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길원 김향숙의 ‘유쾌한 부부 콘서트’

부부는 ‘무촌’이다. 가깝다는 의미지만 등 돌리면 남남인 사이여서 ‘무촌’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무촌을 위해 필요한 부부의 공통과제는 ‘배우자’를 ‘배우자’는 마음가짐이다.
자칭 타칭 ‘행복 프로듀서’로 불리는 송길원 목사가 아내인 김향숙 씨와 함께 쓴 책 ‘유쾌한 부부콘서트’는 더 이상 남편을 남의 편 들어주는 남자로 만들지 않기 위해, 아내를 아예 내 편이길 포기한 여자로 만들지 않기 위해 배우자를 배워보자고 주장한다.

그들의 유쾌한 콘서트는 관객의 입장이 아닌 부부가 무대의 주인공이고, 기획자인 콘서트이다.
그들의 공연에 빠지다 보면 어느 새 부부관계를 치열하게 들여다보고, 배우자를 열정적으로 바라보며, 하나 되어 서로를 감미롭게 감싸 안는 노하우에 이른다. 무엇보다 솔직한 그들의 행복 콘서트에는 벽이 없고, 격이 없어 좋다. 맛깔도 나고 수다방처럼 편하기도 하다. 그래서 유쾌하다.
먼저 남편을 위한 아내의 콘서트.

아내는 잔소리라는 소음을 말끔히 제거하고, 때때로 철딱서니 없는 남편을 향해 혀를 끌끌 차기보다 먼저 철의 장막을 걷는다. 음향과 조명도 점검해야 한다. 칭찬이란 음향 효과가 무대 전체에 퍼지게 하고, 조명을 점검하여 남편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춰준다. 불협화음이 생겨날 때는 잠시 암전 상태로 진정시키는 재치는 기본. 또한 모든 음향의 기본음은 믿‘음’(音)으로 튜닝한다.
다음은 아내를 위한 남편의 콘서트.

스윙(swing)과 스캣(scat)과 리하모니제이션(reharmonization)의 묘미가 있는 재즈는 아내의 은사를 발견하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은사라는 것은 재즈와 같이 즐겁게 스윙하고, 즉흥적이고 풍성히 창조해나가는 선물이기 때문이다. 반복되는 일상에 지친 아내를 위해 이벤트라는 즉흥적인 잼(Jam) 연주자가 되어주고, 감미로운 발라드 가수가 되어 아내의 감성을 느껴보며, 유머리스트가 되어 아내와 신나는 디스코 한 판을 추기도 한다.

부부로 살아간다는 것은 백설공주 동화라기보다 ‘꽃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동화에 가깝다. ‘그래서 그들은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습니다’로 끝나는 백설공주의 마무리가 아닌, 애벌레에서 번데기로, 번데기에서 나비가 되어 날아오르는 갈등과 회복의 단계를 계속 이어가는 내용이 부부관계의 사이클과 닮아 있기 때문이다.


지금 이 변화무쌍한 부부라는 관계를 즐겨보기 위해 방금 애벌레에서 번데기로 탈피한 우리 부부가 콘서트를 마련하고자 한다. 누구나 아내라는 이름으로 또는 남편이라는 이름으로 콘서트의 주인공이 되어 무대에 설 수 있다. 다만 이 콘서트에는 반드시 파트너가 필요하다. 지지리 궁상만 떠는 아내, 보기만 해도 숨이 막히는 남편이라도 괜찮다. 어차피 이 공연은 변화무쌍하며 슬픔이 변하여 춤이 되는 콘서트다. 분명한 것은 콘서트를 잘 즐기고 난 뒤 당신은 상대방에게 세상 최고의 파트너가 되어 있을 것이다.


▶책 속에서 몇 수 배우기

01
남편은 모성애를 원한다. 이것은 남성의 본능이다. 마치 아기 새가 어미 품을 향해 날아들듯, 남편은 아내에게서 어머니의 품을 느끼고 싶어 한다. 마음껏 응석을 부려도, 철부지처럼 행동해도 “내 새끼” 하며 품어주는 어머니의 품 말이다. 그러니 아내라는 이름으로 철없음을 단죄할 수만은 없다. 그저 아이 키우듯 모성애를 발휘하면 된다.

02
아내에게 출퇴근 시간을 준다는 것은 가정이라는 훌륭한 직장을 선물하는 것과도 같다. 그로 인해 주부의 공간이 리드미컬한 경쾌한 작업공간으로 바뀔 수 있다. 우리나라 남편들이 선진국 남편들에 비하면 부엌일을 도와주는 시간이 턱도 없이 부족하다는 기사에 고개만 끄덕일 것이 아니라, 우울하게만 바뀌어가는 부엌에 새로운 리듬, 경쾌한 리듬을 불어넣어줄 선물이 필요하다.

03
아내의 스토리에 관심을 갖는 방법은 처가의 가계도를 세워보는 것이다. 처가의 가계도란 아내를 향한 애정의 지도를 그리는 것과도 같다. 한 사람의 삶의 여정을 거슬러 올라가는 일이 얼마나 가슴 뛰게 하는지 모른다. 게다가 남편이 아내의 삶에 관심을 보이고 그 뿌리를 찾아가는 여행을 시작했다는 자체만으로도 아내는 감동한다. 그 안에서 밝혀질 상처도 애정으로 접근한다면 공유하고 싶은 추억이 된다.

 

유쾌한 부부 콘서트
송길원 김향숙 지음
물푸레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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