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가 김용기 장로와 가나안농군학교 ]

탄생 100년 맞아 국제세미나, 기념출판물 제작 등 사업 전개
'근로·봉사·희생' 정신으로 국민의식개혁에도 큰 영향 끼쳐

“한 손에는 성경, 한 손에는 호미, 머리에는 겸손의 면류관을 쓰고 발에는 개척의 신을 신은 사람”이라 평가받고 있는 일가(一家) 김용기 장로. 탐욕과 이기심으로 가득하여 각박하고 불안한 오늘, 더욱 그리워지는 우리의 영원한 스승이다.

26세 청년 김용기는 일제치하 1935년에 동역자 여운혁과 함께 "조국이여 안심허라"고 써붙이고 이상촌운동을 용감하게 시작했다.
“일하기 싫거든 먹지도 말라”는 성경말씀을 가지고 근로 봉사 희생의 교육이념으로 가나안농군학교를 설립하고 평생 한국 땅과 한국인을 일깨운 일가 김용기 선생이 하늘나라 가신 지 20년이다. 세대가 바뀌고 그분의 나라와 민족을 향한 뜨거운 사랑과 열정, 가나안농군학교를 통한 농촌지도자 양성과 국민의식개혁에 끼친 엄청난 영향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그 소중한 역사가 땅에 묻혀가고 있다. 스승이 없는 민족은 흥할 수 없고, 정신적 유산을 간직하지 못하는 나라가 발전할 수 없다.

김용기 장로가 설립한 하남시 소재 제1가나안농군학교에는 지금도 "일하기 싫거든 먹지도 말라"는 돌비가 모든 사람들에게 말없이 교육하고 있다.
“땀 흘려 일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사랑의 공동체”를 주창하며 가나안농군학교를 설립하고 “근로, 봉사, 희생”정신을 통해 수많은 사람을 일깨우며 민족의 스승으로 80년을 살다 간 김용기 장로. 금년에는 그가 이 땅에 일구어놓은 가나안 농군학교와 그의 영향을 받은 이들이 일가선생의 정신과 사역을 계승하기 위해 ‘일가 김용기 탄생 100주년’ 사업을 시작했다.

이 사업을 위해 제1농군학교(교장 김평일 장로), 제2가나안농군학교(교장 김범일 장로)와 (재)일가재단(이사장 김상원 장로), (재)가나안복민회(이사장 김종일 목사), (사)세계가나안농군운동본부(이사장 김웅길 장로), 가나안신용협동조합(이사장 김태형 안수집사), 가나안동문회(회장 정영환 장로)를 비롯한 일가의 제자들과 뜻있는 이들이 모여 생각과 열정을 모으고 있다. 이 기회에 60여만명의 가나안농군학교 출신들을 찾아 큰 뜻을 계승해가는 동력을 모으기로 했다. 일가선생이 온 삶을 통해 보여준 바른 신앙, 대단한 감화력, 뜨거운 애국심, 그리고 따를 수 없는 개척정신은 아무리 강조해도 넘치지 않기 때문이다.

초유의 ‘농민장’ 장례

88년 8월, 일가선생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을 즈음, 당시 농협중앙회 한호선 회장이 “농촌발전에 이 어른 만큼 큰 영향력을 끼친 분이 없다. 우리나라 농촌근대화의 중시조로 이 어른을 모셔야 한다”는 뜻을 밝히고 일가선생의 허락을 어렵게 받아내 ‘초유의 농민장’으로 의미있게 치렀다. 한경직 목사(장례위원장) 조향록 목사 조용기 목사 정진경 목사를 비롯한 기독교계 어른들과 벽산그룹(김인득) 한국유리(최태섭) 현대그룹(정세영) 고려합섬(장치혁) 등 가나안농군학교에 직원들을 훈련시킨 기업체 대표들, 그리고 농협중앙회를 비롯한 전국의 농민단체 대표들이 장례위원이 되고 한호선 농협중앙회 회장이 집행위원장이 되었다. 고인의 “가능한한 검소하게” 해달라는 뜻을 받들었다고 한다. 장례를 주관한 농협중앙회가 대부분의 장례비용을 담당했고, 일부 장례위원들이 내놓은 비용까지 합해 5일간의 장례를 마치고나니 1천수백만원이 남았다.

일가선생은 일찍이 묘지 때문에 필요이상의 땅을 사용하는 풍토를 개선하기 위해 제2가나안농군학교 뒷산에 십자가 모양의 가족묘를 만들고 1평반이면 족하다고 교육해 왔고 본인도 이미 정해놓은 1.5평 자리에 안장됐다. 오랜 세월동안 이 가나안식 장묘문화는 산교육의 장이 되고 있다.

일가정신 계승하는 ‘일가상’ 제정

그때 장례위원들은, “이 땅에 작은 김용기가 많이 나타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검소한 장례로 남은 비용을 기초로 해서 뜻있는 이들이 성금을 모았다. 작은 깅용기로 살아가는 귀한 사람을 찾아 격려하는 ‘일가상’을 제정하기 위해서였다. 농협중앙회와 현대자동차가 각각 1억원씩을 내놓았고, 많은 분들이 성금모금에 참여하여 (재)일가재단 설립의 기초가 되었다. 일가선생 1주기가 되던 때 ‘일가상 제정’을 발표했고 89년부터 지금까지 매년 이웃과 사회를 위해 헌신하며 살아가는 분들을 찾아 ‘일가상’을 주고 있다. 또한 그때부터 지금까지 일가재단은 근로 봉사 희생정신을 이어가는 뜻있는 이들의 연대와 생각을 공유해 가는 소통의 자리로, 매월 넷째 토요일에 조찬모임을 갖고 건강한 사회를 지탱해 가는 에너지를 공급하고 있다.

'일가와 가나안이상촌 운동' 발간

일가100년 기념 첫사업으로, 림영철 박사(평택대 명예교수)가 “일가 김용기와 가나안 이상촌 운동”이란 방대한 집필로 금년 2월 출간했다. 79년도까지의 기록이기도 한 이 출판의 후속작업을 통해 88년 일가선생이 떠나시기까지 가나안농군학교의 모든 사역과 정신을 완성하여 묻혀있는 역사를 정리할 계획도 갖고 있다.

또한 일가선생의 저서 11권은 다시 찾기 어려운 정신교양서이기 때문에 그것을 정리해서 금년에 “가나안으로 가는 길”과 “그분의 말씀을 따라” “이렇게 살 때가 아닌가” 세 권을 재출간한다.

‘청년일가상’ 제정

‘일가상’이 이미 이룬 삶에 대한 평가로 주어지는 본상이라면, 청년일가상은 진행형의 활동가를 찾아 격려하고 또 동역하게 하는 새로운 형태의 상이다. 100주년을 기념하여 새로 제정한 이 '청년일가상'을 통해 일가재단의 체적이 한층 넓어지고 단단해질 것이라 기대된다.

오는 9월 100주년 기념주간 행사

일가선생의 탄생일인 9월 첫 토요일에는 매년 일가상 시상식이 있어왔다. 금년에는 그 100년을 기리기 위해 한주간을 기념주간으로 정하고, 일가사상 국제세미나, 100주년기념식, 일가상과 청년일가상 시상식, 가나안 총동문회를 이어서 가질 예정이다. 또한 저서 3권의 기념출판과 함께 일가선생 다큐멘터리 제작과 자료 모음집도 준비하고 있다.

한 사람의 결단과 헌신으로 이 땅에 뿌린 씨앗의 열매가 더욱 풍성해질 수 있게 하는 것은 남은 자들의 몫이다.

(재)일가재단 www.ilga.or.kr
제1가나안농군학교 www.kor-canaan.or.kr
제2가나안농군학교 www.wcm.or.kr


박에스더 기자 salguggo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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