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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좋아하고 별을 노래하는 이들은 말합니다. 신은 사랑이 아닐 수 없다고. 길을 걷다 부산컴퓨터과학고등학교 담벼락 현수막에 눈길이 갑니다. “아무리 봄날이 아름다워도, 너의 앞날보다 아름다울까.” 그날 노래를 만들었습니다. “꽃이 피어 꽃길인가요, 당신이 걸어 꽃길이지요. 꽃이 피어 꽃길인가요, 당신이 걸어 꽃길이지요~.” 아마도 하나님은 자녀 삼으신 우리를 보시며 “너 없는 봄, 봄 아니지” 하시며, 우리를 지상에 핀 천상의 꽃으로 여기지 않으실까 생각해 봅니다. 문자 메시지를 받고 전화를 걸었지요. “목사님 안녕하시지요?” 목사님은 머뭇거리시며 저에게 부탁을 하셨습니다. 아이들을 위해 한 시간 정도 이야기와 노래를 들려주실 수 없겠냐고. “형편이 어려워서 사례는….” 평소에 목사님의 사역을 조금은
칼럼
박보영
2020.03.01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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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비행기를 탔을 때 어리둥절했던 기억이 나요. 필요한 걸 얻기 위해 주변 기기들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승무원에게 어떻게 요청해야 하는지 몰라 옆 사람을 보며 눈치껏 따라했지요. 그러고도 내가 다 누리지 못한 것이 있음을 나중에 알고는 아쉬워하기도 했어요. 요즘엔 뭘 하거나 어딜 가려면 인터넷에서 미리 정보를 찾아봐요. 혹시라도 좋은 것이 있는데 놓치거나, 마땅히 받을 수 있는 서비스인데 누리지 못 할까 봐요. 세상 살면서 잠시 사용하는 건 그 다음의 기회가 왔을 때 누릴 수도 있으나, 훗날 천국에 갔을 때 그런 후회가 생기면 너무 안타깝겠단 생각이 들어요. 하나님이 내게 주신 곳에 뭐가 있는지 몰라 얻지 못했거나, 달라고 요청하면 얼마든지 받아 누릴 수 있던 걸 아예 구하거나 찾지도 않아 ‘가난한
칼럼
이종혜
2020.03.0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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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은 멀고 마음은 급해 부지런히 달려야 하는데 발이 너무 무거워 한 발짝도 떨어지질 않는 거예요. 땀이 나고 힘들어 지칠 무렵에 깨어보니 꿈속이네요. 서있는 자리에서 한 발 내딛는 것도 힘겨울 때가 있어요. 그럴 때 문득 고개를 들어보면 내가 하나님보다 더 열심을 내고 있다는 걸 깨달아요. 내 생각 속에서 야무진 계획을 짜놓고 거기에 날 맞추며 열심히 살긴 하는데, 내 힘이 약하고 시간과 지혜가 짧고 부족한데다 상황은 맘대로 따라주지 않으니 지치고 힘들 수밖에요. 마치 커다란 짐수레를 앞에서 끌고 가듯 그렇게 살다 순서를 바꾸기로 했어요. 하나님이 이끄시는 수레에 올라타기로 말이지요. 내가 이끄는 삶은 불안하고 힘이 드나, 하나님이 이끄시는 삶은 가볍고 평안하거든요. 내가 갈 길을 하나님이 아시고, 먹을
칼럼
이종혜
2020.02.01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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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빛이 내 삶에 비치기 시작할 무렵 그의 멍에가 싫어 도망갔던 때가 있었어요. 그 빛이 없는 곳으로 달리고 또 달려 정말 멀리 왔다 생각하고 숨을 헐떡거리며 감았던 눈을 떠 보니 도저히 피할 수 없는 커다란 빛이 앞에 있는 거예요. 세상에 예수님의 눈을 피해 살 곳이 없음을 깨닫는 순간 꿈에서 깨었지요. 예수님의 멍에를 매면 답답하고 자유롭지 못할 것 같아 그의 낯을 피해 맘대로 살고 싶었어요. 그 땐 세상이 마음먹은 대로 될 것 같았고, 그런 날 멈추게 하거나 간섭하는 걸 원치 않았지요. 그런데 살다 보니 마음대로 되는 일이 그리 많지 않네요. 인생이 만만치 않고, 계획이란 게 내가 철저히 준비한다 한들 그대로 이룰 수 있는 것도 아니었어요. 세상엔 두려운 일이 가득하고 세상에서 지워주는 멍에는
칼럼
이종혜
2020.01.01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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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왼쪽, 왼쪽, 위로! 앞으로 나오면서 옆 사람과 줄 맞추고~!” 학예회 준비를 하며 폴짝폴짝 뛰기도 하고 손뼉도 치면서 박자를 맞춰 봅니다. 남들 다 왼쪽을 향할 때 오른쪽을 향하는 아이, 미묘한 차로 조금씩 동작을 앞서가는 아이 등 같은 음악에 같은 동작을 해도 아이들 수만큼이나 다양한 춤을 연출하네요. 어떻게 해도 귀엽고 동작이 틀려도 표정만큼은 행복이 가득한 걸 보면서 그저 신나게만 하라고 했어요. 옆 사람에 맞춰 속도와 동작을 맞추는 일이 쉽지는 않지요. 한동안 기도를 하다 문득 ‘난 없는 것, 이뤄지지 않은 일에만 초점이 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쩌면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바람만 가지고 사느라 지금 내게 주신 걸 누릴 줄 모르고 살고 있다는 생각이 말이지요. 혹시 내가
칼럼
이종혜
2019.12.01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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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바람에 코스모스가 하늘거린다. 코스모스의 그리스어 어원은 “그 자체 속에 질서와 조화를 지니고 있는 우주 또는 세계”란다. 코스모스의 전설이 있다. 신이 세상을 창조할 때 처음으로 만든 꽃이 ‘코스모스’였단다. 코스모스의 꽃심을 들여다보니 어원과 전설이 사실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코스모스의 꽃심에 풍경이 하나 펼쳐져 있다. 신기하게도 수많은 별들이 어깨동무를 한 채 따닥따닥 붙어있다. 동화 같은 풍경이다. ‘어찌 꽃 속에 이런 풍경이 담겨 있단 말인가?’ 세상 창조시절, 아직 인간이 빚어지기 전 세상에 가장 아름다웠던 풍경은 아마도 신이 우주에 뿌려두었던 보석같이 반짝이는 무수한 별들이 아니었을까? 그래서 신은 꽃이란 걸 만들 때 한가운데 당시 가장 아름다웠던 밤하늘 풍경을 꽃심으로 수놓아 둔 건
칼럼
박보영
2019.11.01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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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살던 동네에 강이 흐르고 있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좀 넓은 천인 것 같은데, 다리가 없던 그곳을 건너려면 구멍이 숭숭 뚫린 철제 판 위를 걸어야 했지요. 어른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건넜던 것 같은데, 어린 제 눈에 물은 너무 빠르고 많아 보이는 데다 구멍은 너무 커서 발이 꼭 빠질 것만 같았지요. 그 앞에 꼼짝 못 하고 울먹이고 있으면 오빠랑 언니는 내 손을 잡고 ‘밑을 보지 말고 앞을 보라’고 소리치며 건너라 했던 기억이 나요. 세상을 살다 보면 가끔 그때 느낌이 떠오를 때가 있어요. 세상은 빠르고 거세게 흘러 주위를 둘러보면 두려운 일 가득한데, 그 안에서 난 너무 작게 느껴져 한 발짝도 나갈 용기가 나지 않곤 하지요. 예상치 못한 일이 복병처럼 일어나면 당황하다 실수하기 십상이고, 일을 그르치기
칼럼
이종혜
2019.11.01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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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플 때 낫기 위해 먹는 약에는 치료의 효과도 있지만 때론 그것과 함께 따라오는 부작용을 감당해야 할 때도 있지요. 몸이 아파 오랫동안 약을 먹었는데 위장이나 간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친 것처럼 말이지요. 2학년 아이들에게 자기만의 특별한 효과를 가진 알약을 상상해서 만들어 보라고 했어요. 미래를 알 수 있는 약, 가지고 싶던 축구화를 잔뜩 얻을 수 있는 약, 백점 맞는 약, 예뻐지는 약 등 특이한 약들을 개발했는데, 그중 가장 많은 아이들이 먹고 싶어 하는 약은 ‘투명해지는 약’이네요. 엄마가 잔소리할 때, 공부하기 싫을 때 몰래 사라질 수 있답니다. 맛이 아주 쓴 부작용이 있으나, 물을 많이 먹든지 설탕을 잔뜩 넣어서라도 투명해지는 약을 먹고 싶답니다. 손에 그 신비의 약을 가진 것도 아닌데, 모든 아이들
칼럼
이종혜
2019.10.01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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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 정리를 한답시고 책이 잔뜩 든 장바구니를 몇 개 들었더니 이틀 쯤 후에 허리가 아파 오네요. 그 동안 잘 걸을 수 있도록, 긴 시간 앉아서 일할 수 있도록, 감사의 표시를 허리 굽혀 할 수 있도록 잘 지탱해준 허리가 고맙네요. 요즘엔 몸의 여기저기가 존재감을 한 번씩 드러내곤 해요. 어디 한 군데가 불편하면 몸의 다른 부분들이 그 연약함을 돕고 채우느라 더 수고하게 되지요. 손가락 끝에 밴드만 하나 붙여도 입이 호~ 불어 위로하고, 다른 손은 약을 발라주고, 그 손가락이 하던 일을 다른 손가락들이 더 부지런히 움직이고 더 힘을 들여 채워주지요. 너 아픈 건 나와 상관없다 할 수 없는 건, 몸은 하나이기에 한 지체의 아픔은 몸 전체의 고통으로 느껴지기 때문이지요. 예수를 함께 믿는 지체들이 그래요. 기쁨
칼럼
이종혜
2019.09.01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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