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외식전문 기업의 기획이사로 일할 때였다. 서울 상계동에 750석짜리 대규모 매장을 오픈하였다. 주변에서는 규모가 너무 크다고 걱정을 많이 했다. 하지만 오픈 후 한 달 만에 8억 가까운 매출을 올리며 깜짝 대박을 냈다. 나도 기획이사로서 무척이나 뿌듯하고 기분 좋았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갑자기 미국에서 광우병 소식이 들려왔다. 나는 IT회사에 근무하다 외식기업으로 이직한 상태라 광우병 뉴스의 파괴력에 대한 감이 전혀 없었다. 많은 대형식당들이 문을 닫거나 직원들을 내보냈다. 우리도 힘들었지만 직원들을 내보내지 않고 고통을 분담하기로 결정했다. 전 임직원들의 급여를 절반으로 줄이고 버티기에 돌입했다.


참으로 고통스런 시간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노원구에 전국노래자랑 공개방송이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다. 순간적으로 ‘그렇다면 많은 노원구민이 한 자리에 모일 것이다’ 하는 생각이 스쳤고, 곧바로 사내 장기자랑대회를 열었다. 모두 스무 팀이 출전해 자신들의 끼와 재능을 마음껏 펼쳤다. 그 중 열 팀을 선발해 전국노래자랑 예선에 참가하였다. 참가를 앞두고 매일 영업을 마친 후 밤 10시에 12시까지 노래방에 가서 맹훈련을 했다. 예선에는 모두 950여명이 참가했다. 그 중 본선 진출자는 겨우 15명이었다. 다행히도 우리 직원들 중 1명이 본선에 통과했다. 나는 그 직원과 다시 매일 밤 10시부터 새벽 1시까지 연습에 집중했다. 그 직원은 삼척에서 온 22살의 영업부 직원이었다.


결과는 놀랍게도 우리 직원이 1등을 차지했고, 무엇보다 그가 노래할 때 우리 매장의 이름이 네 번이나 화면에 노출되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 참석한 수천 명에게 우리 매장의 이름이 각인시켰다. 매장 홍보는 곧 매출 증가로 이어졌고, 우리는 광우병 타격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DID는 일단 도전하는 것이다. 그냥 저질러 보는 것이다. 물론 자신의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집중적인 준비기간을 거쳐야 한다. 그런 시도를 통해 내가 그 동안 알고 있던 내 능력에 대한 한계 설정이 잘못된 것도 알게 된다. DID를 통해 우리는 새로운 가능성을 찾게 된다.

송수용 한국인재인증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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