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 탁구 여자 단체전에서 동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대한민국 선수들은 함께 얼싸안고 기뻐하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거기 당예서도 있었습니다. 귀화한 체육인으로선 첫 올림픽 메달리스트입니다. 당예서의 눈에도 같은 눈물이 흘렀지만, 그녀의 눈물은 많은 의미들이 녹아내리는 듯했습니다.

여자 탁구 국가대표선수만 50명이나 된다는 중국에서 국가대표 명단에 올라 함께 연습하였으나 한 차례도 국제대회에 나가보지 못한 그녀였습니다. 그녀의 절망을 함께 아파한 사람이 자오즈민입니다. 자오즈민은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에서 중국 대표로 출전해 금메달을 따고, 우리나라의 안재형 선수와 결혼하여 한국인으로 새 인생을 살아온 선배이지요.

당예서가 자신의 새 탁구인생을 선택한 뒤 한국으로 귀화하기 위하여 겪은 마음고생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다행히 그녀 곁에서 격려하고 위로해준 친절한 한국인들 덕분에 5년 뒤 당예서는 귀화 절차를 마쳤고, 올림픽 선발경기를 치렀으며 마침내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아마 그녀의 눈물 속엔 그 오랜 시간의 고난이 한꺼번에 밀려왔을지 모르겠습니다.

제게 다른 기쁨은 당예서의 스매싱이 작렬할 때마다 함께 환호하고 대한민국을 외치던 우리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 순간 당예서는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의 한 사람이었지요. 어떤 피가 흐르든, 어떤 색의 피부를 가졌든, 어디에서 태어났든, 어떤 종교를 믿든 그가 대한민국 공동체의 한 사람인 이상 우리는 그에게 박수치고 얼싸안을 수 있다는 희망을 발견한 것이지요. 어디 음악이나 체육뿐이겠어요? 우리가 가진 모든 가치들은 이미 국경을 넘어선 것, 아닐까요?

 우리 더 힘껏, 그녀의 귀에 더 익숙한 말로 응원해주기로 해요.
짜요우! 당예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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