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적 민족공동체 청사진 제시, 교육 문화 전반에 걸쳐 등대 역할

아프가니스탄에서 샘물교회 청년들이 탈레반 무장세력에 납치된 사건을 겪으면서 한국교회는 우울한 나날을 보내야 했습니다. 소중한 두 젊은이를 잃어버린 것도 슬펐지만 교회를 향하여 퍼붓는 온갖 욕설들 때문에 더욱 슬픈 시간이었습니다. 우리 안에 뉘우쳐야 할 부분이 없지 않고, 언제나 ‘선한 이웃’으로만 존재했다고 자부할 수 없더라도 이렇게 무자비한 비난을 받을 만큼 우리의 지난 세월이 형편없었을까, 생각하면 안타깝기도 합니다.
그래서입니다. 지난 세월 한국교회가 지나온 걸음을 한 장 한 장 넘겨봅니다. 얼룩지고 빛 바랜 책장들 사이로 유난히 빛나는 걸음들이 제 눈을 붙잡습니다. 때로는 숨어서 또 때로는 민족공동체와 더불어 웃고 울며 하나님의 선한 뜻을 펼쳐낸 아름다운 시간들입니다. 비로소 내 안에는 뚜렷한 ‘자신감’이 자리하기 시작합니다. 생색 내거나 오만한 자신감이 아닙니다. 한국교회의 뿌리를 발견하는 것이고, 그 열매를 통해 맛 본 소중한 추억들이며, 내가 또 하나의 한국교회로서 자리매김 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그것은 곧 자존감인 셈입니다.

# 내 안에 돋아나는 ‘자존감’

무엇보다 일찍 한국교회가 보여준 우리 민족공동체의 미래는 곧고도 맑았습니다. 한 시절 풍미하다 사라질 근시안적인 청사진이 아니라 자손대대 오래 이어갈 뿌리 깊은 청사진이었습니다. 일제로부터의 독립은 그 하나였고, 수준 높은 문화를 창달하고 세계공동체와 어깨 걸고 나아갈 희망의 사상들이 한국교회를 대지로 삼아 싹트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민족공동체가 한 걸음씩 나아갈 때마다 그 중심에서 한국교회는 묵묵히 제 자리를 지켜온 것입니다. 그 아름다운 하나하나의 증거들을 ‘한국교회 대표 브랜드’라는 이름으로 펼쳐내고자 합니다.
소외되어 주변에 머물렀던 우리의 이웃들, 그들에게로 먼저 뛰어가 그들에게 선한 사마리아인이 되고자 한 우리의 과거 또한 떠올릴수록 즐거운 일입니다. 물론 오늘 우리가 과거로부터 불러올 즐거움이 그 자리에 머물러 화석이 되도록 내버려두지는 말아야겠지요. 여성과 아이들, 가난한 이들, 양심을 지키다 고난 당하는 이들, 육체의 장애를 안고 외로이 힘겹게 살아가는 이들, 사회로부터 불편부당하게 대우 받는 이들, 시대마다 그 시대의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이들…. 한국교회가 이웃으로 그들 곁에 있었던 소중한 세월들이 그것입니다.
하나의 공동체가 그들의 꿈을 펼치기 위해 가져야 할 수많은 제도와 조직들이 있게 마련입니다. 새로운 세대에 더 나은 세상의 가치들을 가르쳐야 하며, 공동체 구성원들이 그 가치를 향유할 수 있도록 다양한 매체와 예술활동을 전개해야 합니다. 문학, 음악, 미술, 연극, 영화 등 다양한 장르에서의 예술활동과 교육활동이 그것입니다. 한국교회가 그 활동 가운데로 나아갔던 역사 또한 주목해야 할 우리의 자랑거리입니다. 기념하고 새겨두어야 할 지난 세월을 또 ‘한국교회 대표 브랜드’가 펼쳐낼 것입니다.
가족, 지역사회, 학교, 직장 등 한 개인이 소속된 공동체의 상처를 치유하고 나아가 그 공동체의 역량을 치켜세우려면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법이지요. 공동체를 세우기 위한 도우미의 자리에서 우리는 또 한국교회의 보이지 않는 손길을 발견합니다. 일그러진 공동체문화의 대안을 제시하고 치유와 회복을 돕는 그 보이지 않는 손길들이야말로 우리 주님이 세상에서 보여주신 일이며, 제자들에게 명령하신 일이기에 더욱 값진 것입니다.

#희망의 공동체 세워온 한국교회

‘한국교회 대표 브랜드’가 한국교회에 던지고자 하는 메시지는 다시 출발점에 서서 우리의 갈 길을 뚜렷이 하는 데 있습니다. 교회가 희망으로 남는 일, 거기 우리의 기획의지를 담으려는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평양 대부흥의 감격과 전통을 오늘에 이어가는 방식일 것이며, 밤하늘에 빛나는 수많은 십자가를 자랑스럽게 만드는 길이고, 또 세계 선교대국이란 한국교회의 내실을 우리 안에서 다지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한국교회, 아니 모든 성도들이 저마다 한국교회의 대표 브랜드로 남게 되는 길이기도 합니다.

박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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