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버지니아의 감옥에 수감된 어느 죄수의 이야기입니다.
추수감사절이 되면 감옥에 있는 그들의 식탁에도 진수성찬이 올랐습니다. 그는 해마다 감사절의 식탁 앞에서 감사의 기도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해인가 그는 자신의 감사기도에 대해 회의가 생겼습니다.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굶주리며 살고 있는가? 그런데 살인자로 수감되어 있는 나 같은 놈에게 쟁반 가득 담긴 진수성찬이라니….’
죄책감과 부끄러움으로 그는 앞에 차려진 쟁반을 물려야 했습니다. 바로 그때였습니다. 죄수 가운데 한 사람이 식탁을 대하면서 “최고의 식사야, 음식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고생을 했을까?”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그는 번뜩 한 가지 깨달음이 생겼습니다. 지금까지 그는 자신이 감사절 음식을 받을 자격이 없다는 생각만 했을 뿐 음식을 차린 사람의 마음에 대하여는 무관심하였습니다. 요리사는 아마 감사절의 식탁을 준비하면서 그 식탁을 받을 사람에 대해 자격이 있거나 없거나 하는 것을 구별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요리사는 기쁨으로 감사절의 식탁을 준비했을 것입니다.
그것은 마치 하나님께서 사람을 사랑하는 방식과 같았습니다. 아무 자격을 갖추지 않았음에도 하나님의 은혜는 해와 비처럼 온 땅에 충만합니다. 그를 사랑하신 하나님처럼, 요리사는 감사절의 식탁을 준비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에게서 감사절의 식탁은 곧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아 지금 그의 앞에 차려진 것이었습니다.
세상 살면서 늘 생각해야 할 것 하나는 이것 곧 ‘나의 자격 없음’일 것입니다. 무엇 하나도 나의 자격으로 받아 누릴 수 있는 것은 애당초 없었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사는 것이지요. 우리가 세상에서 누리고 또 누려야 할 하나님의 은혜는 결국 나의 자격 없음을 깨닫는 데서 출발한다는 사실입니다. 누군가 자신의 아이디를 ‘가을, 그 맑은 침묵’이라 하였습니다. 그 흠 없는 가을 하늘을 보며 자격 없는 한 인생이 할 일이란 어쩌면 침묵하는 일밖에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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