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물어볼게요.” 그러면서 목사님은 특별한 문제 하나를 냅니다. “만약에, 진짜로 만약에, 가룟 사람 유다가 병에 걸렸다고 합시다. 정말이지 죽을병에 걸렸다고 생각합시다. 그래서 예수님께 와서 고쳐달라고 애걸했다고 합시다. 그러면 예수님은 가룟 유다의 병을 고쳐주셨을까요? 아니면 고쳐주지 않으셨을까요?”

좀 황당한 질문입니다. 머뭇거리는데 목사님은 저를 지목하여 대답해 보라 하십니다. “고쳐주셨겠지요?” 얼떨결에, 그렇지만 예수님이 다른 누구도 아닌 제자의 병을 안 고쳐주실 리 없으리라 여겼으므로 그리 대답합니다. 목사님은 빙그레 웃습니다.

“정말 그랬을까요? 만약 제가 예수님이라면 고쳐주지 않았을 거예요.” 무슨 말씀인가, 갸우뚱하는 저에게 목사님은 계속 말씀하십니다. “언젠가 예수님은 가룟 유다에게 태어나지 않았으면 더 좋았다고 말씀하셨지요. 예수를 팔고 피를 토하며 죽어갈 유다가 마음 아플 정도로 불쌍하셨을 것입니다. 그런 유다의 운명을 꿰뚫어보시는 예수님이라면 유다가 차라리 병들어 죽어가는 게 나으리라 여겼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목사님은 그러므로 새해 365일을 주신 하나님께 마땅히 감사하는 우리의 고백에 대해 전제를 두고자 하셨습니다. 가룟 유다 같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입니다. 그래야만 새해 365일을 주신 하나님께 진정으로 감사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목사님은 계속해서 신명기 11장, 하나님이 모세를 통해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신 말씀을 되새기십니다.

“너희가 들어가서 차지할 땅은 이집트 땅과 다르다. 이집트에서는 채소밭에 물을 줄 때처럼 씨를 뿌린 뒤에 발로 물을 댔지만, 너희들이 건너가서 차지할 땅에는 산과 골짜기가 많아서 하늘에서 내린 빗물로 밭에 물을 댈 것이다. 하지만 내가 몸소 돌보는 땅이고, 나의 눈길이 해마다 정초부터 섣달 그믐날까지 보살피는 땅이다.”

새해가 사람들의 생각처럼 형통하기만 하지 않을 테지만 그럼에도 하나님의 사람들에게 새해는 하나님께서 때에 따라 필요한 것을 공급하시며 돌보실 것이라는 복된 메시지였던 것입니다. 이 메시지를 독자 여러분들께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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