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와의 만남▶‘보이지 않는 세계가…’ 펴낸 박태수 선교사]
복음으로부터 격리된 3400종족 대상의 위험한 선교 감당…“선교는 주는 것”

‘개척선교 이야기’라는 꼭지로 ‘아름다운동행’ 독자들과 만났던 박태수 선교사의 글이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보이지 않는 세계가 더 넓다’(홍성사 펴냄)이다. 올 여름, 선교의 열정을 품은 그리스도인이라면 꼭 읽고 떠나야 할, 아주 특별한 ‘선교 이야기’이다. 책이 출간되는 시간에도 그는 복음으로부터 소외된 어느 낯선 땅에서 자신에게 맡긴 하나님의 일을 하느라 틈이 없다. 그곳으로 떠나기 전 출판사 관계자들과 나눈 이메일 자료에는 밑줄 그어 두고두고 품고 싶은 글귀들이 많다.

# ‘다음에’라는 단어는 없다

중앙아시아의 어느 지역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이 자살을 하려다가 복음을 듣고 마음을 고쳐먹고 억척같이 살기 시작했습니다. 또 어느 지역에 찾아갔더니 온 마을이 전염병으로 전멸한 것도 보았습니다. 한발 늦었던 것이지요. 그런 경험들을 하면서 ‘지금’ 죽음의 위기에 있으면서 나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일은 너무 늦습니다. 그래서 제 사전에 ‘다음에’라는 단어를 넣지 않으려고 합니다.

# 우리는 진이 빠지도록 힘들어도 괜찮다

선교는 주는 것입니다. 없는 사람에게 있는 것을 나누어 주는 것입니다. 우리가 가진 복음과 그로 말미암은 은혜를 나누어 주기 위해 선교를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넘치게 갖고 있는데 비참한 선교지의 영혼들을 보며 얼마나 더 은혜를 받고 도전을 받는단 말입니까? 우리는 가서 진이 빠지도록 지치고 힘들어도 괜찮습니다. 돌아와서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선교지의 영혼들은 어쩌면 인생의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를 갖게 되는 것인데 그들에게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겠습니까?

# ‘천국 같은 미국’ 아닌 진짜 천국은…

제가 미국에서 왔다고 하면 사람들은 “나도 천국 같은 미국으로 데려가 달라”고 말합니다. 그분들은 미국이라는 나라가 잘살고 크니까 그곳이 천국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미국보다 더 좋고 꼭 가야할 곳이 있다는 것을 모릅니다. 이 세상이 끝이 아니고 영원한 세계가 있다는 것을 다른 식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에게 우리가 가야할 천국, ‘보이지 않는 그 세계’를 가르쳐 주고 복음으로 그 확신을 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랬더니 사람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힘을 얻고 우리가 볼 때 자살을 수십 번도 더할 정도로 비참한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버티고 일어서는 것을 보았습니다.

박태수 선교사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일은 ‘개척선교’이다. 개척선교는 복음이 정확하게 전해지지 않은 지역에 가서 선교를 하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약 1만 2000종족이 있는데 그중 절반인 6400종족의 복음화율은 2% 미만이라고 한다. 이들이 미전도종족으로 불린다. 그리고 이 미전도종족들 가운데 절반 정도인 3400종족은 복음이 전해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누구도 가서 선교하겠다고 작정도 안 된 종족이다. 이들은 어쩌면 영원히 복음으로부터 격리되어 있을 종족이다. 개척선교는 주로 이 3400종족을 대상으로 한다. 선교사도 없고, 교회도 없고, 그리스도인도 없기 때문에 누군가 가서 처음 시작해야 한다.

박 선교사는 현재 CCC국제본부에 소속되어 이 개척선교를 주도하는 ‘마케도니아 프로젝트’의 세계대표로 일한다. 이 일을 위해 그는 1년의 절반을 선교지에서 보낸다. 이 프로젝트의 초대 세계대표였던 미국 새들백교회 마이크 콘스탄츠 선교수석 목사는 박 선교사가 중동지역의 장기선교사로 지원했을 때 “장기선교사로 가면 한 나라는 도움을 줄 수 있겠지만 더 많은 나라에서 도움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가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정중하게 말했을 정도로 박 선교사의 ‘일’은 나름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 박태수 선교사의 글은…

대학생일 때 선교사의 꿈을 품었더랬습니다. 하나님을 만난 인생이 가장 가치 있게 사는 길은 살아계신 하나님을 만나는 자리에 서 있는 것이라 믿었기 때문입니다.

저에게 그 자리는 ‘영적 프런티어’ 곧 복음의 최전선이라 여겨졌습니다. 그리고 그때 생각으로 복음의 최전선은 선교지였습니다. 가장 치열한 영적 전투가 벌어지는 그곳에서 저는 살아계신 하나님, 사도행전에서 일하시던 바로 그 하나님과 마주할 수 있으리라 여겼습니다. 박태수 선교사님은 제가 서고자 했던 바로 그 자리에 계신 분입니다. 제가 믿었던 대로 그곳은 살아계신 하나님을 시시각각 뵈올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박태수 선교사님으로부터 받은 편지 속에서 저는 사도행전의 그 하나님,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히 동일하신 그 하나님을 뵈었습니다. 하여 늘 깨어 있으라는 경고와 더불어 게으른 영적 세포들을 깨워주는 우리 시대의 사도행전을 읽는 듯합니다.


박명철 기자
사진제공=홍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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