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커스’라는 열대어를 아세요? 열대어의 왕이라고들 하지요. 아마존이 원산지이지만 요즘은 인공으로 부화됩니다. 그러기 전에는 너무나 비싼 고기였지요. 지금도 민물 열대어 중 가장 값이 나가고, 먹이도 특별한 것만 먹기 때문에 때로는 굶어 죽기도 합니다. 모양은 디스크처럼 납작하여 ‘디스커스’라는 이름이 붙었지요. 저는 수년 전 IMF 때 수족관을 경영하는 환자 한 분으로부터 이 물고기를 구입한 것이 계기가 되어 디스커스와 처음 만났습니다.
며칠 전 이 녀석이 새끼를 수십 마리나 낳았습니다. 어미는 ‘블루 다이아몬드’라는 개량종인데, 빛나는 연한 청색이 아름답습니다. 반면 새끼들은 좁쌀 만한 것이 갈색을 띱니다. 언뜻 보면 저것이 어떻게 어미처럼 성장할까 싶습니다. 그렇지만 반드시 어미처럼 푸르고 아름다운 블루 다이아몬드로 성장해 갈 것입니다. 왜냐면 분명히 그 어미가 낳은 새끼기 때문이지요. 수컷은 주위를 맴돌며 새끼들과 암컷을 지키는데, 다른 디스커스가 접근하면 매섭게 공격합니다. 한번은 수족관을 닦는데 적으로 오인한 수컷이 쿵 소리가 날 정도로 유리에 부딪치며 공격을 해왔습니다. 부화하기 전에는 알을 교대로 지키는데 아무리 맛있는 먹이를 줘도 절대 두 마리가 동시에 알을 떠나는 법이 없습니다. 디스커스 어미의 몸에서는 또 유즙이 분비되어 새끼들이 어미의 몸에 붙어 다니며 먹고 자랍니다. 어미가 좁쌀 만한 새끼들을 이끌며 유영하는 모습은 참으로 장관입니다.
요즘 이혼하는 부부들은 서로 아이를 맡지 않으려고 한다지요? 우리에겐 참 낯 선 엄마 아빠의 모습입니다. 믿지 않으실지 모르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배고파 우는 아이를 위해 사람들이 있는 시내버스에서도 젖가슴을 턱 내놓고 아기에게 물리는 어머니들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그런 풍경이 결코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그 따스한 젖가슴을 물고 있을 때 아이들은 가장 평화롭게 잠들었습니다. 디스크스가 새끼를 돌보듯 인간도 제 자녀를 돌보는 것이 하나님의 마땅한 뜻입니다. 그런데 인간만이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는 창조물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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