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초 가수’가 검색어 전면에 올랐지요? TV 메인뉴스가 가창력 없이 외모와 재능으로만 승부를 거는 최근 가요계의 추세를 꼬집었는데, 특히 멤버 수가 많은 그룹들은 개인 별로 노래를 하는 시간이 몇 초 되지 않는다며 ‘5초 가수’라는 말을 만들었습니다.

보도를 보면 ‘애프터스쿨’이란 유명 걸그룹의 경우 ‘뱅’이란 노래에서 가수 개인별 노래 시간이 리더인 가희가 18초, 레이나가 13초, 정아가 6초, 주연은 3초라고 합니다. 이런 현상은 다른 아이돌 그룹에서도 다르지 않아서 한 신인 그룹의 경우 멤버 7명 가운데 3명이 1초에서 4초까지로, 채 5초를 부르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들은 가수로 잠깐 얼굴을 알렸다가 드라마나 연예프로그램 쪽으로 방향을 바꾸는 걸 기대한다고 합니다.

또 하나 주목할 것은 이 기사에 대해 폭발적인 공감댓글이 붙는다는 사실입니다.
결국 최근 가요계를 장악하고 있는 아이돌 그룹의 이런 현상은 ‘노래’라는 본질보다 댄스나 멤버의 미모 등에 치우쳐 있으며, 그야말로 일부를 제외하고는 공감을 받지 못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획사나 방송국 등의 막강한 ‘힘’이 왜곡된 대중가요문화를 형성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 뉴스를 보는 순간 저는 뜨끔했습니다.
‘이건 아닌데’라고 사람들이 오랫동안 생각해 온 하나의 의구심이 이제 균열현상을 나타내는 것 같아서입니다. 모든 일그러진 것들은 언젠가 어둠이 물러가고 빛이 비치면 드러나게 마련입니다. 그래서입니다. 내가 가진 신앙, 내 삶의 궤적들, 내 생각의 흔적들, 어느 것 하나도 튼튼하여 오래 갈 것 같지 않을 때, 나는 지금 가던 걸음을 멈추고 깊이 나를 반추해야 합니다.

‘5초 가수’로 살아가는 누군가의 할 말 없는 아픔이, ‘5초 신앙인’으로 살아가고 있을지 모를 저의 아픔과 다르지 않습니다. 엄밀히 ‘5초 가수’는 가수가 아닙니다. 그저 ‘백댄서’일 뿐이지요. 마찬가지로 ‘5초 신앙인’은 그리스도인이 아닙니다. 하지만 ‘5초 신앙인’이 마치 기독교의 ‘대표선수’인 양 보이기도 합니다. 그 순간 저는 존귀한 분의 길을 가로막는 ‘사탄’입니다.
여름휴가를 떠납니다. 걸음 멈추고 나를 돌아봐야 할 시간입니다. <아름다운동행> 88호는 그런 마음으로 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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