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포르투갈에 7대 0으로 크게 패한 뒤 인터넷에는 관련 글들이 이어졌다.
해설위원으로 남아공에 간 김병지 씨는 북한 선수들의 축구화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비가 올 때 미끄럼을 방지하기 위해 신는 특수한 축구화가 있는데 포르투갈 선수들은 모두 그 축구화로 신은 반면 북한 선수들은 그렇지 않았다고 했다. 그래서 쉽게 미끄러졌고, 뒤로 돌아서는 시간도 늦었으며, 그 틈을 타 골은 터졌다는 이야기였다.

어느 신문은 북한이 이번에 참가한 32개 국가들 가운데 가장 불리한 환경에서 경기를 하고 있다고 했다.
고지대에서 세계 최고의 브라질과 경기한 뒤에도 그들은 체력을 끌어올릴 만한 보양식을 먹지 못하였다. 그들은 포르투갈 경기 직전에야 북한식 별미를 먹었는데, 그것은 북한 대사관 직원들이 숙소로 직접 찾아가 만든 강냉이국수와 쌀국수였다. 정대세는 월드컵 기간 동안 주로 말린 명태와 물김치를 간식으로 먹었다. 참고로 한국 선수들이 삼계탕과 소뼈를 고아 만든 사골국을 매일 먹고 마신다.
현대축구를 일컬어 돈의 전쟁이라고 한다. 물량을 얼마나 쏟아 붓느냐가 경기력을 좌우한다는 이야기다. 그렇게 본다면 북한의 참패는 최악의 환경과 조건 속에서 나온 결과인 셈이다.

그래서 어느 네티즌이 이렇게 썼다.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스타플레이어도 없었고, 광란의 응원단도 없었다. 한없이 투박한 얼굴에 평생 공만 차 왔을 것 같은, 우직한 농사꾼 같은 북한 선수들이 차디찬 빗속에 덩그러니 서 있었다. …바보 같은 그들은 반칙도 할 줄 몰랐다. 더 놀라운 것은 그 빗속에 사정없이 뭇매를 맞고 조롱당하면서도 쓰러진 포르투갈 선수를 일으켜 주고 다가가 등을 두드려 주는 그들의 모습이었다. 이런 바보들이 세상천지에 또 어디 있을까? 가슴 답답하면서도 한쪽이 애리게 아파오며 눈이 뜨거워 졌다.”

남북한의 방송중계권을 가진 남한의 방송사는 북한이 개막식을 방송한 다음날 해적방송을 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그것도 아니었다. 알고 보니 FIFA가 구휼 차원에서 북한에 무료 방송을 허락한 것이었다.
이렇게 남아공 월드컵은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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