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소개]

‘살아내는’ 기독교의 중요성
기독교는 오늘을 위한 것 | 대천덕 지음, 홍성사 펴냄

어떤 의미에서 한국 기독교가 갖고 있는 ‘아킬레스건’ 가운데 하나는 신앙과 삶의 분리다. 구체적인 삶속에서 삶으로 ‘살아내어지지 못한’ 믿음은 현실과 괴리를 일으키며 기독교를 휘청거리게 한다. 한국 사회 내에서 기독교가 갖고 있는 ‘사회적 이미지’는 이 괴리가 갖고 있는 폭 만큼 일그러져 있다.

대천덕 신부의 책 <기독교는 오늘을 위한 것>은 이런 배경 속에서 더욱 빛난다. 저자의 삶이 그랬고, 저자의 신앙이 그랬고, 저자의 행동이 그랬기 때문이다. 1918년 중국 산둥성 지난에서 장로교 선교사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중국과 한국에서 성장기를 보냈지만, 미국에서 신학을 공부했고 12년간 목회를 했다. 그런 그가 한국으로 오게 된 것은 한국전쟁 때문.
성 미가엘 신학원(지금의 성공회대학교)의 재건을 도와 달라는 요청으로 한국에 들어온 그는 이후 신학원장을 거쳐 강원도 황지에 ‘예수원’ 공동체를 설립하고 신앙과 삶이 하나로 통합되는 삶을 치열하게 ‘실험’한다. 그의 실험은 “노동과 기도의 삶을 영위”하는 것이었고, “기도의 실제적인 능력을 시험해 보는 실험실을 제공”하는 것이었으며, “기도와 코이노이아, 선교를 연구”하는 것이었다. 그의 이런 실험들은 한국의 기독교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고, 큰 영향을 미쳤다.

이미 고인이 되었지만, 그의 메시지는 이 책 <기독교는 오늘을 위한 것>에 생생하게 살아 있다. 1960년대 성 미가엘 신학원 원장으로 재직할 당시 성균관대학교 학생들에게 강의한 내용을 중심으로 한 이 책은 홍성사가 최근 양장 개정증보판으로 새롭게 꾸며냈으며, 대천덕 신부가 필생의 소원을 삼아 연구한 ‘성경적 경제 원리’, ‘토지와 경제문제’ 등이 함께 수록돼 있다.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인 만큼 우리의 구체적인 현실 속에서 종교란 어떤 의미를 갖고 있고 어떻게 현실 생활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는지를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신앙은 보수주의자처럼 실천은 진보주의자처럼” 해야 한다던 대천덕 신부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미국적인 하지만 공통적인 ‘감동’
뒤바뀐 딸 | 반 린 가족·세락 가족·마크 탭 지음, 포이에마 펴냄

미국 언론의 대대적인 조명을 받았던 두 가족의 고통스러웠던, 하지만 은혜로웠던 실화를 엮은 책. ‘출간 즉시 아마존, <뉴욕타임스>, <퍼블리셔스 위클리>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올랐고, 가족들이 출연한 ‘오프라 윈프리 쇼’, ‘데이트라인’, ‘투데이 쇼’ 등은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는 장황하고 화려한 수식어가 주렁주렁 달려 있다.

미국 인디애나 주 매리언에 있는 테일러 대학교 교직원과 학생들의 참혹한 교통사고와 수습과정에서의 잘못된 신원 확인으로 딸이 바뀌게 되는 사건을 다루고 있는 이 책은 사랑하는 사람의 상실과 고통의 극복, 그리고 그 과정 안에 개입하는 하나님의 치유와 회복의 역사라는 지극히 ‘고전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다. 사람의 나고 죽음과 그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하는 고통과 아픔은 사실 새로울 것이 없지만, 가족을 중요시하는 미국적 가치로 무장한 미국 언론의 호들갑이 상황을 더욱 극적으로 만든다.

이런 주변적 요소들을 제하고 나면 사실 이 책은 인간의 지극히 오래된 보편적 정서, 하지만 지극히 뿌리 깊고, 그런만큼 고통스런 ‘상실’의 고통과 그런 인간의 아픔을 치유하는 하나님의 위로란 주제를 잔잔하게 다루고 있다.

 

김지홍 북컬럼니스트


저작권자 © 아름다운동행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