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바타’의 인기몰이가 여전히 거셉니다. ‘아바타’를 보면서 저는 최근에 나온 책 ‘에코지능’을 생각합니다. ‘아바타’ 속의 행성 판도라의 토착민 ‘나비’족은 그들의 세계를 파괴하려는 인간들에 비해 비록 물질문명을 창조하는 지능지수는 떨어질지 모르지만 그들에게는 지구의 인간들에 비해 훨씬 뛰어난 환경의식 곧 ‘에코지능’을 가졌습니다. 에코지능은 자신의 소비와 생산 활동이 지구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파악할 줄 아는 통찰력을 의미합니다.


에코지능 결핍의 인간들이 하는 말을 들어보십시오. “가지고 싶은 것이 있으면, 그것을 가진 사람을 적으로 규정하고 빼앗아라. 그것이 인간의 방식이다.” 이것은 ‘아바타’에서 ‘나비’족을 ‘바퀴벌레’로 여기면서 그들이 살아가는 거대한 생명의 세계를 파괴하는 인간들의 목소리입니다. 그레이스 어거스틴 박사의 목소리를 기억하시지요? “진짜 보물은 땅속에 있는 돌이 아니라 당신 주위에 있는 것이란 말이야! 판도라의 모든 나무와 땅과 공기는 모두 하나의 거대한 네트워크를 이루고 있어.” 하지만 이 말을 ‘에코지능’ 결핍의 인간들은 이해하지 못합니다. 단지 그들은 채굴한 돌멩이 하나의 가격이 얼마인지가 중요할 뿐입니다.


‘에코지능’이란 책을 쓴 대니얼 골먼은 ‘EQ’ 곧 ‘감성지능’의 전도사로 잘 알려진 사람입니다. 그는 적어도 앞으로 50년을 규정할 생존의 키워드는 바로 ‘에코지능’이라고 예언합니다. 상품 하나를 구입하더라도 그것이 어떻게 탄생하고 어떻게 폐기될 것인지를 판단할 줄 아는 능력을 가진 ‘녹색두뇌’에 의해 세상은 그 향방이 정해질 것이란 이야기입니다.


지금 우리의 두뇌는 어쩌면 위기에 빠져 있는지 모릅니다. 환경문제 앞에서 무능한 우리의 뇌는 영화 ‘해운대’에서 보듯 쓰나미가 내 눈앞에 닥치고서야 겨우 감지해내지만 그때는 이미 늦습니다. 자신의 생명을 방어하지 못하는 두뇌라면 우리는 우리의 두뇌능력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에코지능이 결핍된 인간의 두뇌는 그러므로 가공할 파괴능력을 가진 판도라의 침략자들과 다름없습니다. 그들의 두뇌가 몰고 올 거대한 악의 쓰나미가 두려운 까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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