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따금 그런 생각을 한다. 진실이나 감동과 같은 중요한 무엇인가를 전달하는 데는 긴 설명이 필요치 않다는 것. 잘은 모르지만, 우리 안에는 본능적으로 그런 것들을 감지해내는 제2의 감각기관이 있는 모양이다. ‘땅콩박사’로 알려진 조지 워싱턴 카버의 이야기를 읽으며 다시 한 번 그런 생각을 한다.
<꽃과 대화하는 사람>은 150여 쪽의 작은 소책자지만, 감동하기에는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분량이다. 그것은 이 책이 다루고 있는 인물의 삶이 긴 설명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진실한 삶은 그 자체로 충족적이고 그 삶이 나눠주는 작은 아우라 하나로도 너무도 명확한 메시지를 방사하기 때문이다.
혹시 카버 박사에 관해 잘 모르는 독자들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간략하게 그의 프로필을 소개한다. 카버 박사는 1864년 미국 미주리 주의 한 농장에서 태어난 흑인 과학자이다. 그의 어머니는 메리라는 이름을 갖고 있었고, 흑인 노예였다. 남북전쟁 중에 태어난 한 흑인 아이의 삶이란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듯이 말할 수 없이 고단하고 슬픈 여정이었다.
카버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공부를 위해 온갖 고생을 마다하지 않았고, 대학을 졸업해 터스키기대학의 교수가 되었다. 교수가 된 다음에는 낙후된 미국 남부의 농업을 재건하고 희망이 없던 남부지역 흑인들의 삶을 향상시키는데 자신의 일생을 바쳤다. 목화재배로 황폐해진 땅에 땅콩과 고구마를 심도록 유도해 지력을 회복하고 다양한 관련 제품들을 만들어 흑인들의 소득을 크게 향상시켰다.
여기까지만 이야기를 하면, 지금까지 많이 들어왔던 위인 가운데 한 명이겠거니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카버 박사에겐 전혀 다른 측면이 존재한다. 그것이 바로 그의 삶이 특별했던 이유고, 많은 사람들에게 커다란 감동을 준 원인이었다. 그것은 바로 그의 ‘영혼’이다. 하지만 그의 영적인 삶을 이 짧은 기사에서 세세하게 소개한다는 것은 무척 난해한 문제다. 그래서 이 책에 소개된 몇 개의 에피소드와 그의 말들로 대신하고자 한다. 비록 짧지만, 그가 어떤 영혼을 지닌 사람이었는지를 개략적으로 이해하는 데는 충분한 단서를 제공할 것이라고 본다.

- 카버 박사는 평생을 독신으로 지냈으며 자신이 발명한 기술을 필요로 하는 기업체에 무상으로 제공했다. 그는 봉급을 인상하려는 학교측 제의를 번번이 거절했고, 그의 조수들은 모두 상당한 액수의 봉급을 받았지만 그는 언제나 초봉이었던 주급 29달러만을 받았다.
- 카버 박사는 인도의 간디와 서신을 주고받았고, 자동차 왕 헨리 포드와도 가깝게 지냈다. 포드는 가버 박사와의 우정의 표시로 ‘조지 워싱턴 카버’라는 이름의 흑인 학교도 세워주었다. 억만장자인 포드와 주급 29달러의 교수가 친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둘 다 자신들은 단순히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능력과 재능을 사용할 뿐이라는 공통의 믿음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 카버 박사는 늘 바쁜 일상을 살았지만 성경공부에 대한 열의가 대단했다. 그는 강연 때문에 다른 지방에를 갔더라도 주일 오후에는 반드시 집으로 되돌아와 정각 6시에 성경공부를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경험과 자연현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일 등을 이야기하면서 신앙의 본질과 하나님의 존재에 관해 아주 실제적으로 설명했으며, 다른 사람을 위한 봉사의 중요성과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 “나는 항상 새벽 4시에 일어납니다. 그리고 숲으로 가서 하나님과 대화합니다. 그분은 그날 내가 해야 할 일을 말씀해 주십니다. 그리고 나는 그곳에서 사랑하는 꽃들과 같이 지내면서 표본을 수집하고 자연이 우리에게 가르쳐주기를 열망하는 그 위대한 가르침을 배웁니다. 다른 사람들이 아직 잠자고 있는 시간에 나는 하나님의 음성을 가장 잘 들을 수 있으며, 그날 내가 할 일을 알게 됩니다.”
- “나는 내가 이루고 싶었던 모든 일을 하나님께 기도하여 다 이루었습니다. 이것은 전혀 놀랄 일이 아닙니다. 하나님과 대화하는 방법만 알면 됩니다. 그것은 그저 주님을 찾고 주님을 만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잠언에서 ‘나를 간절히 찾는 자가 나를 만날 것이니라’고 말씀하신 것을 기억하지요? 그래서 나는 말씀에 따라 그분을 찾았고 그래서 만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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