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슬럼가에 울린 사랑의 피아노 소리

슬럼가 피아니스트 빌리 / 최상진 지음, 가이트포스트 펴냄

이 책은 피아니스트 빌리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피아니스트 빌리에 관한 이야기고, 리온에 관한 이야기이며, 알마 워터스의 이야기이고, 동시에 저자 최상진 목사의 이야기이다. 어쩌면 이들 모두에 관한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이들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기도 하다. 이 이야기는 인간에 관한 이야기이고 동시에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 책에 관한 설명이 이렇게 복잡해질 수밖에 없는 것은, 미국 워싱턴 DC 슬럼가에 모여 있는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저자 최상진 목사가 인생의 막장에 몰려 있는 이들 속으로 들어가면서 시작된다.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메노나이트 교단에서 목사 안수를 받고, 조지메이슨 대학에서 분쟁해결학 박사 과정을 밟던 저자는 워싱턴 DC 흑인 슬럼가 선교사로 부름을 받고 이곳에 ‘평화나눔공동체’를 세우고 노숙인 쉼터 ‘평화의 집’을 연다.


그리고 마약과 알코올, 총기사고, 살인, 강간으로 매년 3~4백 명의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슬럼가 한복판에서 사역을 시작하면서 만난 사람들과 변화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이 책에 담았다. 처절한 삶의 막다른 골목에서 펼쳐지는 한편의 드라마는 고통스러우면서도 감동적이다. 그 감동을 추천사를 쓴 김지하 시인은 ‘저주받은 검은 삶 속에서 눈부심으로 배어나오는 예수!’라고 적었다.

인생의 황혼 무렵에 펜을 든 이유는?

나의 참 위로되신 하나님 / 한나 휘톨 스미스 지음, 하늘산책 펴냄


이 책의 저자인 한나 휘톨 스미스는 ‘19세기의 잔느 귀용’이라 불릴 만큼 특별한 신앙인이었다. 1860년대 후반 미국 뉴저지에서 일어난 제2차 대각성운동의 영향을 받은 그녀는 자신의 삶을 통해 얻은 하나님의 은혜를 구체적이고 실제적으로 전달해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다. 한나가 인생의 황혼 무렵인 70세경 이 책을 집필한 이유는 어느 철학자 친구와 함께 나눈 이야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종교에 관심을 갖도록 만들고 싶다면 기독교인들은 좀 더 상대방을 편하게 만들어 주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내가 만난 기독교인들은 가장 불편한 사람들처럼 보였거든요. 그들은 마치 두통을 앓고 있는 사람들처럼 보였습니다. 두통 때문에 머리를 버릴 수는 없지만 머리를 달고 있는 것 자체가 몹시 불편한 그런 사람들 말입니다. 그런 종교라면 저는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하나님의 자녀가 신앙 때문에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던” 한나는 이 책을 통해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적인 위로가 되는 하나님을 모두 17장에 걸쳐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로 했다. 인간의 모든 불행과 고통을 치유하는 하나님의 위로와 풍성한 은혜를 그녀는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가감 없이 고백했다. 그러나 실제 그녀의 삶은 평온하지 않았다. 첫 딸이었던 엘리노어를 5살 때 기관지염으로 떠나보냈고, 남편은 사역의 실패와 사고로 그녀에게 많은 어려움을 주었다. 그런 역경 속에서 발견한 하나님의 진실한 약속이었기에 그녀의 고백은 더욱 값지고 은혜롭다.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의 필요를 공급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을 제한할 수 없다. 환경을 만드신 하나님은 분명히 환경을 통제하실 수 있으시며, 황무지에서조차 그분을 신뢰하는 이들을 위해 ‘식탁’을 마련하신다.”

 

박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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