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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도 시들해졌습니다. 이제 우리는 ‘후반전’을 뛰기 위해 다시 삶의 자리로 나아갑니다. 그 전에 ‘시각 교정’을 하고 싶습니다. 나는 무엇을 위해 뛸 것인가? 나의 ‘골’은 무엇인가? 영화 이 떠오른 까닭입니다.영화 은 한 사람의 호기심에서부터 출발합니다. 침몰한 유람선 어딘가에 거대한 보석 목걸이가 숨겨져 있을 것이라는 호기심입니다. 그 목걸이를 한 여인의 누드화가 침몰한 타이타닉 호에서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이 발굴 작업의 책임자는 그 과정에서 목걸이의 주인이 생존해 있음을 발견하고, 할머니가 된 그 여인에게서 타이타닉 호가 침몰하기까지의 모든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그 이야기가 줄거리를 이루도록 구성한 것이 영화 입니다.그 여인의 이야기 속엔 선장과 배를 설계한 설
기사
박명철
2011.08.07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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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도 식물 같아서 뿌리 내리고 사는 땅에 의지하나 봅니다. 그가 시인이거나 화가라면 그의 시와 그림에는 그가 살고 있는 땅의 그림자가 엿보입니다. 땅은 그렇게 사람을 품어주고 사람은 그 땅의 기운을 품어 커 갑니다. 시간이 흐르고 나이를 먹으면 어느새 사람은 땅의 한 부분이 되고 땅도 사람의 한 부분이 되어버립니다. 안도현 시인은 오래 전 전북 장수의 어느 고등학교에서 국어 교사를 할 때 아이들과 학교 뒤뜰에 호박을 심고 거둬서 전을 부쳐 먹으며 지냈습니다. 철따라 여기저기 피는 꽃들을 보면서 그의 생각은 어느새 자연과 일상 속으로 들어옵니다. 동화의 마음을 품게 된 것입니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로 유명해진 는 바로 그때 쓴 작품입니다. 그는 요즘 전주에 사는데 “전주는 나직해서 좋다. 높은 건물이
칼럼
박명철
2011.08.07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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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어 돌아보라.”이 명령은 성 프란치스코 수도회의 조이스 럽 수녀가 산티아고 순례를 마친 뒤 깨달은 교훈이다. 그녀가 쓴 책 (윤종석 옮김, 복있는사람 펴냄)에서 이렇게 그 의미를 설명한다. 잠시 멈춘다는 ‘pause'라는 단어는 “활동이 없는 짧은 기간”으로 웹스터 사전에 정의되어 있다. 멈추어 되새기는 시간은 내면의 정지신호다. 분주한 나의 삶 속에서 인생 여정의 다음 구간으로 건너가기 전에 “멈추어 살피고 듣는” 것은 필수다. 나는 의식적으로 긴장을 풀고 과거에는 물론 현재에도 주목해야 한다. 그래야 삶의 각 구간에 들어 있는 교훈을 배울 수 있다. 잠시 멈추어 내 삶의 사건과 경험을 되새겨볼 때 나는 방향과 통찰과 명료함을 얻는다. 보다 지혜롭고 감사한 마음으로 내 삶의 영
기사
박명철
2011.07.24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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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나라에 재경이란 목수가 살았대요. 거문고를 만드는 솜씨가 뛰어나 소문이 자자했죠. 임금 귀에도 들어가서 재경을 궁으로 데려옵니다. 임금이 묻습니다. “대체 무슨 기술 때문이냐?”재경이 대답합니다. “저는 그저 목수입니다. 기술은 특별한 것 없습니다. 다만 악기를 만들기 전에 마음과 몸을 깨끗이 합니다. 그리고 악기에 대해 생각합니다. 그렇게 사흘을 보내면 상을 받느니 벼슬을 받느니 하는 생각들이 사라집니다. 다시 닷새를 보내면 세상 사람들의 비난이나 칭찬 따위에 마음이 쓰이지 않게 됩니다. 다시 이레째가 되면 세상 아무것도 저의 마음을 어지럽히지 않습니다. 그때가 되면 악기 만드는 일만 생각납니다. 그제야 비로소 산에 가서 나무를 구합니다.“재경의 거문고가 지닌 비결은 결국 마음을 비운 장인의 내공이
칼럼
박명철
2011.07.24 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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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부터 생각해 오던 기획을 드디어 시작했습니다. 시리즈물입니다. 한 출판사로부터 출판 제안을 받아온 기획이었는데 차일피일 미루다 5월을 맞아 드디어 터트리는 것입니다.‘신앙명가’라는 말이 사실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듭니다. 기준이 뭔데? 그렇게 물으면 저도 난감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뒤에다 ‘만드는 사람들’이라고 붙였습니다. 신앙명가의 기준이 어떤 것이든 저마다 나름의 기준으로 신앙의 가문을 세워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곰곰이 생각하니 홀로 신앙인으로 살기는 쉬워도 한 가족, 또 대를 이어 신앙의 지조를 지키며 살아가기는 쉽지 않습니다. 또 신앙명가를 만든답시고 세속적인 ‘출세’만을 지향해서는 오히려 하나님의 이름에 오점을 남길 수도 있습니다. 신앙을 중심
알림판
박명철
2011.06.26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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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을 만드는 엄마는 따로 있을까?아니면, 시인은 타고 나는 걸까?모른다. 아이 둘 키우면서 서로 다르게 크는 걸 보면 타고 나는 것이지 싶다가도 나희덕 시인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엄마아빠의 영향이 절반이지 싶다.어린 시절 어머니의 손을 잡고 밤에 개울을 건넌 적이 있다. 지금 내 아이가 그러듯이 어린 나도 어머니의 손을 꼬옥 잡았으리라. 그때 나는 어머니에게 물었다.“엄마! 하나님 목소리를 들어봤어요?”“그럼, 들었구말구.”“어떤 목소린데요?”“마치 저 물소리들을 합쳐놓은 것 같지.”나는 물소리를 들으려고 귀를 쫑긋거렸고, 또렷하지는 않지만 들릴 듯 말 듯 한 어떤 소리가 내 마음에 들려오는 것 같기도 했다. 그리고 바람이 불 때마다 불빛에 반짝이는 물비늘의 모습은 낮에 볼 때와는 아주 다른 느낌이었다.
기사
박명철
2011.06.26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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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쪽짜리 작은 책 한 권이 프랑스 사회를 들었다가 놓았습니다. (Indignez vous!). 우리말로 ‘분노하라’는 제목의 소책자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레지스탕스 대원으로 독일 나치에 맞섰던 아흔셋의 스테판 에셀이란 분이 지은이입니다. 최근에 우리나라에도 번역이 되어 나왔습니다.에셀은 이 책에서 프랑스인과 다른 모든 세계인들에게 “나치에 저항한 레지스탕스의 정신을 되찾아, 돈과 시장의 무례하고 이기적인 힘을 거부하고 근대 민주주의의 사회적 가치를 수호하자”고 촉구합니다. 내용이 독창적이거나 깊이 있는 분석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근대적 시민사회의 가치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시장에 대한 맹신과 자본의 폭력에 ‘분노’하라는 칼칼한 외침은 큰 반향을 일으킵니다. 그는 말합니다. “분노할 이유
칼럼
박명철
2011.06.26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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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평화전도사 홍순관 씨가 6월 7일 저녁 8시에 연세대 100주년 기념관에서 평화박물관 건립을 위한 100번째 모금공연을 갖는다. ‘춤추는 평화 100회 기념 콘서트’이다. 그의 노래는 하나같이 생명을 담고 평화를 꿈꾼다. 하나님은 시대에 따라 다른 이름을 지닐 수 있다. 하지만 생명과 평화라는 이름은 사랑과 더불어 언제나 그분의 또 다른 이름이었다. 생명과 평화를 노래하는 홍순관 씨에게 그 이름은 참 아름답고도 소중한 이름이다. 또 다른 숲을 시작하세요그들이 그대의 어머니를 고문할 때그들이 그대의 아버지를 고문 할 때그대의 형제를 그대의 아리따운 누이를 고문 할 때그들이 그대의 지도자를 죽인다면그대의 눈물 같은 연인을 죽인다면그대를 고문하여 견딜 수 없는 아픔이 몰려오면나무를 심으세요 나
기사
박명철
2011.06.05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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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들리는 프로축구 선수들의 승부조작 연루 사건을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일부 시민구단들, 그러니까 재정 지원이 빈약한 구단들에 소속된 선수들이 도박단, 또는 도박단과 관계를 가진 조직폭력배들, 또는 과거 프로축구선수 출신의 선배들과 짜고 승부를 조작함으로써 거액의 배당금을 챙겼다는 것입니다.이런 일은 이미 수 년 전부터 공공연하게 알려졌으나 쉬쉬 하였을 뿐 밖으로 꺼내어 썩은 부분을 도려낼 용기는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에 승부조작 강요를 받고 고통스러워하다가 숨진 한 골키퍼의 죽음과 더불어 밖으로 터져 나왔습니다. 터진 둑은 봇물을 이뤘습니다. 선수들에게 승부조작을 강요했던, 은퇴한 어느 선배는 선수들이 경찰서에서 선배의 이름을 숨겨주느라 힘들어 하자 유서를 남기고 자살을 했습니다. 한 구단에
칼럼
박명철
2011.06.05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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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신록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인생을 살면서 이 아름다운 시간을 보내는 일만큼 더 귀한 일이 또 있을까? “눈을 들어 산을 바라보면 세 가지 초록빛이 마치 경쟁이나 하듯 내 눈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우중충한 소나무와 5월의 수분을 담뿍 빨아들이고 있는 신록의 참나무, 그리고 위세를 부리듯 온 산에 출렁이는 아카시아의 흰빛 초록, 햇빛에 농익어 모두 같은 색깔의 초록이 되기 전에 실컷 봐 두어야겠다.”그렇게 말한 분이 황대권 선생이다.그는 서울농대를 졸업한 뒤 뉴욕에서 유학하던 중 학원간첩단 사건에 연루되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이것은 국가기관이 조작한 사건이었음이 2001년에야 밝혀졌다. 13년 2개월 동안의 감옥살이를 해야 했고, 이때 그는 그 청춘의 시간을 감옥에서 보내면서 세상의 이치를
기사
박명철
2011.05.22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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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소리는, 어쩌면 세상이 끝나는 날까지 남아, 끊임없이 영혼을 깨우고, 위로하고, 가야 할 길을 가도록 격려해야 했다. 종소리가 사라진 뒤, 세상은 어쩌면 깊은 수면에 빠져들거나 격한 분노를 삭이지 못한 채 하루하루를 병들어 가는지 모른다.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이 땅의 슬픔은 종소리가 사라진 그 시각부터였는지 모른다. 어느 나라인지 모르지만 서양에서는 시처럼 아름다운, 이런 격언이 있다고 한다. “길을 가다 종소리가 들리면 사랑하는 세 사람을 떠올리라.”종소리는, 어쩌면 세상이 끝나는 날까지 남아, 끊임없이 영혼을 깨우고, 위로하고, 가야 할 길을 가도록 격려해야 했다. 종소리가 사라진 뒤, 세상은 어쩌면 깊은 수면에 빠져들거나 격한 분노를 삭이지 못한
기획
박명철
2011.05.22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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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하버드대학의 엘렌 랭어 교수 연구팀은 오하이오 주 지역신문에 광고를 냅니다. "추억 연구에 참여할 70~80대 노인 16명을 모집합니다. 일주일간 조용한 수도원에서 동년배끼리 옛날 얘기 나누는 프로그램입니다." 연구팀은 20년 전, 그러니까 1959년으로 돌아가 영화·유행가·TV 프로그램·시사잡지·가구로 수도원을 채웠습니다. 그리고 노인들에게 "지금이 20년 전이라 생각하고 그 후의 이야기는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추억 연구는 핑계였고 사실은 노화(老化) 연구였지요. 노인들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20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1959년의 풍경으로 가득 꾸며진 집에서 70대 후반에서 80대 초반의 노인들은 미국 최초의 인공위성이 발사되는 장면을 흑백텔레비전으로 지켜보고, 카스트로
칼럼
박명철
2011.05.22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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