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지 않은 담임목사실에 있을 때 노크도 없이 아이들이 들이닥칩니다. 아이들은 “어 목사님 계시네?” 하더니 “안녕하세요. 목사님 저희들, 여기서 공과공부 해야 하는데요?” 합니다. 비켜달라는 이야기입니다. 마치 자기들 방 같습니다. 목사님도 아무 말 없이 “아 그러니? 어서 들어와라. 나 금방 나갈 거야” 하십니다. 당연한 듯이 아이들의 요구에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는 담임목사님입니다. 꽤 오래 전에 어느 교회에서 만난 광경입니다. 꽤 오래 전에 어느 교회에서 만난 광경입니다. 여느 교회와 다른 풍경이었지요. 목사님은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생각해 보세요. 가령 집에서 아이들이 친구를 데려왔다고 칩시다. 자기 방이 복잡해서 그러니 아빠가 잠시 자리를 비켜 달라 하면 어떻게 하겠어요? 안 된다고 버티고 있을 건가요? 그렇지 않을 거예요. 심지어 아이가 공부방이 부족해서 아빠 방에서 숙제를 해야 한다는데 아빠란 사람이 내 방엔 아이들이 들어오면 안 되는 방이다, 그러면서 문고리를 잠그겠습니까? 정상적인 부모라면 그럴 수 없겠지요. 마찬가지입니다. 교회는 아이들이 큰 소리 쳐도 아무런 거리낌 느끼지 않는 가정 같아야 해요. 그러니 교회학교 아이들은 모두 우리 교회의 아이들이지요, 저의 자식이나 다름없습니다. 가정에선 괜찮은 행동들이 교회에선 버릇없는 행동으로 내몰려선 안 되는 아닐까요? 우리 교회 아이들은 배고프면 제게 와서 빵 사먹겠다고 돈까지 달라고 합니다. 아빠처럼 생각하기 때문에 그러겠지요? 교회에서 이렇게 자신만만해 하는 아이들을 보아야 해요. 나는 이런 아이들이 우리 교회에 있다는 게 도리어 자랑스럽습니다.”

어린이주일을 또 맞으며, 모든 교회들이 아이들에게 집처럼 편한 공간이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아니 교회 아이들을 내 자식처럼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아이들로 넘쳐나는 교회들이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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