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가장 힘들었던 것은 마스크를 쓰는 일이 아니었다. 나중에는 자연스레 마스크를 안경 끼듯이 쓰고 다녔던 걸로 기억한다. 그것보다는 사랑하는 이들을 쉽게 만날 수 없음이 가장 힘들었던 경험 아닐까. 그나마 국내에 거주하는 이들은 어떻게 해서라도 만날 수 있었지만 해외에 떨어져 있는 경우는 정말 만나기가 힘들었다. 전화도 있고, 화상 채팅도 할 수 있는데라고 할 수 있을까. 만남은 원래 눈을 마주보며, 손도 잡아보고,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고개를 끄덕임이 한데 어우러지는 것이기 때문이다.그렇게 귀하기만 했던 만남이 코로나
“많이 듣는 것이 많이 말하는 것이다”“이 시대 사람들은 말은 잘하는데 대화는 서툴다”카산드라의 비극 ? “듣지 않는 시대”고대 그리스 시인 호메로스의 에 의하면, 트로이의 마지막 왕 프리아모스 왕과 헤카베의 딸인 카산드라는 아폴론으로부터 자신을 사랑하는 조건으로 예언의 능력을 받게 된다. 그러나 카산드라는 예언의 능력만 받고 아폴론의 사랑을 거부한다. 분노한 아폴론은 “카산드라의 예언을 이후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라는 저주를 내린다. 이후 10년간에 걸친 트로이 전쟁의 마지막 해 그리스연합군은 오디세우스의 전략에 따라
기대와 호기심으로 새로운 학기, 봄을 맞이합니다.처음 만나는 얼굴들 속에 약간의 흥분과 잘 하려는 다짐이 솟아나는 때입니다. 학교가 아니어도 교회의 새 구역원을 만나고 겨우내 닫았던 문을 열면서 달라진 환경을 확인하는 시간이지요. 드러내고 싶은 모습과 그저 지내기로 하는 자유로움 가운데 기지개를 켜보아요.아이를 학교에 보내며 작은 좌절을 경험하게 하라는 전문가의 말처럼, 우리도 그 좌절을 두려워하지 말고 옆 사람에게 다가가면 어떨까요? 피할 수 없는 낯섦을 너무 생경하게 대하기보다 인생의 반 이상이 그런 면임을 인정하며 받아들이는
특집 : 듣기‘들어주는 상담실’문을 열고 들어가 보고 싶으신지.그것도 내 이야기를 안전하게 할 수 있고, 말하는 가운데 나도 모르게 반복하는 주제와 자주 쓰는 단어가 있을 때 그것을 짚어주며 느끼게 하는 상담사가 귀 기울여 준다면 어떨지.인간 중심 또는 내담자 중심의 심리학자 칼 로저스가 바로 이런 상담의 선구자였다. 상담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잘 들어야 함(경청)’을 주창한 그는, 1940년대 ‘정신분석’이 대세로 자리 잡고 지시적 상담을 주로 하던 시절, 내담자를 중심으로 잘 들어주며 스스로 감정을 인식하게 해야 함을 강조했다
불통의 상징원억미신자(寃抑未伸者), 원통하고 억울한 일을 풀어 해결하지 못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조선시대에는 이러한 사람의 원을 풀어주고자 ‘신문고’를 운영했다. 1401년, 그러니까 태종 때에 설치한 등문고(登聞鼓)가 그 시작이다.신문고는 신분에 관계없이 누구나 원통한 일을 당하면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일단 대궐에 위치했기 때문에 지방에 사는 사람이 이용하기 매우 어려웠다. 북을 울리는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못하면 엄벌을 내렸다. 또한 조선시대에는 ‘신분제’를 거스르는 일, 즉 상관을 고발하는 등
3월. 입시든 취업이든 정한 목표에 도착한 이들과 그렇지 못한 이들. 현실에서 ‘그래, 한 번 더 해 보자’라고 마음먹는 것보다 몇 배 더 어려운 일은 집에 오는 길, 버스에서 만난 학과점퍼를 입은 친구에게 “잘 지내? 학교 갔다 오는구나?”라고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인사하는 것. 또는 긴장한 탓에 사원증을 목에 걸고 동창회에 나온 친구에게 “사원증 뭐냐~ 이름표냐”라며 학생 때처럼 호탕하게 놀릴 수 있는 진짜 용기를 내는 일이다.본인들만 겪는 일이 아니다. 그 부모, 조부모의 이야기가 되고, 형제자매의 이야기가 된다. 특히 부모님
자녀신앙교육 방법 모르겠다다음세대에게 어떻게 신앙교육을 시킬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주체는 교회만이 아니다. 학부모와 교회가 함께 고민해야 하는 것. 주일 하루 교회에 신앙교육 전부를 맡기고 가정에서는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는다면 신앙이 자랄 수 있을까.2021년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 지용근)가 실시한 ‘한국기독교 가정 신앙 및 자녀 신앙교육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크리스천 부모의 절반 정도가 자녀의 신앙 교육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모르고 있고, 82%가 자녀 신앙 교육 방법에 대해 배울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즉,
“아이가 커서 행복하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사람마다 대답이 다르다. 직업이나 연봉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부모가 많다. 그러니 ‘착하게’나 ‘이웃을 도와주며’ 같은 대답은 점점 줄어든다. 오히려 아이가 이렇게 대답하면 걱정하는 부모도 있다. 하나님께 영광 돌리며 살기 바라는 부모도 직업이나 연봉을 생각한다.그러다 보면 당연히 성적이 중요해진다. 아이의 미래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공부가 된다. 부모들은 점수가 높아지면 잘 살아갈 가능성이 커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점수가 낮아지면 “너, 어떻게 살려고 그러니?” 같은 잔소
피에타는 이탈리아어로 ‘주여, 자비를 베푸소서’란 의미로, 세계 예술사에 나타나는 중요한 주제 중의 하나이다. 주로 성모 마리아가 십자가에서 내려진 예수 그리스도의 시신을 떠안고 비통에 잠긴 모습을 시대에 따라 회화나 조각 등 다양한 형태로 묘사해왔는데, 이번에는 뮤지컬로 관객을 찾아온다. 시의성 있는 작품을 올려왔던 약속의연극레퍼토리가 제작하는 뮤지컬 가 오는 3월, 부활절을 앞두고 사순절 기간 동안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되는 것.뮤지컬 의 극본과 연출, 작사를 맡고 있는 이대현 교수(단국대학교 공연영화학
말씀 캘리그라피를 통해 선교하는 문화선교단체 청현재이 말씀그라피 선교회(대표 임동규)가 제13회 청현재이 부활절 말씀깃발전을 개최한다.2014년부터 매년 사순절과 부활절 기간에 신학대학교와 기독교 단체, 전국 교회에서 함께 진행해 오고 있는 이 캠페인은, 예수님 부활을 축하하는 메시지 깃발과 마태복음으로 묵상한 말씀 깃발 등을 교회와 교회 주변에 달아, 보는 이들에게 예수님 부활을 널리 알리고, 그 기쁨을 함께 나누자는 기독교 문화행사이다.깃발전에 동참하기를 원하는 교회는 청현재이 말씀그라피 선교회 홈페이지(www.cjcm.co.k
“내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가 친히 원수를 갚지 말고 하나님의 진노하심에 맡기라 기록되었으되 원수 갚는 것이 내게 있으니 내가 갚으리라고 주께서 말씀하시니라. 네 원수가 주리거든 먹이고 목마르거든 마시게 하라. 그리함으로 네가 숯불을 그 머리에 쌓아 놓으리라. 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라.” (로마서 12장 19~21절)요셉의 인품성경에 나오는 등장인물의 면모를 파악하다 보면 정상적이거나 성숙한 사람이 별로 없는 것 같다. 하나같이 못나고 열등감이 심하고 그중에는 성격이상자도 꽤 있는 듯싶다. 물론 드물긴 하지만 간혹 훌륭한
어디서 추천받았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한 번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해 도서관에 희망 도서로 신청해두었던 책이 뒤늦게 신착 도서로 입고되었다는 문자를 받았다. 별생각 없이 책을 빌려왔는데 이런저런 일로 바쁘다고 펼쳐보지도 못한 채 반납해버렸다. 그 후 도서관에 갈 때마다 그 책이 눈에 걸렸다. 내가 희망해서 들어온 책이므로 왠지 언젠가는 꼭 읽어야 할 것 같은 부채감이 들어서. 그렇게 일종의 의무로 다시 펼치게 된 책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 블로그에 연재되던 인기 웹툰을 책으로 묶었다고 했고, 다양한 시대 다양한 여
피터르 브뤼헐 1668년경, 나무에 붙인 캔버스에 유채, 73.5×112cm, 벨기에왕립미술관, 브뤼셀16세기 네덜란드가 에스파냐의 핍박을 받던 시대에 활동하던 화가 피터르 브뤼헐(1525경~1569)이 있다. 그는 북유럽 르네상스의 대표적인 화가로서 당시 예술계에서 등외로 취급받던 풍경화와 민속화를 그려 시대를 유쾌하게 풍자하며 교훈을 주었다. 그의 작품 가운데에 (1555~1558)이 있다.이카루스는 아테네에서 가장 손재주가 뛰어난 발명가 다이달로스의 아들이다.
도스토옙스키의 주인공 라스콜니코프는 자신을 특별한 존재로 여깁니다. 여타 일반인들은 그저 자기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 살지만, 자신은 세상을 변화시키고 이끌 수 있는 비(非)일반인, 즉 ‘초인’(超人)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을 세상의 법률뿐 아니라 선악의 개념조차도 뛰어넘는 존재라고 봐요. 그런 그가 신념을 갖고 악덕 전당포 노파를 살해합니다. 그 노인은 하등 쓸모없는 악한 사람이니 죽어 마땅하고, 또한 자기는 그 노인을 충분히 죽일 수 있다고 본 겁니다.‘일반인’과 ‘비일반인’으로 나눠서 세상을 바라보는 라스콜
‘로마의 휴일’, ‘티파니에서 아침을’ 등으로 전 세계 팬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던 벨기에 태생의 여배우 오드리 햅번. 그녀는 1993년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세상을 떠나기 전 그녀는 4년 동안이나 국제아동기금 순회대사로 세계 각지를 돌았다. 굶주림으로 고통받는 아동들을 돕는 모금활동을 위해서. 그래서 어떤 이는 말한다. “우리가 만난 햅번의 진짜 아름다운 모습은 영화에서가 아니라 아프리카에서였다.”그녀는 영화에서는 늘 남이 써준 대사대로 말했지만, 실제 삶에서는 자기가 쓴 대사를 자기 목소리로 직접 말했다. 이렇게!“우리에게는 두
영국 서퍽주의 바닷가 마을이 고향인 작가는 마을의 제빵사였던 할아버지를 기억하며 그녀의 첫 번째 그림책을 만들었습니다. 작가의 할아버지는 100년 넘게 어업으로 번성하던 마을에서 어부가 되지 못한 것에 종종 미안해했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는 그토록 아름다운 마음을 간직하셨던 할아버지에게 바치는 손녀의 헌사입니다. 백여 년 전 영국 바닷가 마을의 분위기를 부드러운 모노톤으로 그려내었는데, 할아버지에 대한 깊은 존경과 자부심이 유산처럼 이어져 내면에 새겨졌기에 그녀가 전해주는 소박한 그림과 이야기는 깊은 감동을 줍니다.바닷가 마을에는
생활여가연구소 옥성삼 소장이 소개하는 묵상하기 좋은,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걸을 만한 공간을 소개한다. 전국 곳곳에 숨겨져 있는 귀한 ‘이야기’가 있는 곳을 다니다보면 세상에서 제일 멋진 여가를 만나게 될 수 있을 것. 서울의 봄과 필운상화(弼雲賞花)서울의 봄을 먼저 맞이하고 활짝 꽃피우는 언덕이 인왕산 남쪽 도성길이다. 예부터 한양 최고의 봄꽃 구경을 필운상화(弼雲賞花)라 했다. 한양의 선비는 오백 년 넘게 필운대 일대를 물들이는 봄꽃의 향연을 즐겨 찾았다.관악산을 넘은 봄바람은 양화나루 버들강아지를 깨우고 만리재와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전 지구적으로 노력했던 2016년 파리협정을 앞두고, 가톨릭교회는 매우 중요한 문서를 하나 발표하였습니다. 그것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생태환경 문제에 대해서 교회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밝혔던 라는 회칙입니다. 가톨릭교회에서 교황이 발표하는 문서 중에서 회칙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는 전 세계 가톨릭교회의 방향을 담고 있는 권위 있는 문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이 회칙에서 자주 언급되는 말이 있는데, 그것은 영어로는 ‘integral’, 우리말로 하면 “전체를 이루는”이란 단어
부부는 참 신기합니다. 아무 말 없이도 서로의 마음을 찰떡같이 알아주기도 하지만,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고맙다는 인사 한번이 모자라 마음을 상하기도 하는 사이입니다. 그렇게 사랑의 언어에 인색한 채로 세월이 쌓인 60대 중후반 부부들이 모였습니다.꽃과 풀, 나무가 아름답게 가꾸어진 농장에 들어서자 감탄을 금하지 못했습니다. 농장을 산책하는 내내 탄성과 웃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가만 보니 부부가 서로 이야기를 나누기보다는 여성팀, 남성팀으로 각각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습니다.살짝 경사진 산책로에 들어섰습니다. 농장주
살을 빼는 일, 어쩌면 다이어트가 건강보다 더욱 큰 관심을 얻고 있다고도 하겠다. 그런데 모두가 그렇게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고, 여러 가지 방법들을 시도하고 있지만, 요요현상으로 실패를 거듭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한 가지 음식만 섭취하는 다이어트바나나 다이어트, 레몬 다이어트와 같이 한 가지 종류의 과일을 끼니마다 섭취하는 고통스러운 방법도 다이어트를 하기 위함이다. 한때는 고기만 섭취하는 ‘황제 다이어트’가 유행이었는데, 고기만 섭취하는 다이어트는 실제로 몸무게를 줄이는 데는 매우 효과적이다. 하지만 이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