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장로님은 3년째 암과 싸우고 계십니다. 아니 그 암과 함께 살고 계신 분입니다. 신앙의 자유를 찾아 이북에서 내려오셔서 평생을 참으로 열심히 사신 분입니다. 그분의 자녀들이 그분의 성실을 닮아 어디서든 인정 받고 사시는 모습을 보면 임 장로님이 어떻게 자녀들을 교육하셨는지, 또 그런 임 장로님은 얼마나 복을 받은 분이신지…, 그런 생각이 절로 들어 부럽기도 하고, 존경스럽기도 합니다. 여든둘, 요즘 수명으로 보면 그리 많지 않은 연세지만, 임 장로님은 병과 더불어 사시면서 많이 늙으셨습니다. 이제 홀로 걷지도 못하여 누군가의 부축을 받아야 앉고 일어서실 수 있으니, 그저 일어서는 데만도 시간이 걸립니다.

지난 주일 오후예배 때였습니다. 남전도회 회원들이 특별찬양을 부르게 됐습니다. 내 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 십자가 짐 같은 고생이나, 내 일생 소원은 늘 찬송하면서 주께로 나가기 원합니다…, 그렇게 1절이 흐를 무렵 갑자기 앞줄에 앉아계시던 임 장로님이 그 힘든 몸을 일으키시며, 찬양 부르는 이들의 틈으로 걸어오시는 게 아닙니까.

아, 그러고 보니 이 곡은 임 장로님이 그렇게도 좋아하시는 곡입니다. 이미 눈물이 글썽글썽 맺힌 장로님은 다른 이의 부축을 받아서 4절까지 떨리는 입술로 노래하셨습니다. 나중에는 팔을 들고 지휘하듯 노래하셨지요. 장로님의 찬송은 당신의 평생을 드리는 노래 같았습니다. 장로님을 지켜보던 성도들의 눈에도 눈물이 흘렀지요.

참으로 장로님의 찬양은 어느 설교자의 명설교보다 감동적이었으며, 그 울림이 크고 깊었습니다. 우리는 장로님의 찬양하던 모습을 끝내 기억할 것입니다. 내 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 그 노래를 부를 때마다 우리는 장로님을 기억하며 눈물을 훔칠 것입니다.

가장 큰 울림을 갖는 찬양은 그렇게 인생을 담는 노래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인생이 아름다와야 그의 노래도 아름답지 싶습니다. 장로님의 연세 쯤 되면 저도 그런 찬양을 할 수 있을까요? 저의 찬양을 들으며 감격할 누군가 있을까요?


박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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