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혜 선생님이세요?” 웬 낯선 총각의 목소리. “저 주호예요.”
처음 담임을 맡았을 때 끊임없이 말썽을 부려 날 너무도 힘들게 했던,
그러나 내 사랑과 관심이 필요했기에 미워할 수도 없던 녀석이었어요.
어느 날인가 일을 또 저질러 지친 마음에 이젠 그냥 가라고 했는데,
교실을 떠나지 않으며 끝까지 제게 맞고 가야겠다 하기에
때리며 함께 울던 기억이 나요.

결혼 전, 남편을 처음 만나던 날 주호 이야기를 해 주었어요.
그 날은 그 녀석 생일이었는데, 어려운 가정 형편임을 알아
케이크를 사주었더니, 이런 거 받으면 아빠께 혼이 날 텐데 하며
들고 가면서도 근심을 하는 뒷모습에 눈물을 감출 수 없던
드라마 같은 기억을 남겨 준 주호...

가르치는 일이 10년이 되도록 아직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매일 헤매는 제가 한심하게 느껴지는 요즘이었어요.
많은 사랑을 주지 못했던 주호를 생각하며,
내 사랑이 필요한 아이들을 후회 없이 사랑하고 싶어졌지요.
목사님께서 ‘선한 말’이 곧 생명나무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사랑의 말, 칭찬의 말을 아이들에게 하려고 노력해요.
사랑한다면 악악 소리를 지릅니다. 징그럽다나요.
그런데 아이들의 얼굴은 이미 평안과 즐거움으로 가득해요.
사랑과 칭찬의 말을 들을 때마다 아이들의 영혼이 살아나는걸 보면서
선한 말이 정말 생명나무구나 하는 걸 확실히 깨달아요.
이렇게 표현하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말씀을 통하여 천국의 언어들을 배우고 있는 중이지요.

사랑하는 이여, 예수님 믿으세요.
그대의 말이 생명을 주는 천국의 언어로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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