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할 방법을 고민하다가 사회적 기업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외국인을 바리스타로 고용할 수 있고, 카페에서 나오는 수익금을 이주노동자들을 위해 사용할 수 있어서였다.
하지만 목회자인 유 목사에게 사업은 아이템 결정에서부터 마케팅, 유통 등 생소하고 난해한 분야였다.고심 끝에 유 목사가 사업 아이템으로 결정한 것은 커피였다. 우연한 기회에 ‘가베두림’(이동진 대표)이라는 커피전문기업을 만난 것이 계기가 되었다.
가베두림의 지원으로 커피 사업의 노하우를 전수받고, ‘커피볶’이라는 이름은 브랜드 네이밍업체 ‘크로스포인트’의 손혜원 대표가 기부했다.
“영어와 한문을 혼용한 표기에서 알 수 있듯, ‘맛있는 커피와 복(음)을 전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커피를 사업 아이템으로 결정하면서 선교회 소속의 외국인신학생들에게도 자국에서 재정적으로 자립하여 선교활동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6명의 외국인 신학생들을 자국으로 파송시킬 때 ‘선교비를 어떻게 충당할지’가 가장 큰 고민이었지요. 이들에게 바리스타 교육을 시키고, 자국에서 카페를 개설할 수 있는 비용을 지원하려고 합니다.
평일에는 바리스타로 일하며 재정적인 부분을 해결하고, 많은 사람들을 접하다 보니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기회도 생기지요. 주일에는 예배를 드리는 공간으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커피는 세계적인 기호식품이기 때문에 어느 나라에나 카페를 개설할 수 있고 바리스타로서 활동할 수 있습니다. 바리스타선교사는 선교사들이 들어가기 어려운 곳에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매력적인 전문인선교사이지요.”최근 ‘나섬’은 예장통합총회로부터 교회카페컨설팅을 위탁받았다. 많은 교회들이 운영하지만 실제 교인들의 쉼터에 그치고 있는 교회 내 북카페 또는 카페를 효과적인 전도의 장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다.
‘나섬’은 교회 카페가 잘 운영되기 위한 우선순위로 커피 맛을 꼽는다. 그래서 컨설팅의 주된 내용도 커피 맛을 업그레이드하는 비법전수와 커피 맛을 돋보이게 하는 인테리어 상담으로 정했다. 예장통합총회문화법인과 나섬이 공동 주최하는 ‘교회카페 바리스타 아카데미’는 8월 16일부터 9월 11일까지 주 2회 총 8주 과정으로 서울 광나루역 ‘카페 데이지’에서 진행한다.(문의 070-8244-6003)
편성희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