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 밤, 뒤척이면서 잠이 들다 보면 이런 저런 꿈을 꿉니다.
꿈이란 게 잠을 깨고 나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이 나는, 내겐 특이한 꿈이 있습니다.
어느 날 빛이 너무 눈부셔서 집 안으로 들어갔더니 거기도 빛이 있고
그래서 한참을 도망가서는 빛을 피한 줄 알고 겨우 안심을 하려는
순간 너무도 밝은 빛이 집 안이고 밖이고 모든 곳을 비추는 겁니다.
꿈속이었지만 ‘내가 그 빛을 피할 곳은 없겠구나’ 하는 것을 느꼈지요.
그건 십자가의 빛이었습니다.

예수님의 계명을 알아가는 처음엔 그 일이 즐겁지를 않았어요.
아무도 모르던 내 모습들이 그 분 앞에 드러나기 시작했거든요.
나 스스로를 선하게 여기고 살아왔는지 난 아무 허물도 없는 줄
알았는데 모르던 죄와 허물이 드러나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
죄가 없는 것이 아니라 어둠 속에서 보이지를 않았던 것이었습니다.

그 분의 빛 앞에 선 내 모습은 부끄럽기 짝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내 죄를 드러내심은 날 부끄럽게 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죄인은 천국에 들어갈 수 없기에 깨끗하시려는 과정인 걸 알았지요.
내 죄를 고백할 때 예수님은 모두 용서해 주셨어요.
내 모든 죄를 고백하고 사하심을 받고서도 나는 여전히
죄의 습성과 행위에 연약하게 노출이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겐 날마다 예수님의 은혜가 필요하지요.

습한 장마철에 집 구석구석에 피는 곰팡이처럼 때론 죄가
안 보이는 것도 같으나 예수님의 빛은 비추지 못할 곳이 없으시고,
오래 묵은 습관처럼 벗어나기 힘들 것도 같으나 이미 날 선택하신
예수님의 사랑은 세상 끝 날까지 의의 길로 나를 인도하실 것을 믿어요.
처음엔 피해 다녔지만 이젠 작은 것 하나도 다 그 분 앞에 내어 놓지요.
예수 믿으세요. 예수님은 우리의 죄를 깨끗하게 하시는 빛이십니다.

이종혜

저작권자 © 아름다운동행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