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람들의 연봉을 받고, 독일 사람들처럼 일하고, 영국 집에 살면서 프랑스 요리를 먹고, 일본 여자를 아내로 맞아 사는 인생이라고 한다. 반면 가장 불행한 삶은 북한 월급을 받고, 한국 사람처럼 일하고, 일본 집에 살면서 영국 음식을 먹고, 한국 남자를 남편으로 맞아 사는 인생이라고 한다.

요즘 참 살기 힘 든다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온다. IMF때보다 더 어렵다고들 난리다. 대학을 졸업해도 직장을 갖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렵다. 그러니 인정도 메말라가고 우리 모두의 삶도 빈곤해지고 있다. 행복하고 풍요로운 삶 자체가 우리와는 거리가 멀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그래서 어떤 삶이 진정으로 행복하고 풍요로운 삶일까, 고민하게 된다.

어떤 글을 보니 행복한 삶과 풍요한 삶의 재미난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그것은 미국 사람들의 연봉을 받고, 독일 사람들처럼 일하고, 영국 집에 살면서 프랑스 요리를 먹고, 일본 여자를 아내로 맞아 사는 인생이라고 한다. 반면 가장 불행한 삶은 북한 월급을 받고, 한국 사람처럼 일하고, 일본 집에 살면서 영국 음식을 먹고, 한국 남자를 남편으로 맞아 사는 인생이라고 한다. 여성을 존중하지 못한 우리의 전통적인 삶의 방식을 생각해 보면 한편으로 일리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정말 그러할까?

결단코 그렇지 않다. 비록 사회 경제적으로 다소 열악한 조건을 피할 수 없다고 해도 우리는 얼마든지 행복하고 풍요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다. 우리의 마음에 평강이 있으면 말이다. 물질이나 권력, 지식, 명예가 우리에게 평강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다. 물질은 탐욕을 부추길 수 있고, 권력은 긴장을 가져오며, 지식은 번뇌를, 명예는 허무감을 가져다 줄 수 있다.

우리가 진정 행복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기 원하면 마음에 평강을 누려야 한다. 그런데 평강은 마음먹기에 따라서 오는 주관적인 감정이 아니라 관계의 문제임을 알아야 한다. 인간은 ‘관계적 존재’다. 인간은 원래 절대자와의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 인간은 또한 이웃과의 관계를 맺고 살아가며, 자연과의 관계, 그리고 자기 자신과의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존재이다.

우리가 진정 행복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려면 이 관계에서 막힌 것이나 긴장감, 또는 원한관계가 생기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절대자와의 관계에서 화목하지 못하면 재물과 권세를 아무리 많이 소유해도 불안하며 궁핍한 삶을 살게 된다. 이웃과의 관계에서 막힌 것이 있으면 긴장감을 느끼게 되고, 만나기를 주저하고 피하며, 두려워진다.

인간은 또한 자연과 더불어 친화하며 자연과 함께하는 자연친화적인 삶을 살아가야 한다. 그래야만 삶이 풍요로워진다. 우리는 또한 자기 자신을 향해 열등감과 같은 부정적인 관점을 갖지 않아야 한다. 인간은 각자 조물주의 형상을 따라 지음 받았으며, 자연을 개발하고 문화를 발전시키고 자연을 보존하며 지속적으로 개발해 갈 수 있는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보배로운 존재이다. 이와 같이 인간이 맺는 관계 속에서 막힌 것이 없고 화목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때 평강을 누릴 수 있는 조건이 갖추어지게 된다.

그러나 관계 속에서 막힌 것이 없다 해서 우리에게 평강이 자동적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행복하고 풍요로운 삶을 영위하고자 하면 관계 속에 누림이 있어야 한다. 절대자와 더불어 화목하는 정도가 아니라 그 절대자를 내가 즐거워하고 누릴 때 우리에게 진정한 평강이 물밀 듯이 찾아온다. 이웃과의 관계에서 단순히 막힌 것이 없이 지내는 상태에서부터 한 단계 더 나아가 그 이웃을 즐거워하게 될 때 우리의 삶이 진정으로 풍요로워 진다. 이웃을 만날 때 그냥 지나치기보다 다정하게 건네는 인사 한 마디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 준다. 나 혼자만 즐기기보다는 이웃과 함께 더불어 나누며 살아가는 삶이 진정으로 풍요로운 삶이다. 자연을 즐기는 삶이 또한 풍요로운 삶이다. 흘러가는 구름 한 조각, 꽃 한 송이, 들꽃 하나도 예사로 지나치지 아니하고 멈추어서 감상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갖고 자신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 평강의 삶을 누릴 줄 아는 사람이다.

휴가철이다. 우리의 관계를 뿌리부터 열매까지 잘 살펴보는 계절이기를 기대한다.


김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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