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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를 스스로 소개하고,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글과 사진, 동영상 등으로 알리는 시대에 살고 있다. 나를 드러내야 알아주는 문화인 듯싶다. 거기에 외모와 스타일이 자신을 표현하는 매개체이고, 신체언어(body language)라며 겉모습을 가꾸는 일이 점점 중요하게 여겨진다. 그렇다면 자신을 잘 보여주려는 노력이 문제될 게 있나. 경쟁의 환경 속에서 여러모로 괜찮아 보이는 사람이 수상한 일을 해 매스컴에 오른 경우, 사람들은 자라온 배경이나 학력, 사는 형태를 보며 ‘보통 사람, 엘리트에 속하는데 왜 저런 일을 했을지 의문’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어떤 마음 상태가 그런 결과를 낳았는지, 그 내면을 살피는 일은 적절히 분석하지 못하고 지나간다. 그의 삶 속에서 겪은 내적인 갈등을 찬찬히 짚어볼 시간이나 여유가
Special
전영혜
2021.04.01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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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하우스 열풍? “연애 경험 나누어요~” 최근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음성기반 SNS인 ‘클럽하우스’(Clubhouse)에서 열린 한 방의 제목이다. 200여 명의 사람들이 입장해 있었고, 그 중 모더레이터(방을 만든 사람)가 지정한 10여 명이 이야기 중. 소위 ‘몸짱’, ‘얼짱’ 프로필사진을 건 스피커들은 자신의 연애 경험을 무용담처럼 나누고 있었는데, 모더레이터가 한참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말을 멈췄다. 실제로 자신을 아는 사람들이 그 방에 있었던 거다. 방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말았다. 문자, 사진, 영상이 주를 이루는 SNS 생태계에 새로운 플랫폼으로 등장한 클럽하우스는 오로지 ‘소리’로 소통한다. 최근 유명 연예인이나 기업인 등 소위 인싸(인사이더를 줄인 말로 무리에 잘 섞여 노는
Special
민대홍
2021.04.01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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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고 있나요? 이 인사조차 무색한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코잠밥먹’(코로나 잠잠하면 밥 한 번 먹자의 줄임말)이라는 인사는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 답답하기도 하죠. 작은 스마트폰을 통해 소식을 확인하다 보니 더욱 우울해지기도 하는 것 같아요. 쟤는 그래도 잘 사네, 쟤는 그래도 취직했네, 쟤는 여행도 가네. 서로 밥 한번 함께 먹지도 않는 ‘쟤’들의 소식을 너무 쉽게 접하게 되잖아요. 나만 빼고 다 잘 사는 것 같은 기분. 저도 알고, 공감해요. 하지만 걱정이 되기도 해요. ‘쟤’들을 자꾸 보다 보면 ‘쟤’들처럼 보여주고 싶어지잖아요. 코로나가 발생하기 전에 한 청년이 이런 고민을 얘기한 적이 있어요. - 교회에서 친구 둘이 같이 유럽을 다녀왔는데, 그 친구들이 올리는 사진을 보며 정말 많은 친구들이
Special
오선화
2021.04.0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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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교회의 거의 모든 행사들이 취소되거나 온라인으로 대체되었다. 그 여파는 크리스천 디자인문구 브랜드를 운영하는 나에게도 미쳤다. 솔직한 마음으로 처음에는 조금 한가해지는 상황에 “좀 쉬자, 코로나가 얼마가 지속되겠어?” 하는 마음이 컸다. 그러나 1년이 넘게 지속되다 보니 불안함과 염려가 생기기 시작했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깊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를 돌아보는 시간 이 정신없는 상황 가운데 지나간 시간들을 돌아보는 시간을 많이 갖게 되었다. 그동안 일을 해온 방식과 태도, 몇 년간 만나고 스쳐 지나갔던 사람들에 대한 나의 태도와 그것으로 인한 영향들…. 그리고 무엇보다 비전을 다시 확인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무엇을 향해 이렇게 앞만 보고 달려왔을까?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보
기획
송소영
2021.04.01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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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또 봐? 이제 쓸 데도 없고 알아줄 사람도 없어. 그저 하루하루 즐기면서 지내는 게 제일이야.’ 거기에 ‘건강이 최고지. 잘 먹고 운동하는 거 외에 뭐가 더 필요해.’ 이런 말은 어느 정도 나이 든 사람들 사이에서 서로를 안일하게 하는 일반적인 말이다. 정말 그럴까. 퀸 엘리자베스 2세 이야기 얼마 전 영국 왕실을 배경으로 호기심을 일으키는 주제를 가진 드라마가 나왔다. 살아있는 왕조를 다룬 ‘The crown’. 이 시리즈를 보며 많은 이들이 현대사를 기억해내며 인생을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고 한다. 왕실의 삶이 멀리서는 동화처럼 보이나 화려한 궁 안에 돌이킬 수 없는 애정결핍이 있고 욕망과 갈등이 이어지는 것을 보며, 지나침이 있는 반대쪽엔 여지없이 부족이 있음을 매 회기(episode)마다 느끼게
Special
전영혜
2021.03.01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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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무엇을 기다리며 사는가 기다리는 것은, 삶의 과정 가운데 작은 결과들을 원하며 바라보는 것이다. 그것은 순조로운 길이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음도 알기에 마음 졸이는 것이다. 고도(godot)를 기다리며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에서는 두 사람이 몸을 비틀고 한숨을 쉬면서 기다리기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자신들이 무엇을 기다리는지조차 모르는 가운데 놀이도 해보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말도 붙여가며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작가 사무엘 베케트는 2차 세계대전 때 프랑스에서 피신해 지내던 중 인간의 삶을 이런 ‘기다림’이라 정의해 본 것이다. ‘고도’는 사람이지만 잘 모를 희망을 뜻하는 것으로, 이들은 “그만 갈까?”라고 중간에 말해보지만, 기다리는 것을 접지 않는다. 여기서 우리의 매일 매시간 기다리는
Special
전영혜
2021.02.01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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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기다림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성경 속 탕자의 비유다. 둘째 아들은 아버지에게 재산 중 자기 몫을 먼저 달라고 한다. 그리고는 먼 나라에 가 탕진하고 결국 굶어 죽게 된 지경으로 다시 집에 돌아오게 되는데 아버지는 아들이 돌아오기를 학수고대하며 매일 동구 밖에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거지꼴로 돌아온 아들을 위해 큰 잔치를 벌이고 귀한 아들로 대접한다는 내용이다. 이 비유에 등장하는 아버지는 아들이 돌아올 것을 확실하게 믿고 있었고, 온전함을 회복하게 될 것을 믿고 있었다. 다시 말해서 기다림은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며, 국어사전의 정의대로 바라는 것이 이루어지기를 기다리지만, 그 시기와 내용을 내가 정하지 않고, 상대의 ‘적절한 시기’에 맞춰서 뒤로 미루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Special
전혜리
2021.02.01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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