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에 띄는 신간▶ ‘기묘한 목격담’ ]

“강태훈 군이 녹취한 그대로를 여기 옮긴다. 대화 내용은 100퍼센트 가감 없는 진실이며, 사이사이 적인 지문은 서문에서 밝혔듯이 강태훈 군의 증언과 자료 내용을 토대로 정리한 뒤 당사자의 코멘트에 따라 보완한 내용이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우리가 느꼈던 충격과 감동이 고스란히 전달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_‘기묘한 목격담’ 서문 중

‘기묘한 목격담’, 제목만큼이나 정말이지 기기묘묘한 책 한 권이 나왔다. 장르는 소설이란다. 표지를 넘기니 작가가 ‘강태훈 군’으로부터 직접 받은 메일이 첨부되어 있다. 실화를 표방한 ‘리얼소설’인가도 싶었다. 다시 몇 장을 넘기니 ‘녹취 원고 전문’이라며 난데없이 극 대본이 나타났다. 안되겠다, 일단 자기소개서를 본 후 정체를 분명히 짚고 이야기를 시작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미스터리 소설과 희곡적 구성을 띤 독특한 형식의 기독교 변증서.”

책 표지에는 이러한 설명이 큼지막하게 쓰여 있다. 말하자면 소설과 희곡 그리고 기독교 변증서의 교집합이라는 것인데, 각각의 독립적 영역을 버무릴 생각을 누가, 왜 했을까?

저자 김수경 작가. 김 작가의 이력을 살피면 이 책이 탄생한 이유가 보인다. 김 작가는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후 ‘복음은 싸구려가 아니다’(두란노),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이상 규장) 등을 펴내며 신앙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했다. 그 후 1999년에는 뮤지컬로 활동무대를 옮겨 ‘오 마이 갓스?’ ‘더플레이’, ‘루카스’로 수많은 관객을 웃기고 울렸다. ‘제8회 뮤지컬대상 극본상’을 수상하며 뮤지컬계에서 자리매김했지만, 김 작가의 글을 쓰고 싶은 열망은 더해만 갔다.

“국문학도로서 짧은 글이나 무대 위에서 수정 · 보완이 가능한 극본이 아닌, 잘 완성된 장편 하나를 쓰고 싶었어요. 읽지 않고는 못 배길 만큼 재밌는 소설 말이에요.”

재밌는 소설을 쓰기로 한 후 선택한 내용이 그 읽기도 힘들다는 기독교 변증이라니! 그러나 김 작가에게는 무엇이 진리이며, 무엇이 생명인지에 대해 누구보다 재밌고 신선하게 풀어낼 자신이 있었다.

‘기묘한 목격담’에는 인류 역사를 좌지우지한 종교의 창시자(석가모니), 위대한 석학(찰스 다윈), 이론가(마르크스), 그리고 예수가 살아 돌아와 40명의 배심원에게 심판을 받는다는 내용이 희곡처럼 펼쳐진다. 이 들 중 1명은 인류를 위험에 빠뜨렸다는 죄 몫으로 배심원이 사형시킬 수 있으며, 또한 이 네 명은 40명의 배심원 중 1명을 ‘인류를 대표하는 죄인’으로 지목해 사형시킬 수 있다.

김 작가는 공격과 방어, 반격이 이어지는 흥미진진한 상황 속에 기독교 변증을 독자가 알기 쉽게 녹여 두었다. 그러니 ‘변증’ 이라는 말에 지레 겁먹을 필요가 전혀 없다. 초심자라도 흥미로운 소설 속 이야기에 귀 기울이면 어느덧 기독교 세계관을 이해하게 될 테니….


박성희 기자

기묘한 목격담
김수경 지음, 사랑플러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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