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머스 블로크 선생님…빈부 격차 줄여 평등한 인생으로 바꾸는 교육에 헌신

토머스 블로크는 미국의 유명 세무회사의 잘나가는 CEO였다.
회사 창업자의 아들로서 행복한 생활을 꾸려가던 그는 세상을 다 가진 듯하다, 생각하는 순간 인생에서 뭔가 한 가지 빠져버린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리고 오랜 고민 끝에 19년을 재직해온 회사를 떠나 수학 선생님이 되었다. 그런 이력을 알고 난 아이들은 수업보다 그가 왜 수학 선생님이 되었을까, 더 궁금하다.


“선생님, 부자죠?”
“그래, 난 부자야……음, 선생님한테는 좋은 아내와 사랑하는 두 아들이 있지.”
“그런 거 말고요. 선생님은 제 질문을 이해하지 못하셨어요.”
“네 질문은 이해했다. 하지만 네가 내 대답을 이해하는지는 잘 모르겠구나.”
“회사에서 훨씬 많은 돈을 벌 수 있는데 왜 여기서 선생님을 하시는 거예요?”
“너희들의 공부를 돕고 싶어서다. 너희들이 공부를 잘하고 심지어 인생에서 성공하는 것까지 보게 된다면 선생님은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부자가 되는 거야.”
“돈을 무진장 버는 것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어요?”
“먹고 입을 것은 풍부하면서도 사는 목적이나 보람이 전혀 없는 사람에게 인생은 비극이다.”


인생에서 뭔가 한 가지 빠져버린 느낌, 거기서 출발하여 토머스 블로크가 빈민가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가 되기로 결심한 데는 특별한 확신 때문이었다. 교육은 가난의 대물림을 끊고, 가정과 사회도 살린다는 확신이었다.
그러므로 그는 단순한 수학 선생님이 아니었다. 수학과 더불어 어떻게 친절, 연민, 존경, 책임 등의 가치를 가르칠 수 있을지 고민하였다. 그리고 이런 가치들은 강의로써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라 아이들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데 있음을 발견했다.


그는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도입함으로써 그것을 증명했다. 사회봉사가 교육의 질을 높여준다는 사실의 발견이었다.
새로운 공립 대안학교인 ‘차터스쿨’의 일환으로 ‘유니버시티 아카데미’를 설립했다. 도시 저소득층 자녀들을 대상으로 한 학교였다.
본격적인 빈민층 자녀들에 대한 교육의 출발이었다. 그러나 그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바람 잘 날 없었다.


아이들의 가정형편은 아이들을 그렇게 몰아갔고, 마약까지 소지하다 경찰에 발각되기도 하였다. 그들의 입 밖에는 ‘살인’이라는 단어가 일상적이고, 무엇보다 폭력이 가까웠다.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꿈’이었다.


그의 꿈은 훌륭한 학교를 만드는 꿈과 서로 통하였다. 그저 졸업장 제조공장으로서의 학교를 지양하며 자동진급제를 멈추었고 교사들의 열정을 이끌어냈다. 개교 5년째, 유니버시티 아카데미는 캔자스시티에서 가장 큰 차터 스쿨이 되었고, 1회 졸업생 중 대학 진학을 못한 아이는 단 한 사람뿐이었다.
이 학교의 교사들은 말한다.
“우리는 우리가 세상을 바꿀 수 있으리라는 꿈을 가지고 일합니다. 우리는 이 아이들을 잡아서 그들이 있어야 할 곳으로 데려다 놓아야 합니다. 그게 우리의 꿈이고 희망이지요.”
토머스 블로크의 눈도 세상을 바꾸려는 먼 이상을 향하였다.
“인생과 달리 대수는 공평하다. 전형적인 대수방정식에서 이퀄(=) 기호의 양변은 같은 값을 갖는다. 그러나 인생은 불공평하다. 심지어 평등과 기회의 이상에 충실한 미국사회에서조차 그렇다. 저소득의 붕괴된 가정과 정신을 황폐화시키는 도심지 환경에서 성장한 내 교실의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나는 가끔 미국인들이 우리의 공교육에 대해 거는 기대도 불공평하기는 매한가지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공교육이 어떻게 해서든 미국 사회의 구조적인 불평등을 극복해내기를 기대한다.”
그에게서 빈부의 격차를 줄여 불공평한 인생을 평등하게 바꿀 수 있는 위대한 수학의 이상을 실현시켜줄 효과적인 방법은 바로 교육이었던 셈이다.
어쩌면 그는 교단에 서기 위하여 이상주의자가 되어야 했다. 이상 없이, 절망하는 수많은 아이들과 하루하루의 수업시간을 열정으로 대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말한다.
“희생자가 되지 마라. 가해자도 되지 마라. 무엇보다 방관자가 되지 마라. 교사는 방관자가 되지 않기로 선택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세상을 개선하는 데 미약하나마 힘을 보태기로 선택한 것이다.”
자신의 설립한 회사의 CEO 자리를 그만두고 수학선생님이 된 아들에 대하여 아버지 헨리 블로크는 이렇게 말하였다.
“제 아들 톰은 회사를 떠났습니다. 그는 CEO였고 일도 아주 잘하고 있었지요. 처음에는 이해가 안 갔습니다. 하지만 전 이해할 필요가 없었지요. 그 결정은 제 몫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지금 자신이 하는 일의 가치를 믿고 행복해합니다. 사람에게는 안전하지도, 적절하지도, 인기 있지도 않은 입장을 취해야 할 때가 옵니다. 그럼에도 인간은 그런 입장을 취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양심이 그게 옳다고 말해주기 때문입니다.”

박명철 기자 wait4@iwithjesus.com

토머스 블로크의 이야기를 담은 책
‘수학 선생님이 된 CEO’
(비전과 리더십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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