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시간여행자로 산다는 것매 순간이 새로운 시간이지만 새해의 이름으로 펼쳐질 날들을 새롭게 조망해보는 1월에 셰익스피어, 괴테와 함께 유럽 문학의 거장으로 불리는 단테의 을 펼친다. 거기엔 중세에 고뇌하며 앞섰던 깨달음이 지금의 삶뿐 아니라 그 너머도 비추는 ‘빛’이 있다고 하기에.“인생길 반 고비에 길을 잃고 어두운 숲에 있었다.”어디서 언제 맹수가 나올지 모르는 깊은 숲을 지나려니 두려움이 몰려온다.그때 돕는 이가 찾아와 힘과 용기를 주는 말로 다가온다. 단테의 에서 지옥에서 연옥, 천국의 문 앞까지 단테를
특집 : 시간여행자로 산다는 것“인생은 힘껏 달려가 다음 주자에게 배턴을 넘겨주는 이어달리기의 선수와 같다.”시간여행을 떠난 이들은 이제 막 시간여행을 시작하는 이들을 만나게 된다. 자녀라는 이름의 시간여행자, 신입사원, 새로운 교회 교인,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들 등 수많은 이름의 시간여행자를 만나게 된다. 그들에게 어떤 말을 해주며, 어떤 배턴을 넘겨주면 좋을까.서울신학대학교 명예교수(신약학)이자 노숙인 섬김을 위한 길벗교회를 개척해 명예목사로 섬기고 있는 김희성 교수는 특별한 시간여행자를 만난 이야기를 전해준다.서른여덟에 결혼
일기를 읽게 되다오래전에 쓴 일기를 다시 보는 기분은 어떨까?아버지가 쓰신 일기장이 우리 세대가 지나면 쓰레기로 사라질 것이기에 중요한 부분들을 정리해놓겠다는 의도로 시작된 작업이, 평생 쓴 내 일기와 아내의 일기에까지 옮겨 붙었다. 대부분 일기는 써놓고 다시 읽어보지 않은 것들인데, 이제 보니 이런 일이 있었나 기억나지 않는 사실들이 많았고, 어렴풋이 기억나는 것과 일기에 쓴 것보다 더 또렷하게 기억하는 것도 있었다.아버지의 일기, 아내의 일기아버지의 일기는 한자(漢字)가 많고, 그것도 약자나 흘려쓰기로 되어있어 읽기에 애를 먹었
특집 : 오, 늘 크리스마스 붉은 꽃밭을 만나다지난 달 10일 서울 슈페리어갤러리에서 열린 ‘문화 예술로 전달하는 우크라이나 인도적 지원 위한 연합 포럼’. 갤러리에 들어서자 공간 한편이 온통 붉은 꽃밭이다. 노랑과 파랑 우크라이나 국기 색을 상징하는 종이상자 속에 겹겹이 붉은 카드가 들어있어 전체적으로 입체적인 운율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 작품은 무엇을 표현한 것일까. 설치미술작가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전병삼 작가(사진)는 전쟁으로 인한 아픔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위해 만든 작품이라고 밝혔다. 작품 제목은 ‘리드림(R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크리스마스만 같아라”는 말로 12월을 열어보고 싶다. 그러려면 모두가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그 경험을 만드는 준비가 ‘오늘’ 있어야 한다.특집 주제를 ‘오, 늘 크리스마스’로 정한 이유 역시 마찬가지이다. 크리스마스 캐럴만 들려와도 마음이 벅차오르고, 행복해지는 사람들에게 매일 오늘이 크리스마스 같기를, 오! 늘~ 크리스마스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이미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그 이야기를 실었다. 매일 빵을 구워 등굣길 아이들에게 아무 조건 없이 나눠주는 제빵사,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 제
특집 : 오, 늘 크리스마스오늘 살이“삶의 궁극적인 의미는 어디에 있는가. 바로 오늘 살이에 있노라. 너무 내일만 허망(虛望)하다가 오늘을 무료히 보내게 되면 이것은 나지도 않은 용마를 꿈꾸다가 집에 있는 망아지까지 먹이지 않는 것과 같다. 산 것은 사는 때에 살 것이라.”최남선이 창간한 잡지 에 기고한 다석 유영모의 글이다. 제목은 ‘오늘’. 삶의 의미는 오늘을 사는데 있다는 그의 생각이 마음을 울린다. 모두가 앞만 보며 사는 세상이라, 내일 잘 될 것을 꿈꾸며 오늘을 희생하는 삶이라 그렇다.오늘 살이에 최선을 다하는 행복
특집 : 오, 늘 크리스마스‘사랑’ 때문에 삭막한 이 땅에 오신 예수님, 그날을 기억하는 크리스마스.그 사랑을 따라 하고 싶어 사랑의 진정함을 생각해본다. 마음 내키는 대로 다가가는 것이 아닌, 덜 이기적인 사랑을 하고 싶어서다.사랑은 삶의 장기 목표인가우리는 ‘남에게 도움을 주며 배려하는 모습으로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아이를 키우면서 그렇게 말하지만, 막상 시간 내에 해야 할 일-일어나기, 숙제, 정리 정돈, 집안일 등 단기 목표 앞에선 다그치고 위협하게도 된다. 이것은 우리가 장기적으로 익혀야 할 사랑, 배려의 자세와
특집 : 오, 늘 크리스마스대한적십자사에서 주관하는 심폐소생술(CPR) 교육과정에 실제로 참여해보았다. 이론 2시간, 실습 2시간, 총 4시간으로 구성된 교육과정에 참여하기 위해 젊은 20여 명의 수강생들이 대기하고 있었다.28세 여성에게 참여 동기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이번 10?29 참사 이후에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이나 지인뿐 아니라 누군가가 생명이 위급할 때 도우려면 심폐소생술을 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요즘 심폐소생술을 자세히 설명해주는 여러 영상들이 올라와 있지만 머리로 아는 것과 실제로 몸으로 익
“내가 잘 살고 있는 줄 알았어요.”하루를 바삐 살던 회사원 A씨는 ‘바쁜 것이 옳다’ 여기며 바쁘지 않은 이들을 보면 속으로 ‘게으르다’고 흉까지 봤다. 그러던 어느 날, 병이 찾아왔다. 급하게 찾은 병원에서는 ‘그동안 잘못 살았다. 그렇게 살면 건강이 이렇게 망가진다’라고 말해주었다.뭐가 잘못된 걸까. 열심히 살았는데, 바쁘게 살았는데…. 억울한 마음이 어느 정도 가라앉자 삶을 되짚어보았다. 뒤돌아보니 바쁘다는 이유로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간 좋은 사람들과의 관계, 좋은 순간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그러지 말걸.B씨는 그릇 모으기가
학창 시절을 노래하며 즐기는 데에 소비한 사람이 있었다. 그 속에서 노래와 인간관계를 배우며 즐겁게 살았지만, 공부를 소홀히 하는 게 늘 죄책감으로 있어 종종 후회의 감정을 느끼곤 했다. 그 후회의 본질이 뭐였을까. 남들은 ‘어릴 때 그렇게 지낸 게 어때서’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학습자로서 불성실하고 공부에 정직하지 않은 태도는 자신이 아는 공허함이었다. 되돌릴 수 없는 안타까운 시간….그 후회의 절실함은 직장을 다니면서 새로워질 기회가 되었다. 주어지는 과제를 시간 내에 해내기, 약속 잘 지키기, 부지런히 움직이기.이 사람은 그렇
암환우와 다음세대 돕기 위해 시작한 운동…12년간 무료교육딸이 남긴 숙제꽃같이 예뻤던 스물다섯 살의 딸이 암 투병 중에 이 땅을 떠났다. 짧은 생을 마감하며 아빠 품에 안긴 채 힘겹게 건넸던 마지막 말은 “하나님, 감사합니다” 였다.새벽녘, 잠이 깨면 여지없이 아이를 그리워하는 마음에 아내 몰래 입을 막고 숨을 죽이며 눈물을 흘렸던 시간들이 많았다.그러나 멈춰있지 않았다. 딸의 “감사합니다” 그 한 마디를 기억해 힘을 냈다. 그래서 딸이 남긴 숙제를 하기로 했다. 무엇이 문제였는지를 돌아보았다. 암 초기 판정을 받고 수술, 항암치료
어려운 이웃 자활 돕기 위해… 청년들 재정교육에 나서과거의 맹세를 기억하다외국계은행을 다니며 넉넉한 급여와 좋은 집, 일에 대한 성취감 속에서 자족하며 살아왔던 은행가가 있었다. 실적 덕에 해외 곳곳에서 그를 필요로 했고, 그렇게 세상이 자신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20년 가까이의 세월을 살았다.“행장님, 큰일 났습니다. 캄보디아 내전이 터졌습니다. 공항도 다 파괴된 상황입니다.”다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1996년 캄보디아에 은행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었는데, 인도네시아에 출장 갔던 사이 캄보디아 내전으로 인해 폭격이 시작된 것. 직원과
한숨 나오는 우리 역사. 함석헌이라는 이름을 세상에 알린 첫 작품이자, 여러 번의 개정작업을 거쳐 지금도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 00선’에 항상 포함되는 책이다. 1920년대 후반부터 30년대 초반까지 지우들과 나누었던 내용을 에 실었고, 그것을 책으로 엮었다.당시 일제의 사나운 눈초리 속에서 발행되었는데, 민족의식을 고취시키는 부분은 강제 삭제당한 채 내야 할 때도 부지기수였다. 그러나 그 영향력만큼은 어느 기독교 잡지보다 강력했다. 전국각지의 신앙인, 교회지도자들이 애독했는데, 전라남도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10월의 마지막 날만 되면 온 곳에서 가수 이용의 이 울려 퍼진다. 1982년 곡인데도 여전하다. 사람들은 왜 그 노래를 부를까. 한 해가 저물어가는 무렵, 쓸쓸한 가을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즈음 한 해를 돌아보며, 살아온 인생 속 수많은 관계들을 되새기도록 하기 때문인 걸까.사실 우리에게는 각자만의 ‘기억통장’이 있다. 태어난 그 순간부터 차곡차곡 쌓인 기억들. 어떤 기억은 우리 삶을 뒷걸음치게 만들고, 또 어떤 기억은 어려운 순간에도 힘을 내어 나아가게 만든다.
변하는 환경을 받아들이는 융통성, 여러 가지 정보를 간추려 소화하는 힘은 어디서 올까.그것은 뇌 안에 공간이 있어, 기억된 자료와 새롭게 들어온 정보를 연결하면서 이루어진다고 한다. 다시 말해 ‘기억과 함께 망각이 균형’을 이룰 때,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겨 뜻밖의 ‘연상’을 하며 정서적 행복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정신의학 교수 스콧 스몰 박사는 우리의 ‘기억’만큼이나 중요한 ‘망각’을 재조명하면서, 정상적인 망각으로 인해 정신이 보호되고 인지 능력이 발휘됨을 강조한다.‘정상적 망각’은 불필요한 정보의 뇌세포 가지들을 작게 분
최근 보호종료아동인 자립준비청년들에 관한 마음 아픈 소식들이 전해져 오고 있다. 이 청년들은 경제적 지원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말한다. 차별어린 시선에 위축돼 어려움이 닥쳐와도 혼자 다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에 눌려있어 그것을 나눌 정서공동체가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그러려면 보육원에서부터 ‘정서자원’을 많이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해, 좋은 사람들과의 관계와 좋은 사람들에 대한 기억, 여러 가지 긍정경험이 절실하다.38년간 성애원을 지킨 신원장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사회복지법인 ‘성애원’ 신경림 원장(사진)은 이를 위해 이미 노력
이런 말이 있다. “학습자는 교수자의 말을 반(50%)만 듣고, 들은 것의 반(25%)만 이해하고, 이해한 것의 반(12%)만 믿고, 믿은 것의 반(6%)만 기억한다.”결국 가르친 것의 6%만 기억에 남는다는 얘기다. 지난주 예배 설교 내용을 한번 떠올려보면 이 말을 실감할 것이다. 얼마나 기억이 나는가? 제목 정도? 성경 본문 정도? 예화 정도? 다음 주가 가까워질수록 설교 내용은 기억에서 사라진다. 그렇지 않다면 설교자들이 어떻게 버티겠는가.심리학자 헤르만 에빙하우스는 ‘망각의 곡선’으로 사람의 기억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다. 그
실화로 만들어진 영화영화 는 캘리포니아의 한 고교에 부임한 초임교사 에린 그루웰이 어려운 환경의 학생들을 만나 그 안에서 일으킨 기적 같은 변화를 담은 실화 영화다. 에린 그루웰이 아이들에게 권한 것은 자기 이야기를 기록하도록 한 것.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어려움 모두를 솔직히 적어 내려가면서 아이들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게 된다. 그렇게 묻어두고만 싶었던 기억을 마주하자 살 용기가 생겼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은 실제 책으로 엮어져 발간되었다. 아이들이 작가가 된 것이다.비밀
기억할 수 없는 안타까움100세 시대라고 하지만 죽음을 초월하는 생명은 없다. 언젠가는 ‘그 때’가 온다.생사학(生死學)은 인간의 삶과 죽음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서구의 타나톨로지(Thanatology)로부터 온 것으로 ‘죽음에 대한 공포와 불안’을 극복함으로써 ‘삶의 의미를 더 높은 차원에서 되새겨 보자는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죽음을 생각하는 것은 삶을 돌아보며 더 잘 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생사학을 연구하는 Ars MoVi 생사문화연구소 소장 김성민 목사(사진)를 만나 죽음을 왜 연구하게 되었는지, 우리가 무
“숲에 가면 정신이 차려져요. 마음이, 심히 복잡해 숨이 턱턱 막혔는데 숨이 제대로 쉬어지고, 그렇게 고민스런 문제가 어느 순간 ‘아, 별 것 아니구나’ 싶기도 하고요.”여러 생명체가 어우러져 살아가는 숲에 가면 자신이 그 중 일부임을, 그리고 다른 생명체들과 얽혀 살아가는 존재임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큰 문제들이 제 크기로 보이고, 막혔던 숨이 트여진다.하지만 우리는 ‘숲’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그 숲에 가는 것도 애를 써야 가능하다. 그렇다면 곳곳에 숨겨진 ‘숲’을 찾아보면 어떨까. 아파트의 작은 공원도, 나무가 잘 심겨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