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인 아들에게 요즘 가장 행복한 시간은 그가 지지하는 한 프로축구팀의 경기를 보기 위해 축구장을 찾는 시간입니다. 출전하는 선수들이 소개될 때 아이는 서포터스 회원들과 함께 열광적인 환호를 보냅니다. 선수들의 동작 하나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그들의 운동 스타일을 따라 하려 합니다. 그러나 선수들의 모습이나 구단의 운영방침이 제 마음에 그리 흡족하지는 않아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격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폭력을 쓰는 선수들이 있고, 비신사적인 행동으로 야유를 받기 십상인 선수도 있습니다. 선수들을 마치 ‘상품’인 양 인격을 도외시한 채 ‘거래’를 일삼고, 상대팀 서포터스들은 조금도 배려하지 않는 못된 구단의 행태들도 못마땅합니다.
그럴 때면 오랫동안 꾸어온 꿈 하나가 떠오릅니다.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축구팀, 구단은 선수들의 개인적인 발전을 구단의 발전과 함께 중시하고, 선수들의 플레이 하나하나가 신사적이며, 선수들의 삶 또한 나름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가진 팀, 그들의 경기를 보는 것으로도 아이들에게 삶이 무엇인지 교육할 수 있는 팀, 꼴찌를 하더라도 가장 팬이 많은 팀, 그러나 어느 팀도 쉽게 생각할 수 없는 실력을 갖춘 팀, 거기에 하나 더, 성경의 가르침을 삶과 경기와 구단의 운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반으로 고백하는 팀…, 그런 팀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상상이지요.
우리나라 프로축구리그를 K리그라고 부르지요. 그런데 N리그(내셔널리그)라는 실업축구리그도 있습니다. 이 리그에 소속된 팀 가운데 ‘안산할렐루야’라는 팀이 있지요. 선수들이 모두 기독교인들이고 운영자금 가운데 많은 부분이 교회와 기독교기업으로부터 나옵니다. 할렐루야 팀은 사실 프로축구가 처음 생기던 해 첫 프로팀으로 창단한 팀입니다. 그때는 국가대표 급 선수들이 대부분이었고, 여러 차례 우승을 하였지요. 그러다가 이 팀의 주 후원기업이 운영난을 겪으면서 오늘에 이른 팀입니다. 할렐루야 팀에게 그런 나의 꿈을 전하면 몽상가의 생각 쯤으로 탓해버릴까 두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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