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한국교회봉사단에서 회의를 마치고 구두 수선하는 집에 들러 구두 뒤창을 갈고, 구두를 깁고, 구두를 닦아 광을 내는 대공사를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길목에 있는 구둣방에 앉아서 40여 분간 머물면서 감동적인 인생드라마를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67세와 62세 노부부가 지금까지 그 자리에서 27년간 한결같이 구두를 닦으며 살아왔다고 자랑하였습니다. 부부가 함께 구두를 닦아 생계를 유지하면서 자녀들을 대학까지 졸업시키고 결혼시켰는데 자녀들이 좋은 직장에 다니며 자식 낳고 잘 산다고 자랑하였습니다. 두 분이 손발이 잘 맞아서 신속하게 구두를 닦으며 찬송을 따라 부르는 모습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 부부는 함께 찬송을 부르면서 범사에 감사하다는 말을 연발하였습니다. “날마다 출근할 수 있는 건강 주시니 감사합니다. 일할 수 있는 반 평짜리 일터를 주시니 감사합니다. 자식이 잘 자라서 행복하게 살고 있으니 감사합니다. 남에게 돈 꾸러 가지 않으니 감사합니다. 많은 사람들의 신발을 고칠 수 있는 기회를 주시니 감사합니다. 특별히 하나님 믿고 구원받아 천국백성 되었으니 그보다 더 좋은 영광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하면서 최고의 감사를 하나님께 드렸습니다. 구둣방 노부부의 감사하는 삶의 이야기는 제 자신이 잠시 잃어버렸던 감사를 다시 찾게 하였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평범한 일상생활에서 감사의 제목을 찾고 감사의 생활을 하는 것이 행복의 비결인 것 같습니다. 깊어가는 가을은 감사의 계절로 우리에게 찾아와 있습니다. 지금, 무엇을, 어떻게 감사하며 살아가고 있습니까? 신앙인들이 대개 감사하는 유형에는 세 가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조건부 감사’와 ‘받은 만큼 감사’와 ‘역경 속에서 드리는 감사’가 그것입니다.


‘조건부 감사’는 어린아이 수준의 감사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언제나 다른 사람과 비교하여 자신이 갖지 못한 것을 불평하기 일쑤입니다. 그들은 하나님과 거래하면서 언제나 새로운 조건을 만들어 냅니다. 이기적인 목적을 성취하려고 종교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여기에 속합니다. 만약에 내가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돈을 번다면, 더 높은 자리에 올라간다면, 건강장수하거나, 자식들이 좋은 학교에 합격하거나, 육신의 질병이 완쾌되면, 그때 감사하겠다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은 보통 한평생 감사하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받은 만큼만 감사하는 다른 사람과 비교하되 자기보다 못한 사람과 비교하여 자신이 받은 것이 더 많은 것을 감사합니다. 대부분의 신자들이 이렇습니다. 이들은 하나님께서 특별한 은혜를 주셨으므로 감사합니다. 성공복음, 성공철학, 성공신앙으로 항상 승리감에 도취되어 감사합니다. 이런 신자들은 적극적 신앙, 긍정의 힘, 승리자 예수 그리스도를 추구하는 신자들입니다. 그런데 이들은 혹 어려운 일이 찾아와서 가진 것을 잃거나, 올라가다가 미끄러져 추락하거나, 고속성공행진을 하다가 중단될 때 엄청난 충격을 받습니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참 그리스도인의 감사는 성공이라는 우상의 노예가 되어선 안 됩니다.


역경 속에서 드리는 감사가 아름답습니다. 주전 7세기 선지자였던 하박국은 북왕국 이스라엘이 아시리아에게 패망하고 남왕국 유다도 바벨론에 의해서 멸망의 위기를 맞았을 때 “내가 들었으므로 내 창자가 흔들렸고 그 목소리로 인하여 내 입술이 떨렸도다. 무리가 우리를 치러 올라오는 환난 날을 내가 기다리므로 내 뼈에 썩히는 것이 들어왔으며 내 몸은 처소에서 떨리는도다”(합 3:16).
얼마나 절박한 상황이었으면 환난의 소문을 듣고 그의 창자가 흔들리고 입술이 심히 떨렸다고 표현했을까요? 그는 아무 열매도 없는 흉년에 외양간의 양과 소도 다 없어져버린 암담하고 절망적인 상황에서 인생의 캄캄한 한밤중을 보내며 진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고난의 한밤중에 노래합니다. “나는 여호와로 인하여 즐거워하여 내 구원의 하나님을 인하여 기뻐하리로다”(합 3:18).


감사의 계절 가을에, 조건부 감사 신앙과 받은 만큼 감사하는 신앙과 역경 속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을 찬양하며 감사하는 신앙을 생각해 봅니다. 사람은 누구나 환경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지만 환경의 변화에 따라 우리의 신앙이 어린아이 같이 요동치는 차원에서 벗어나면 좋겠습니다. 어떠한 역경 속에서도 “나는 여전히 여호와를 경외하고 찬양하리라”하는 신앙인이 될 때 진정한 행복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진정한 감사는 진정한 행복을 맛보고 누리게 합니다. 이제 우리 믿음의 등불을 켜서 평범한 삶 한가운데서 감사의 제목을 찾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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