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80대 기독교 여성 모임서 3년 동안 논의한 내용...새로운 기독교 노인 문화 모색

여성의 아침 | 크리스타 개블러 카인들 지음, 홍성사 펴냄

나이가 든다는 것은 서러운 일이다. 외모가 변하는 것도 당황스러운데 체력까지 약해진다. 그뿐인가? 집중력도 떨어지고 무엇인가 자꾸 잊어버린다. 치아는 약해져 고기 한 번 제대로 먹을 수 없고, 수시로 몸 여기저기가 쑤신다. 일을 못하니 경제적으로 불안해지고, 그래서 미래는 두렵기만 하다. 늙음은 한없이 고통스럽다.

하지만 노년의 이런 이미지는 정말 옳은 것일까? 노인들은 자신의 나이듦에 대해 어떻게 느끼고 생각할까? 우리나라의 경우, 이미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지 오래 되었고, 2026년에는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퍼센트를 넘어서는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게 된다. 초고령 사회는 연금보험을 위시해 각종 사회복지비용의 대폭적인 증가를 의미한다. 이처럼 ‘나이듦’을 둘러싼 개인적·사회적 차원의 논의들은 중층적이고 복합적이다. 우리는 과연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있었던가?

다행히도 이런 문제를 놓고 3년여에 걸쳐 꾸준한 논의를 진행시킨 사람들이 있다. 스위스 바젤에 있는 50~80대 여성 10여명이다. 이들은 노인의 문제, 특히 남성이 아닌 여성 노인들, 그리고 한걸음 더 나아가 기독교 여성 노인으로서의 삶과 정체성, 삶의 방향에 관해 깊이 있는 의견을 개진했다. 이들이 나눈 이야기는 이 책의 저자인 크리스타 개블러 카인들에 의해 기록되고 분석되어 한 권의 책으로 묶여졌다. 그 책이 바로 <여성의 아침>이다.

이 책은 노인을 둘러싼 여러 심리적, 사회적 배경을 이론적으로 정리하고, 여성 모임에서 다루어진 논의와 이어 이를 토대로 ‘새로운 기독교 노인 문화’로서의 ‘여성의 아침’이란 가능성을 모색한다. 노인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은 하지만 노인의 입장에서, 그것도 기독교 신앙을 가진 여성 노인이란 특수한 관점에서 진지한 토론을 전개해 본 적이 없는 한국교회로서는 이 책이 소중한 이해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

노인 문제는 실제로 나이든 사람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늙음이란 육체적·정신적 과정을 겪어가는 노인 당사자뿐만 아니라 이와 관련된 사회적 비용을 감당하고, 또 동시에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 또한 그 과정을 겪어가야 하는 예비 노인으로서의 젊은 세대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다. 늙는다고 하는 자연스런 인간의 과정은 현상에 대한 인식뿐만 아니라 이러한 과정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수용해야하는가 라는 중요한 인식과정을 필요로 한다. 이는 단순한 경제적 차원의 준비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이를 맞아들일 육체적·정신적·정서적 준비를 요구하는 전체적인 과정이다. 더욱이 기독교 신앙이라는 또 다른 삶의 차원에서는 좀 더 차별화된 논의와 이해를 요구하기 마련이다.

과연 이 책의 핵심 모티브가 되었던 스위스 바젤의 여성 노인들은 자신의 나이듦에 관해 어떻게 느끼고 이해했던 것일까? 이 책의 저자 크리스타 개블러 카인들 목사와 함께 진지한 논의 속으로 뛰어들어보자.

저작권자 © 아름다운동행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