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물]

독일이 통일되기 전 동독의 라이프찌히 시내 니콜라이교회에서는 월요촛불기도회가 열렸습니다. 그 촛불이 차츰 늘어나서 도시의 광장을 가득 메우게 되었을 때 동독과 서독의 통일이 이뤄졌다고 합니다. 물론 역사는 소련과 동구의 붕괴로 말미암아 독일의 통일이 이뤄졌다고 말하지만, 그 배후에서 끊임없이 기도로 준비하던 하나님의 사람들을 우리는 결코 놓칠 수 없습니다. 역사가 한 걸음 진보하기 위하여 하나님의 사람들이 얼마나 준비되어야 하는지를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10월 3일, 수많은 사람들이 개천절 휴가를 즐기고 있던 그 시간, 종로5가 기독교회관에서는 복음으로 우리 민족이 통일되기를 기도하는 사람들이 함께 모였습니다. 스무 명 남짓 되는 모임이었으나 그들의 소망은 앞으로 10만 명을 향하였습니다. 기도의 끈을 넓게 넓게 펴는 일입니다.
그들뿐이 아닙니다. 여성들이 모여 기도하는 모임이 있고, 청년들이 모이는 모임이 있으며, 통일문제를 연구하는 학자들의 기도모임도 있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통일기도모임은 일주일 내내 어디선가 열리고 있는 셈입니다. 통일은 어느 날 갑자기 뚝 떨어지지 않는다는 걸 그들은 늘 강조합니다. 어디선가 통일을 꿈꾸며 기도하는 사람들이 일어설 때 그만큼 통일은 이루어진 것이랍니다.

통일의 시간이 단지 몇몇 정치인들에게 달려 있다는 생각도, 강대국들의 패권적 판단에 달려 있다는 생각도 모두 그들에겐 하찮아 보였습니다. 그들은 말합니다. 여전히 우리가 준비되지 않았을 뿐이라고 말이지요. 이 땅에서 온 맘으로 기도하는 성도들이 가득 세워지기 전에 결코 완성된 통일은 없을 것이라고, 아니 그런 통일은 오히려 재앙일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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