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살 소년, 오스틴 구트와인이 남긴 교훈
“어려도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자유투 2057개를 던지고, 한번 던질 때마다 가족과 친지들에게서 1달러를 후원받아 아프리카 후원


“우리는 세상을 바꿀 수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 말을 쉽게 믿지 않는다. 나이와 능력, 인종, 배경, 현재 상태를 고려해서 누구는 가능하고, 누구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홉 살에 아프리카 에이즈 고아들을 돕고 싶다는 마음을 갖고, 열 살에 그것을 실천한 평범한 미국인 소년이 있다.
오스틴 구트와인은 월드비전 직원과 통화를 하던 중 “뭘 가장 좋아하니?”라는 질문을 받고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농구로 아이들을 도와야겠다고 결심한다. 그런데 어떻게? 오스틴의 아이디어는 이것이었다. 에이즈의 날인 12월 1일에 자유투 2057개를 던지고, 한번 던질 때마다 가족과 친지들에게서 1달러를 후원받기.


한 번의 행사와 기부로 끝날 줄 알았는데 신문과 방송 등 매체를 통해 알려지면서 이듬해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동참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17개국에서 열린 500개 이상의 ‘희망의 링’행사에서 100만 달러가 넘는 기금이 모였고, 그렇게 모인 돈으로 잠비아에 학교와 에이즈 진료소를 지었다.
이런 일을 할 정도면 평범한 아이는 아닐 거라고? 그렇지 않다. 오스틴은 자신을 이렇게 소개한다.

“나는 만화영화를 좋아하고, 수학시간을 따분해하며, 초코칩 쿠키는 우유랑 먹는 것이 가장 맛나다는 것을 아는 보통아이다. 농구를 좋아하지만 결코 에이스 감은 아니며, 체구도 왜소하다. 그러하기에 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노군가를 돕는 것은, 어려도 할 수 있다. 잘하는 것으로 할 수 있다.”

아홉 살의 오스틴이 아프리카를 사랑하게 된 것은 아프리카 사람들의 비참한 이야기가 담긴 짧은 DVD를 본 후부터였다. 아프리카에서 사는 매기, 그녀는 오스틴과 동갑이었지만 부모를 비롯해 이모, 삼촌, 할아버지, 할머니, 동생 등 소중한 사람들이 모두 에이즈로 세상을 떠났다. 학교는커녕, 비가 오면 지붕에서 흙탕물이 떨어져서 방수천 아래서 웅크리고 있어야 하는 매기, 먹을 음식도 없어서 음식을 얻으려고 마을 사람들 집에 가서 정원을 손질하거나 청소를 하는 매기…오스틴은 가슴이 찢어지게 아팠다.


그때부터 오스틴의 마음은 매기에게로, 아프리카에게로 향했다. ‘왜 매기는 잠비아에 살고 나는 미국에 살까? 만약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어땠을까?’ 몇 달이 지나도 머릿속에서 매기 이야기가 맴돌았다. 그런 아들의 모습을 보고 아빠가 행동에 나섰다.

다행히 아빠가 먼저 행동에 나섰다. 월드비전에 전화해서 직원과 약속을 잡은 것이다. “3개월 동안 우리 아들이 아프리카를 위해 무슨 일이든 해야 한다고 계속 저를 귀찮게 하네요. 아홉 살짜리를 위한 프로그램이 있나요?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요?” 긴 침묵이 흘렀다. “몇 살이라고 하셨죠?” “아홉 살입니다.” “제기 알기로는 없습니다만…한번 확인해 보겠습니다.”
며칠 뒤 전화벨이 울렸을 때 나는 디즈니채널을 보고 있었다. “오스틴이니? 난 데이나 벅 아저씨야. 오스틴, 좋아하는 게 뭐니?” “음, 운동 좋아해요. 그중에서도 농구요.”
“그럼 농구로 세상을 바꿔 보는 게 어떨까?”

그렇게 오스틴은 취미인 농구로 잠비아에 학교와 진료소를 지었다. 오스틴은 좋아하는 일을 꼭 잘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한다. “좋아하는 일로 사람들을 돕겠다는 마음만 있으면 누구든지 나눔에 동참할 수 있다”며, 자신의 농구실력은 10번 자유투를 던지면 5번 정도 들어가는 수준이라고…….
우리는 부모님으로부터, 주일학교 선생님으로부터, 믿음의 친구들로부터 “하나님은 너를 사용하고자 하신다”는 말씀을 수도 없이 듣는다. 오스틴도 “천 번도 넘게” 그 말을 들었다. 오스틴은 자신이 벌인 일이 여전히 어리둥절하다고 말하면서도, “하나님이 나를 사용하고 싶어 하신다는 말을 정말 사실로 믿었더니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고백한다.


이제, 우리 어른들이 어린 오스틴이 남긴 교훈에 주목할 차례다.
“아이들은 세상을 바꿀 수 없을 거라는 말에 귀 기울이지 말자. 어려도 분명히 세상을 바꿀 수 있다. 내가 장담한다. 어디에 살든, 재능이 뭐든, 나이가 몇 살이든 세상을 바꿀 수 있다. 하나님이 함께하시면 무슨 일이든 가능하다.”


박성희 기자

나는 희망을 던진다
오스틴 구트와인 지음, 장택수 옮김, 뜨인돌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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