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날’(DAY of the Lord)이 ‘밤’(night)에 도적 같이 이를 것이라는 표현은 얼마나 놀라운 대조인가! 하늘과 땅을 새롭게 창조하시는 위대한 날에, 어둠이 흑암을 뒤덮고 있을 그때에, 하나님은 “빛이 있어라!”고 다시 말씀하실 것이다. 하나님이 이렇게 말씀하실 그날에 밤이 낮이 될 것이다.

우리 사회는 정치, 사회 문화, 교육 등 모든 영역에서 실망과 절망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청소년의 일탈현상은 도를 넘었으며 기성사회로부터 도덕적 모범을 기대할 수가 없다. 과학과 기술의 발전이 가져온 것은 날마다 새것을 구매하도록 충동질하는 소비의 노예로 전락시켰으며, 그럴수록 우리는 채움으로 윤택해지기보다 비어서 더 큰 공허감만 느낄 뿐이다.

사람들은 과학과 기술의 발달이 우리를 유토피아로 인도해 줄 것이라고 기대하며 과학과 기술의 진보 그 자체에 대해 신앙하였다. 하지만 현실은 그것이 우리의 삶은 유복하게도 윤택하게도 못했으며, 오히려 인류는 이 신앙의 절망을 깨달으며 더욱 방황하고 있다.

물론 과학의 발달과 문명의 진보가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해준 점도 많다. 하지만 이대로 가다가는 인류 전체가 멸망의 구렁텅이로 빠지고 말 것이라는 불안감을 더해주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인간은 그렇게 스스로가 발전시킨 과학기술의 진보 앞에서 벌벌 떨고 있다. 무기력하기 짝이 없는 모습이다. 자기정체성을 상실한 채 과학과 기술이란 우상의 노예가 되어버린 나약한 자신을 직시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인간의 이러한 지식과 기술이 인간의 삶의 질과 가치를 고향시키기는커녕 오히려 더 저급한 욕구 충족과 도덕적 윤리적 가치의 붕괴를 촉진시켜 왔다는 사실이다. 자연으로 돌아가라고 갈파한 루소의 목소리에 귀가 기울여지는 까닭이다.
타락한 인간은 어둠을 향해 질주한다. 도무지 소망을 찾을 수 없다.

이런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태도 하나가 바로 임박한 주의 날에 대한 자각이다.
사도 바울은 주의 날이 언제 우리에게 임할 것인가에 대해 말하지 않지만 주의 날에 관해서는 무엇인가를 말하고 있다. 그 중에서 데살로니가전서 5장에 기록된 사실은 “주의 날이 밤에 도적같이” 임할 것이라는 점이다.

우리는 이 진술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 주의 날이 캄캄한 밤에 올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날이 밤에 올 것이라는 의미는 매우 상징적이어서, 도덕적으로 타락하고 영적으로 어두운 밤에 주님이 재림할 것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가 아무리 과학의 빛으로 찬란하게 빛난다 할지라도, 도덕적 영적 눈으로 바라보면 이미 어두운 밤을 향해 나아가는 징후들이 뚜렷하다. 이 종말적인 현상은 점점 더 심해져 갈 것이다. 죄와 불의는 더 깊어져 흑암 속으로 빠져들 것이다.

주님은 이 밤이 깊어 영적 시간이 자정을 가리키기까지 오래 기다리시는 분이다. 모든 빛이 사라지고 죄악이 극에 달하여 관영할 때까지 인내하며 기다리신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간은 자정을 향하는 밤중 어디쯤일 것이다. 어둠이 깊어지면 주님의 시각이 얼마 남지 않았을 것 같은 느낌에 긴장하게 된다.

쾌락을 추구하는 모든 장소들, 극장과 술집, 환락가들이 사람들로 가득 차 붐비고, 인간이 추구하는 온갖 욕망들은 거리의 네온사인에 휩쓸려 돌아가는 시각, 사람들이 자고하여 그들이 이룩한 과학기술문명에 도취하여 안전하다, 쾌락이 영원할 것이다, 그렇게 말하고 있을 바로 그때, 주님은 홀연히 재림하실 것이다.

“주의 날이 밤에 도적 같이 이를 줄을 너희 자신이 자세히 앎이라.”
‘주의 날’(DAY of the Lord)이 ‘밤’(night)에 도적 같이 이를 것이라는 표현은 얼마나 놀라운 대조인가!
하늘과 땅을 새롭게 창조하시는 위대한 날에, 어둠이 흑암을 뒤덮고 있을 그때에, 하나님은 “빛이 있어라!”고 다시 말씀하실 것이다. 하나님이 이렇게 말씀하실 그날에 밤이 낮이 될 것이다. 다시는 밤이 찾아오지 않는 영원한 낮이 될 것이다. 죄와 사망의 어두운 그림자가 다시는 새 하늘과 새 땅을 뒤덮지 못하는 새 날이 될 것이다.

사도 바울의 가르침은 그러므로 주의 날이 캄캄한 밤에 빛과 같이 오게 될 것이란 사실이다. 빛은 모든 어두운 구석을 구석구석 비추어 준다. 그래서 어두운 구석에 감추어져 있던 모든 것이 분명하게 드러나 보이도록 해준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 자신을 향하여 진솔하게 물어야 한다.

내 마음과 가정의 모든 구석구석에 어둠이 없고 낮의 광명한 빛이 찬란하게 비치고 있는가?
우리가 악의 장막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지 않더라도 여전히 이 악의 장막에 속하고 있지는 않는가?
언약의 물로 씻음 받기는 했지만 여전히 어두움의 자녀로 남아 있지는 않는가?
밤은 어둡고 깊어만 간다. 이 어둠에 맞서 주님의 은혜의 빛이 내 삶에 드리워져 있는 죄악의 어두움을 대항해 싸우게 할 때다. 그 빛이 모든 어둠을 깨뜨리고 승리하게 할 때다.

김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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