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입니다. 6월은 언제나 우리에게 ‘전쟁’과 ‘평화’에 대해 생각하게 합니다. 지금 우리는 어느 때보다 전쟁과 평화의 기로에서 간절한 평화의 기도를 드립니다. 이번 호는 그 평화의 간절함을 담았습니다.
그러나 2010년 6월은 또 다른 ‘함성’이 우리의 기억을 자극합니다. 월드컵축구가 가져다줄 축제의 함성입니다. 평화는 축제를 만드는 밭입니다. 우리 안에 이 두 가지의 벅찬 감동이 올 6월을 충만하게 만들기를 또 기대해 봅니다.
대한민국 대표팀의 주장 박지성은 이런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원정 첫 16강 진출입니다. 8강 이상 갈 수 있으면 더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리스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상대팀들은 강합니다. 누군가 저에게 자신 있냐고 물어본다면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만큼 특별한 선수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가 아닌 대한민국에겐 특별한 힘이 있습니다. 그것은 동료들의 눈에서도 보입니다. 붉은악마의 함성에서도 들립니다. 사람들은 그것을 투혼이라 부릅니다. 저는 그것을 팀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축구는 팀의 싸움입니다. 아무리 훌륭한 선수가 있더라도 하나로 힘을 모으지 못하면 언제든 무너지게 되어 있고, 최고의 선수가 없더라도 팀이 하나로 힘을 모으면 어떤 강팀도 이길 수 있습니다. 누군가 저에게 다시 자신 있느냐고 물어본다면, 대한민국은 꼭 해낼 것이라고 말하겠습니다. 개개인으로서는 평범할 수 있지만 하나로 뭉쳤을 때 누구보다 강한 투혼의 팀 그것이 대한민국 팀이기 때문입니다.”


멋진 출사표입니다. ‘팀’의 힘을 이야기하는 박지성의 다짐은 더욱 좋습니다.
대한민국은 팀입니다. 최고의 선수가 없더라도 훌륭한 팀이 될 수 있듯, 대한민국이란 공동체 역시 ‘함께’ 훌륭한 공동체가 될 수 있겠지요. 서로 다른 생각들을 존중하며, 그 다른 생각들과 가치들이 어우러져 하나의 아름다운 꽃밭을 이루기를 기도합니다. 나의 가치와 다른 가치를 지녔다 하여 그를 배제하려고 하는 순간, 이미 나의 생각도 누군가로부터 배제되고 있음을 깨달아야 하겠지요.


최고의 선수가 있어, 그를 중심으로 팀을 짜더라도 결코 그 팀이 나머지 최고가 아닌 선수들과 함께 훌륭한 팀을 이루지 않는 이상 결코 월드컵을 들 수 없듯 우리 공동체도 가지고 못 가진 사람들, 많이 알고 적게 아는 사람들, 나이 들고 나이 어린 사람들…, 그들이 함께 훌륭한 팀을 이룸으로써 위대할 수 있음을 깨닫습니다.
6월의 벅찬 축제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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