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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조각가 알베르토 자코메티는 “인간은 길을 걸으면서도, 길을 잃어버리는 왜소한 존재”라고 말합니다. 이 시대 인간들이 스스로를 ‘호모 데우스(Homo Deus, 곧 신(神)같은 인간)’라고 자처하지만 자코메티가 이해한 인간은 ‘단지 길을 걸으면서도 비틀거리는 지친 존재’일 뿐입니다. 문득 작가 카를로 콜로디의 가 기억에 떠오릅니다. 이 작품에는 오만한 인간들이 눈여겨 읽어야 할 두 개의 에피소드가 있기 때문입니다. · 첫 번째 에피소드 - 어느 날 절름발이 여우와 장님 고양이가 피노키오가 갖고 있던 4개의 금화를 빼앗기 위해 접근합니다. 물론 이 둘은 절름발이도, 장님도 아닙니다. 이 둘은 이곳으로부터 2킬로미터만 가면 ‘바보잡기 나라’가 있는데 그곳에는 금화 하나를 심으면 2000개의 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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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겸섭
2019.12.01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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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마루야마 겐지가 소설 에서 “현대인은 타인의 불행에 굶주려있다”고 한 말이 어쩌면 ‘진실’일지도 모릅니다. 약간의 예외를 제외하면 ‘인간은 결국 자기편이다’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런 까닭에 이 시대는 함께 있어도 혼자인 시대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자신의 ‘곁’에 아무도 없는 ‘빈 칸’만 남아 있다는 사실은 참 슬픈 일입니다. 자신은 ‘늘 혼자’라는 극단적 외로움에 시달릴 때, 약간의 해갈을 위한 두 가지 원리를 제시합니다. 첫째 제안 - 외로울 때 자신을 바라보던 시야를 돌려 자신과 같이 외로움에 아파하는 그 사람의 ‘곁’이 되어주는 것입니다. 타인의 외로움을 감쌀 때 예기치 않게 자신의 외로움까지 치유되는 신비를 체험하게 됩니다. 마치 영화 ‘패치 아담스’에서, 삶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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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겸섭
2019.11.01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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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을 여니 지난 가을에 떠났던 ‘10월의 서늘바람’이 다시 돌아와 귀밑을 스친다. 상큼한 마음에 시인 황인숙의 을 읊는다. 이 시(詩)의 부분 발췌를 해본다. 당신이 얼마나 외로운지 얼마나 괴로운지 미쳐버리고 싶은지 미쳐지지 않는지 나한테 토로하지 말라 인생의 어깃장에 대해 저미는 애간장에 대해 빠개질 것 같은 머리에 대해 치사함에 대해 웃겼고, 웃기고, 웃길 몰골에 대해 차라리 강에 가서 말하라 당신이 직접 강에 가서 말하란 말이다 강가에서는 우리 눈도 마주치지 말자 처음 이 시를 읽고 느꼈던 첫 감정은 ‘이게 뭐지? 참 냉정하네’라는 당혹감이었다. 그러나 곧 누군가 쏟아내는 그 어떤 탄원도 듣지 않겠다는 시인의 선언이 옳았음을 알게 된다. 자신의 고통을 ‘남’에게 하소연하는 것이 ‘잠깐의 해갈(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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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겸섭
2019.10.01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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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슬퍼서 참 오래 울었습니다. 놀랍게도 그 울음 이후에 작은 평화가 밀려왔습니다. 김현승 시인은 ‘슬픔’이란 시에서 “슬픔이 나를 목욕시킨다 / 슬픔 안에 있을 때 나는 바르다”라는 맑은 시어를 들려줍니다. 시인은 이미 슬픔과 눈물이 단순한 액체가 아닌 삶을 세척(洗滌)하고 영혼을 세정(洗淨)하는 신비임을 체득했습니다. ‘참 슬픔’이 제조한 ‘참 눈물’만이 영혼을 씻겨 줍니다. 이 대지(大地)가 기근으로 신음하는 것은 단지 비가 오지 않아서가 아닙니다. 자신을 향한 참회와 타인을 향한 긍휼이 말라 눈물이 멈추었기 때문입니다. 봄도 ‘시간’이 아닌 ‘봄을 기다리는 사람’이 만들듯, 대지의 평화도 정치인들만이 아닌 이 대지의 화해를 갈망하며 ‘눈물을 흘릴 줄 아는 사람’이 만드는 것입니다. 눈물은 두 가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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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겸섭
2019.09.01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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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시인 제프리 초서의 에는 캔터베리대성당을 참배하는 사회 각층의 대표 31명의 순례자가 자신들의 이야기를 설화형식으로 들려주는 24편이 담겨 있습니다. 이 가운데 제6편의 중 ‘금화는 누구의 손에 들어갈 것인가?’를 보면 세 청년이 ‘죽음’을 죽이려고 죽음이 살고 있다고 알려진 숲속으로 길을 떠나게 됩니다. 그러나 황금을 발견하자, 그것을 독차지하기 위해 서로를 죽이게 되고 이 비보를 전해들은 마을 사람들은 ‘이번에도 죽음이 사람을 죽였다’고 두려워합니다. 사실 세 청년을 죽인 범인은 ‘죽음’이 아니었습니다. 서로 가슴속에 간직했던 탐욕이 서로를 죽인 것입니다. 곧 “죽음이 직접 사람을 찾아와 죽이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속에 꿈틀거리는 황금과 권력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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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겸섭
2019.07.01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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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자신을 높은 곳에 세워줄 ‘원군(援軍)’으로 선택한 두 개의 금속은 바로 ‘황금’과 ‘무기’입니다. 단테가 ‘지옥편’ 제7곡에서 “황금은 피로에 지친 모든 영혼에게 한 순간의 휴식도 주지 못 한다”고 알려주지만, 지금보다 더 높은 곳에 등정하기 위한 이 시대의 ‘황금 사랑’은 위험수위에 이르렀습니다. 이러한 집착을 버리지 못하는 까닭은 지금 시대가 인종차별보다 신분차별을 더 심하게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는 귀족과 평민이라는 선천적 신분차별을 받았으나 지금은 ‘직위의 높낮이’라는 후천적 신분차별이 냉혹하게 작동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신분상승을 위한 치열한 다툼은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사람으로서는 해서는 안 될 음해, 이간질 같은 잘못된 편법이 교묘하게 동원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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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겸섭
2019.05.01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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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후 4세기, 세속을 닮아가는 예루살렘과 로마기독교에 절망한 일부 그리스도인들이 좀 더 깊고 맑은 영성을 위해 찾아간 곳은 이집트 사막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이들을 ‘사막의 교부’라고 불렀습니다. 요단강의 시원한 물이 아닌 사막의 거친 모래 바람으로 세속에 대한 욕망과 집착을 씻어 내던 사막교부들은 항상 ‘멜로테(melote)’라는 회색 망토를 입고 다녔습니다. 사막교부들이 무거운 ‘멜로테’를 더운 사막에서도 늘 몸에 두르고 다닌 이유는 자신들도 죽은 양처럼 아집과 탐욕으로부터 죽은 삶을 실천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습니다. 먼저 사막교부들은 ‘가난’이라는 영성을 추구했습니다. 사막교부 안토니우스는 “하나님이 없는 부(富)에 만족하고 사는 예루살렘과 로마의 종교 권력자들에게서 지옥의 냄새를 맡았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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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겸섭
2019.04.01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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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주제 사라마구’의 소설 를 보면, 갑자기 눈이 보이지 않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경적을 계속 울려도 차가 움직이지 않자 가까이 가보니 운전자가 “갑자기 앞이 안 보여요. 하얀 우유 속을 걷는 것 같아요”라며 울부짖습니다. 이후 이 현상이 곳곳에 전염되면서 도시 전체가 시력을 잃은 사람들로 넘치는 ‘눈먼 자들의 도시’가 됩니다. 정부는 질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시력을 잃어버린 사람들을 낡은 정신병원에 강제로 수용합니다. 이제 이 도시는 ‘볼 수 있는 자’와 ‘볼 수 없는 자’로 나눠지고 ‘볼 수 있는 자’들은 그렇지 못한 자를 벌레 대하듯 학대합니다. 또한 시력을 잃은 자들끼리도 식량을 좀 더 확보하기 위해 싸움을 벌입니다. 다행히 첫 환자를 진료했던 의사가 감염되어 이곳에 수용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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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겸섭
2019.03.01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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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브리대학 역사학과 교수 유발 하라리는 저서 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굶어 죽는 사람보다 너무 많이 먹어 죽는 사람이 많아졌고, 질병으로 죽는 사람보다 나이 들어 죽는 사람이 더 많아졌으며, 전쟁으로 죽는 사람보다 자살로 죽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고 서술합니다. 유발 하라리의 시각에 의하면, 이 시대의 인간은 가난과 기아, 질병 심지어 죽음까지 극복이 가능한 존재로 설명됩니다. 과거 가난, 질병, 죽음과 같은 영역은 인간의 손이 미치지 못하는 철저히 하나님께 속한 영역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만 가능했던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마태복음 6:25)에 대한 해결능력을 이제 인간이 갖게 되었고, 인간은 이제 하나님께 하셨던 그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지위를 획득한 ‘호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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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겸섭
2019.01.01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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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볼테르의 소설 를 보면, 먼 방랑을 마치고 집으로 가던 청년 캉디드가 밭에서 일을 하는 노인을 보고 “어찌 일만 하십니까?”라고 묻는다. 그러자 노인은 캉디드에게 “젊은이여, 노동을 하면 권태와 타락과 궁핍이 우리에게서 멀어집니다”라고 말해줍니다. 그렇습니다. 노동은 생계수단을 넘어 인간에게 권태와 타락과 궁핍을 멀리하게 해주는 신비입니다. 먼저 노동은 ‘삶의 권태’를 이기게 해줍니다. ‘권태(Boredom)’라는 말은 고대영어 ‘Bore’에서 유래했는데 ‘송곳으로 구멍을 뚫다’라는 뜻을 갖습니다. 송곳으로 구멍을 뚫는 것이 너무 단순하고 지루했던 이유에서 ‘권태’를 의미하는 단어로 정착된 것입니다. 문제는 “권태는 탐욕보다 더 많은 노름꾼을 만들고, 갈증보다 더 많은 술꾼을 만들며, 절망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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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겸섭
2018.12.01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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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조건 가운데 하나는 ‘불천노(不遷怒)’입니다. 곧 ‘자신의 분노를 다른 사람에게 옮기지 않는 사람’이 어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은 화가 나면 그 분노를 다른 사람에게 쏟아버려야 ‘마음의 병’이 생기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참 위험한 생각입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분노’를 ‘뒤모스(θυμός)’라고 표기했는데, 이 어휘는 ‘희생 제물을 드리기 위해 가차 없이 짐승을 살해하다’라는 의미를 갖습니다. 분노의 성격에 설명하는 어휘 가운데 이보다 탁월한 것이 없을 듯합니다. 사실 분노는 ‘불’과 같아 쏟을수록 더 거세져 결국 자신까지 태워버리는 화마(火魔)입니다. 단테의 ‘지옥’편을 보면, 지옥의 지배자 루시퍼의 얼굴이 진홍색, 검은 색, 노란색을 띤 ‘세 얼굴’로 묘사하고 있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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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겸섭
2018.11.01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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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6세기 아테네 왕이었던 페이시스라토스는 ‘메덴 아간’의 삶을 보여주었던 선한 권력자였습니다. 고대 그리스의 현자 솔론이 말한 것으로 알려진 ‘메덴 아간’은 ‘아무것도’라는 그리스어 ‘메덴(Μηδὲν)’과 ‘지나치게’라는 ‘아간(ἄγαν)’이 조합된 어휘로서 ‘아무것에든지 지나치거나 치우지지 않게’라는 의미를 갖습니다. 아테네 축제에 참여하던 왕의 딸을 흠모하던 한 시민이 두 팔로 그녀를 끌어안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분노한 왕비가 두 팔을 잘라 공주의 수치를 갚아 달라고 호소하자 페이시스라토스는 “그대여, 우리를 사랑하는 자를 벌준다면 우리를 미워하는 자에게는 상을 주란 말이요?”라고 말한 후, 그 사람에게 ‘너의 두 손으로 자신의 뺨을 두 번 치라’는 판결을 내립니다. ‘잘못에 대한 책임’은 묻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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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겸섭
2018.10.01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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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글루크의 오페라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체’(1762년)를 보면, 새와 맹수조차 감동을 시킬 만큼 탁월한 리라연주와 노래의 사람이었던 오르페우스의 아내 에우리디체가 그를 연모하던 목동 ‘아리스타이오스’라는 청년으로부터 도망을 치다 뱀에 물려 죽게 됩니다. 죽은 아내를 다시 지상으로 데려오기 위해 명계(冥界)로 찾아간 오르페우스, 결국 하계(下界)로부터 ‘지상에 다다르기 전에 결코 뒤를 돌아보지 말라’는 단 하나의 조건 아래 아내를 지상으로 데려가도 좋다는 허락을 받습니다. 그러나 지상으로 가던 중 영혼만 있는 에우리디체의 발소리가 들리지 않자 불안했던 오르페우스는 ‘뒤’를 돌아봅니다. 그 순간 에우리디체는 다시 지하세계로 사라집니다. 비록 문학적 허구를 원작으로 창작한 오페라지만 ‘뒤를 돌아보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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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겸섭
2018.07.01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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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 있으면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고, 인터넷이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참 ‘이상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 결과 ‘사색(思索)’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검색(檢索)’이 입주한 메마른 시대를 살게 되었습니다. ‘신중함’보다는 ‘신속함’이 갈채를 받고, 책속의 활자보다는 스크린 영상이 환호를 받는 시대입니다. 이런 현실을 바라볼 때마다 가슴이 마냥 무겁습니다. 문명이 주는 유익과 편리함을 차갑게 거절하자는 이야기를 말하려 함이 아닙니다. 다만 그 편리함을 추구하고 그것에 익숙해지면서 혹시 이 시대가 잃어버린 것은 없는지 생각해보자는 것입니다. 사실 이 시대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정제되지 않은 ‘가짜 뉴스’와 일방적 정보들이 일점일획도 오류가 없는 ‘절대 진리’로 대접받습니다. 그 무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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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겸섭
2018.05.01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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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후 2세기의 고대 로마 문헌을 보면, 제국 로마는 집정관에 등극한 권력자에게 ‘개미들의 입맞춤을 기억하라’고 요구하는 문구가 발견됩니다. ‘개미들의 입맞춤’이라는 생소한 정치언어의 발원은 다음과 같습니다. 개미들이 맞은편에서 다가오는 다른 개미무리들을 만납니다. 개미들은 잠시 그들만의 방법으로 의사를 교환한 후 서로 입맞춤을 합니다. 이 행위를 유심히 살펴보던 고대 로마인들은 이것을 개미들 사이의 ‘반가운 인사’로 해석하고 이후 만나면 존경의 표현으로 서로 입을 맞추는 행위인 ‘바치오 디비나’(Bacio Divina)를 하게 됩니다. 그러나 사실 로마인들은 ‘개미들의 입맞춤’에 대해 잘못 알았습니다. 그것은 먹이를 충분히 먹은 개미가 굶주린 다른 개미를 살리려고 입에 담고 있는 양식을 나눠주는 행위였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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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겸섭
2018.04.01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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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1년 프랑스 파리를 방문했던 리스트가 우연히 피아노 위에 있는 낯선 악보를 발견하고 자기방식대로 연주를 합니다. 그때 한 남자가 다가와 “당신은 내가 작곡한 의도와 전혀 다르게 연주하고 있소. 그렇게 연주하면 나의 피아노곡은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게 됩니다”라고 정색하며 말합니다. 이 사람은 쇼팽이었습니다. 자존심에 상처받은 리스트는 쇼팽에게 연주를 해보라고 요구했고 쇼팽이 연주를 시작하자 표현 못 할 묘한 음색에 깊은 감동을 받습니다. 쇼팽에게 정중히 사과한 리스트는 이후 쇼팽에게 한 집에 거하면서 서로 음악적 교류를 갖자고 제안합니다. 이후 두 사람은 서로에게 소중한 음악적 벗이 됩니다. 그러나 현란한 기교와 화려한 음색을 선호하던 당시 음악계에서 쇼팽은 리스트와 달리 주목을 받지 못합니다. 쇼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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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겸섭
2018.03.01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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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메로스의 대서사시 를 보면 트로이 전쟁의 발단은 트로이 왕자 파리스가 그리스 왕 메넬라오스의 아내 헬레네를 유혹하여 트로이로 데리고 간 것에 있습니다. 분노한 메넬라오스는 미케네의 왕이었던 아가멤논을 찾아가 도움을 청했고, 아가멤논은 그리스 연합군을 소집해 트로이 정벌을 준비합니다. 당시 그리스연맹체는 한 국가가 전쟁의 어려움을 당할 때 군사동맹에 의해서 의무적으로 참전을 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아가멤논이 그리스연맹에 소집령을 내렸을 때 이타케 왕이었던 오디세우스는 1년 전에 결혼한 페넬로페와 갓 낳은 아들 텔레마코스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이 행복을 좀 더 누리고 싶었던 오디세우스는 그 소집령에 임하지 않습니다. 트로이와의 전쟁에서 이기려면 탁월한 지략가 오디세우스가 절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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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겸섭
2018.02.01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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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제자가 스승에게 “세상의 흐트러진 삶을 올곧게 정돈하려면 무엇이 필요합니까?”라고 묻자 그 스승은 짧은 어조로 ‘정명’(正名)이라는 답을 주었다. ‘정명’이란 ‘이름을 바르게 하라’는 뜻이다. 다시 말해 ‘이름을 이름답게’ 바로 세워야 세상과 삶이 가지런히 정돈된다는 의미이다. 그렇다. 사람은 누구나 살면서 사회로부터 ‘이름’을 부여받는다. 그리고 ‘그 이름에 맞게 살도록’ 은연중 강요받고 산다. 즉, ‘이름대로 살라는 것’이다. 그것이 ‘정명(正名)의 삶’이다. 세상이 이렇게 혼돈과 혼란으로 채워진 것은 ‘이름대로’ 사는 사람보다 그렇지 않는 사람이 다수(多數)를 차지해서일 것이다. 어른이 ‘어른이란 이름대로’ 살았으면 우리 아이들이 좀 더 세상을 희망찬 밝은 눈으로 볼 수 있었을 것이며, 부모가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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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겸섭
2018.01.01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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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아버린 지붕을 바라보던 한 사람이 연거푸 한숨을 쉰다. 곧 닥칠 겨울 추위와 그에 따른 폭설이 염려되어 지붕을 다시 수리하기로 결심한 그 사람, 곧 사다리를 놓고 올라가 지붕 한 모서리를 걷는 순간 기겁한다. 꼬리에 못이 박힌 채 움직이지 못 하는 작은 도마뱀 한 마리가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꼬리에 못이 박혀 먹이를 구할 수 없는 이 작은 도마뱀이 어떻게 살아있을 수 있었을까?’ 까닭을 알기 위해 몸을 감춘 채 지켜보았다. 얼마 후 부스럭거리는 소리와 함께 또 다른 도마뱀 한 마리가 작은 도마뱀 곁으로 다가온다. 그리고는 자신이 물어온 먹이를 꼬리가 못 박힌 도마뱀 앞에 놓고 급히 나가는 것이 아닌가? 순간 모든 의문이 풀렸다. 꼬리에 못 박힌 작은 도마뱀의 그간의 생존, 그것은 전적으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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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겸섭
2017.12.01 16:15